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고재가 올해로 개관 30주년을 맞았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학고재청담’ 이라는 이름으로 전시 공간을 하나 더 마련했다. 국내외 젊은 작가들을 위한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개관전으로 2018년 11월 23일(금)부터 2019년 1월 20일(일)까지 피오나 래(Fiona Rae, b.1963, 홍콩 출생) 개인전 《피오나 래》를 연다. 이번 전시는 1988년 《프리즈(Freeze)》 전을 통해 ‘영 브리티시 아티스트(Young British Artist)’중 한 사람으로 데뷔하며 이름을 알렸던 작가 피오나 래를 국내 최초로 소개하는 자리다. 학고재청담은 이번 전시를 위해 작가의 지난 5년간의 작품을 엄선해 전시함으로써 회화의 경계를 확장한 것으로 평가받아온 피오나 래의 최근 작품과 국내 관람객이 만나는 계기를 마련한다.
개관전 《피오나 래》는 30여 년간 회화 작업을 해 온 작가의 뛰어난 색채감각과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원숙한 붓터치를 가장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전시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은 흑백으로 그려진 작품부터 연보라색 안개 위로 부드러운 덩굴줄기가 뻗어 나오는 듯한 파스텔톤 채색 작품까지 다양하다. 이번 전시 작품은 모두 작가가 2014년부터 올해까지 작업한 최근작으로, 마치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스크린처럼 캔버스 스스로 빛을 뿜어내는 듯한 느낌이 특징이다. 래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이 연구해온 독자적인 표현방식으로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 닦아왔다. 작가는 그동안 반짝이나 스텐실, 스프레이 페인트, 만화 속 캐릭터, 꽃과 별 문양 등 그동안 ‘훌륭한’ 회화로서는 의심스럽게 여겨졌던 요소들을 캔버스 위로 대담하게 옮겨오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2014년부터는 캔버스에서 뚜렷한 형상을 배제하고 형상이 뚜렷하지 않은 추상 회화 작업을 해 오고 있다. 현재 피오나 래는 ‘유동적이고 유려한(fluid and fluent)’ 회화를 목표로, 밝은 색 배경에 흰색과 다른 색을 섞어 마치 빛이 뿜어 나오는 듯한 작업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