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박현주
2016.02.17
[뉴시스] 박현주
서울 청담동 박여숙 화랑은 '도자 회화'작가 이승희(58)의 'TAO' (道)개인전을 오는 18일부터 개최한다.
도자기 그림같기도 하고, 그림같은 도자기 작품으로, 조선백자를 과거와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영원의 예술'로 박제한 듯 하다.
'반부조'의 독특한 도자작품은 담박한 동양적인 미감에 현대적인 섬세함까지 갖춰 해외에서 인기다.
30여년 넘게 흙을 주물렀던 작가는 2008년 중국의 '도자기 도시'인 징더전(景德鎭)에 간후 변신했다. 2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도자기 도시에 충격을 받고 매료되어 한국에 돌아갈 생각을 멈췄다. 작은 공방을 얻어 온갖 구상과 실험을 거듭했다. 중국에 머물며 진부하고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했던 옛 것들을 마주했다. 미술관과 박물관을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며 도자기의 아름다움에 빠져들었다.
입체를 평면으로 옮기는 작업, 시행착오는 이어졌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4~5cm두께의 흙덩이 판에서 시작해 5mm의 두께를 얻기까지 연속된 실패를 거듭하며, 실험과 체험을 수없이 반복했다. 흙의 종류, 수분량, 불의 온도, 염료의 농도 등을 매일매일 기록했다.
한 작품이 나오기까지 공정은 치밀하고 경건하다. 묽은 흙물을 70여회 발라내고 표면에 안료로 그림을 그린다. 티끌 높이의 결을 조심스럽게 긁어내 미묘한 입체감도 표현해야한다. "감각을 뚫고서 어떤 의미에 다가서야 한다"
끈질긴 인내심이 성공으로 안내했다. 정통 도자 기법으로 3차원의 도자기를 2.5차원의 평면으로 재현해낸 그는 '도자 회화'작가라는 세계유일 타이틀을 쥐고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와 영국 런던 홍콩에 전시를 열며 국제적인 작가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오는 7월에는 프랑스 발로리스 도자비엔날레에 초대됐다.
도자기와 회화가 이종교배된 작품은 '법고창신'의 미학을 뽐낸다. 작품은 삼성미술관 리움, 국립현대미술관, 주식회사 멕켈란, 로드랜드 골프장, 스페이스 몸 등에 소장되어 있다. 전시는 3월 1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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