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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얽히고 설킨 거대한 대나무 숲 인간사회랑 비슷하죠"

2018.06.20

[뉴스1] 여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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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미술관 마당에 설치중인 마종일 작가의 작품© News1

미술관 마당에 대나무 숲 설치한 마종일 작가
서울대미술관 기획전 '진동:한국과 미국사이'

얽히고 설키고, 휘어지고 서로 기댄 대나무 숲이 세계적인 건축가 렘 콜하스가 설계한 미술관 앞 마당에 들어섰다.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마종일 작가의 대형 설치작품 '월요일 아침에 들를 수 있는지 알려 주시겠습니까'(Please Let Me Know If You Can Come to Visit Me Monday Morning)이다.

노랑, 연두, 파랑, 빨강 등 2000개가 넘는 색색의 대나무 줄기들이 씨실과 날실 엮이듯이 공간을 채운 모습은 마치 놀이동산의 롤러코스터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거대한 까치집처럼 보이기도 한다.

18일 서울대미술관에서 만난 마 작가는 전시 오픈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었다. 6월의 불볕 더위 속에서 2주 넘게 대나무들을 세우고 묶는 작업을 했다고 한다.

마 작가는 한국에서 대기업, 언론사 등을 다니다 늦은 나이에 미술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이미 많은 예술가들이 다양한 소재로 실험적인 작품들은 쏟아내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재료로 어떤 작업을 해야할지 고민이 깊었다고 한다.

그는 대나무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대나무는 쪼개놓으면 힘이 없지만 휘면 에너지와 텐션이 생겨 제가 생각한 것을 표현하기 용이한 재료"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건물들이나 유기적인 구조물하고 인간사회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에너지들이 충돌하고 화합하기도 하고 하면서 전체적인 구조가 유지되는 면에서 유사하다. 그런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종일 작가가 서울대미술관 앞에 설치 중인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News1

이번 설치작업은 렘 콜하스가 설계한 서울대미술관과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고려해 진행됐다. 그는 "서울대미술관은 내부 구조가 밖에서 살짝 보이도록 설계가 됐는데 내 작품이 독립적으로 서있기보다는 미술관 건물과 대화를 하려는 제스처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마 작가는 서울대미술관이 서울대 미술대학과 미네소타 미술대학의 국제 교류전이 열린지 60년이 되는 해를 기념해 기획한 '진동:한국과 미국사이' 전에서 이번 작품을 선보인다.

1957년과 1958년 진행된 두 대학 간 교류전은 대한민국 최초의 공식 국가 간 현대미술교류전이며 한국 미술계에 추상미술이 본격적으로 소개되는 계기가 됐다.

서울대미술관은 이번 전시에서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미국으로 건너가 활동한 작가들 중 미국 문화의 영향에 대응 또는 반응하며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한 작가 8명의 작품 65점을 소개한다.

얼마 전 작고한 전성우 간송미술문화재단 이사장의 석판화와 '만다라' 시리즈, 비운의 추상화가 최욱경의 강렬한 작품들도 전시 중이다. 자신만의 독자적 조형세계를 구축한 임충섭과 '시퀸 작가' 노상균, 강영민, 김진아, 한경우 등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9월16일까지.


h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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