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엠(Gallery EM)은 10월 19일부터 11월 18일까지 이재이와 댄 레벤슨의 2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경험을 수동적으로 반영하기보다, 의도적이고 창의적인 행위로서 경험에 형태를 부여하는 서사에 대한 개념을 탐구한다. 이는 두 작가의 작업에 모두 사실과 허구 사이를 넘나드는 긴장감을 조성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자체적인 논리와 구조를 갖춘 서사는 내레이터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며 본연의 생명력을 발산한다. 묘사되는 이야기가 독립성을 띠면서 내레이터에게 다시 말을 건다는 이러한 발상이 이번 전시의 주제이며, 이는 전시 제목이 이야기하는 바이기도 하다. 두 작가의 작업은 회상이나 상상 속 과거에 대한 열망을 표현한다. 그 과거는 이상화된 것일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서사는 그 자체로 충실하다.
이재이의 사진 시리즈와 2 채널 영상작품인 는 불확실한 것들과 싸워 이뤄내는 완전함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한 화면에서는 나이 든 무용수가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남긴 젊은 시절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다른 화면에서는 젊은 무용수가 이를 재현해내려는, 사실상 불가능한 시도를 능숙한 동작으로 펼친다. 이재이는 과거를 회상하고 묘사하여 말하는 무용수와, 묵묵히 이를 재연하려는 또다른 무용수를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나이 든 사람과 젊은 사람, 내레이터와 퍼포머, 원본과 재연, 청각과 시각으로 이뤄진 이 두 상반된 순간들을 병치하면서 작가는 두 명의 무용수 사이의 관계 그리고 작가 자신과의 관계를 관람객들이 추론하도록 교묘하게 이끈다. 기억이 1960년대와 70년대 뉴욕의 창조적 에너지에 대한 노스탤지어를 벗어난다 할지라도, 결코 완전하게 재현될 수 없는 과거는 여전히 현재를 떠나지 못한다.
댄 레벤슨의 작업은 가상의 학교, 취리히 미술학교 (State Art Academy, Zurich)의 이야기를 펼친다. 이 학교는 스위스의 상상의 장소에 위치하는 곳으로, 현실에 존재하기에는 너무나 완벽한 모더니스트의 과거 속에 있다. 학생들의 그림 보관용 사물함, 책상, 의자와 말 드로잉들을 포함해 그가 아주 오래된 것처럼 보이는 합판으로 만들어낸 작품들은 폐교된 미술학교 내에서 발견된 유물을 나타낸다. 그의 회화작품들은 골동품처럼 보이며, 오래 전 폐기된 학생들의 습작을 나타낸다. 댄 레벤슨의 작업에서 작가는 픽션의 내레이터이자 픽션을 실현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그의 작업은 결코 존재하지 않았던 기억에 대한 헌신을 표현한다.
이재이(b.1973)는 미국 시카고 미술대학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피커아트갤러리, 콜게이트 대학미술관(뉴욕, 2015), CAAA(기마랑이스, 포르투갈 2014), 두산갤러리(뉴욕, 2013), 스테판스토야노프 갤러리(뉴욕, 2010) 등이 있다. 2인전으로는 갤러리 엠(서울, 2017), 카시아 케이 아트프로젝트(시카고, 2008)가 있다. 주요 그룹전으로는 노턴미술관(플로리다, 2012), 모리미술관(도쿄, 2012), 올브라이트녹스 갤러리(뉴욕, 2011), 퀸스미술관(뉴욕, 2009), 브롱스 미술관(뉴욕, 2005) 등 유수의 미술기관에서 전시를 열었으며, 밀라노 트리엔날레(밀라노, 2016), 고베 비엔날레(고베, 2007)에도 참여한바 있다. 맨하탄 LMCC 레지던시(2012), 연강예술상(2011), 프랭클린퍼나스펀드(2010), 엘리자베스재단 스튜디오(2010-2013), 팔레드도쿄워크샾 프로그램(2009), 스코히건 회화조각학교(2009), KAFA 미술상(2008) 등 다수의 수상경력 및 레지던시 경력이 있다. 작가의 작품은 하이뮤지엄(애틀란타), 올브라이트녹스(뉴욕), 노턴미술관(플로리다), 리움미술관(서울) 등의 주요 기관 및 미국과 유럽, 아시아 각 지역의 주요 개인 소장가들의 컬렉션에 소장되어 있다. 서울에서 태어난 이재이는 현재 뉴욕에 거주하며 국제적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댄 레벤슨(b.1972)은 미국 오하이오 오벌린대학에서 학사, 영국 런던 로열컬리지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개인전으로 수잔 비엘미터(로스앤젤레스, 2017, 2015), 프라즈 들라발라드 인디펜던트(브뤼셀, 2016)가 있으며, 2인전으로는 갤러리 엠(서울, 2017)이 있다. 작가의 주요 그룹전으로는 해머박물관(로스앤젤레스, 2016)을 포함하여 스티브터너(로스앤젤레스, 2017), 와일딩 크랜 갤러리(로스앤젤레스, 2017), 프라즈 들라발라드 갤러리(로스앤젤레스, 2017), LAXART(로스엔젤레스, 2016, 2012), PIASA(파리, 2015), EFA 프로젝트 스페이스(뉴욕, 2011), USF Verftet(베르겐, 2008)등이 있다. 댄 레벤슨은 야도 수상(2014, 2008, 2006, 2004), 맥도웰 수상(2011), 스코히건 회화조각학교(2009), 트라이앵글 아티스트 워크샵(2008), USF아티스트 레지던시(2008), 폴락 크레스너 재단 수상(2007), NYFA국가재단지원(2007), 엘리자베스재단 스튜디오 (2007-2012) 등 다양한 수상 및 레지던시 경력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뉴욕에서 태어난 댄 레벤슨은 현재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작업하며 국제적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