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엠(Gallery EM)은 채지민의 개인전을 7월 13일부터 8월 12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그가 갤러리 엠에서 2년만에 갖는 개인전으로, 한 화면에 존재하지만 공존하지 못한 채로 흩어져 있는 각각의 장면들을 담은 신작 10여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작가는 동시대 회화작업에서 등한시되는 일점소실점에 기초한 원근법을 예술적 도구로 사용하여 회화의 한계를 드러내는 동시에 구상적 이미지들의 무작위적인 배치를 통해 회화의 가능성에 대해 탐구한다.
원근법은 2차원에 3차원을 표현하기 위한 회화기법으로서, 평면 위에서의 공간감을 재현하는 데 미술사적으로 오랜 전통을 갖고 있다. 그러나 데이비드 호크니(1937-)가 언급하듯 일점소실점은 고정된 시점만을 제공함으로서 회화의 한계를 드러낸다. 채지민은 이러한 원근법의 한계를 오히려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회화적 공간의 가능성을 개진하고, 회화 평면과 이미지 자체에의 근본적인 물음에 천착한다.
채지민은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한 대상들을 일점소실점에 기반한 화면 위에 무작위로 구성하는데, 이 때 개별적인 이미지들의 부조화에서 독특한 공간감이 발생한다. 작가가 채택한 대상들은 에서 볼 수 있듯 하늘, 벽 혹은 구조물, 사람, 자연물의 이미지 위주이다. 이들 각각은 회화의 평면성과 공간감을 탐구하기 위한 예술적 장치들이다. ‘하늘’은 무한한 공간성을 상징하는 대상으로 평면성과 공간성이라는 속성을 한 화면 안에 동시에 담기 위해 작가가 설정한 매개체이고, ‘벽, 인공 구조물’, ‘자연물’ 등은 원근법에 기초하여 사실적으로 그려져 공간감을 생성해내는 것들이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등장하는 ‘사람’ 이미지들은 화면 속 다른 이미지들과 긴장감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작가는 이들 세 가지 요소들을 통해 작품을 구성하는 평면 그리고 이미지들이 일종의 대립을 통해서 화면을 이루고 있는 회화의 세계를 구축해 내고자 한다. 어떤 사건이 일어날 것 같은 긴장감이 흐르는 정적인 화면에서 작가는 특정한 내러티브를 만들기보다 그 자리에서 고유하게 존재하는 회화의 공간을 선보인다.
채지민(b. 1983)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런던 첼시 칼리지 오브 아트 앤 디자인에서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작가는 ‘ART 14 LONDON’(2014: 런던), 갤러리 엠(2017,2015: 서울) 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2009년부터 현재까지 광주문화예술회관(2017: 광주), 그리핀 갤러리(2016: 런던), 아트 모라(2015: 뉴욕), 컨스 프로젝트(2014: 런던), 스쾃 스페이스(2014: 런던), 금산갤러리(2012: 서울), 갤러리 엠(2011: 서울), KIC 아트센터(2011: 상하이), X-파워 갤러리(2011: 타이페이), 이형아트센터(2009: 서울)를 포함한 국내외 총 17회의 그룹전에 소개된 바 있다. 또한, 그의 작품은 국내 유수 기업 컬렉션 중 하나인 현대 캐피탈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