Anish Kapoor, Yoshitomo Nara, Katherine Bernhardt, Philip Colbert, Brian Calvin, Snarkitecture
예술작품에서 ‘규모’는 관객의 미적 경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거대한 작품은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숭고하고 무한한 세계로 관객을 이끌기도 하고, 대상이 작을 때는 느낄 수 없었던 이질적인 감각을 일깨우기도 한다.
더페이지갤러리는 아니쉬 카푸어, 나라 요시토모, 서도호, 니콜라스 파티 등 국내외 작가들의 대형 조각 및 회화 작품으로 구성된 그룹전 <BIG, BIG, BIG>을 선보인다. 사람, 동물, 자연, 그리고 무의식의 추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주제를 담고 있는 각각의 작품들은 압도적 크기와 다채로운 색채로 전시장을 채운다.
전시장에 들어서며 마주하는 아니쉬 카푸어의 커다란 구는 특유의 오묘한 색과 함께 마치 벽에 떠있는 것 같은 초현실적인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이를 마주보는 카푸어의 거대한 핏빛 회화 역시 공간을 압도한다. 전시 공간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서도호의 <Cause and Effect>는 무등을 타고 이어진 인간 군상으로 만든 샹들리에 형태의 설치작업으로, 끈끈한 유대와 공동체적 운명을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한편, 캐서린 버나트, 브라이언 캘빈, 최비오, 필립 콜버트 등 떠오르는 작가들의 작품도 함께 소개된다. ‘팝’, 혹은 ‘네오 팝’이라는 장르로 느슨하게 묶이는 이 작가들은 최근 몇 년간 미술 시장 및 비엔날레, 전시에서 개성적인 화풍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니엘 아샴과 알렉스 무스토넨이 함께 이끄는 뉴욕 기반 공동 프로젝트 ‘스나키텍처(Snarkitecture)’의 가구, 예술품, 장식품의 구분을 무너뜨리는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화려하고 밝은 색감과 형태의 회화, 조각은 관객에게 친숙한 얼굴로 다가가나, 예술과 일상, 사회의 경계에서 날선 시선을 유지하고 있다.
<BIG, BIG, BIG> 전시는 더페이지갤러리 EAST관에서 열리며, WEST관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정명택 작가의 아트퍼니처 신작전 <무위재고>도 함께 관람 가능하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여 각각의 전시는 네이버 예약을 통한 사전 예약제로만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