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고재갤러리에서는 8월 16일부터 9월 24일까지 송창(b.1952, 장성) 개인전 ‘꽃그늘’을 개최한다. 꽃그늘은 꽃과 그늘이 아니라 그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밝고 어두운 것이 함께 존재함을 의미한다. 송창은 1980년대 초반부터 임술년 동인으로 활동하며 민중미술의 중심에서 사회의 어둡고 부조리한 부분을 포착하여 작품 속에 담는 활동을 펼쳐왔다. 회화를 전공했지만 사진, 판화, 설치 등 다양한 매체 사용을 통해 강력한 시각적 표현을 이루어 내며 진지한 메시지를 전해왔다. 일견 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침울하고 날카로운 듯이 보이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좋은 사회에 대한 희망을 담고 있다. 작가는 희망이 등대가 되어 현실의 행위를 평화와 안정의 세계로 인도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그것은 우리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번 전시는 학고재 전관에서 이루어지는 대형 전시다. ‘분단을 그리는 작가’로 알려진 작가가 삼십여 년간 분단의 풍경을 작품화한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동시에, ‘분단’이라는 주제를 다루기 이전에 군사 정부 아래 급속하게 이루어진 도시화를 기록한 작품도 볼 수는 기회다. 본관은 꽃을 사용한 2010년 이후의 신작을 위주로 작품을 선보인다. 꽃 작업은 연천 유엔(UN)군 화장장 시설 에 조화가 흩뿌려진 모습을 우연히 목격한 뒤 시작한 것이다. 죽음의 구조로 끝날 수밖에 없는 전쟁을 비판하며 사라지고 잊혀진 사람들에게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 신관은 분단을 다룬 2010년 이전의 대표작을 전시하는 동시에 ‘매립지’ 시리즈 등 초기 작품을 전시한다. ‘매립지’ 시리즈 중 가장 잘 알려진 (1984)도 볼 수 있다.
1982년 민중미술 단체 ‘임술년’을 박흥순, 이명복, 이종구, 전준엽, 천광호, 황재형 등과 창립하며 활발한 활동을 시작했다. 1986년 그림마당 민에서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서울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도쿄도미술관 등 국내외 다수 기관에서 전시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호암미술관 등 유수의 기관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