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외부링크용로고

PeopleNOT JUST FLOWERS

2016.09.21

[로피시엘 옴므] 이응경

  • 페이스북
  • 구글플러스
  • Pinterest

최근 다양한 창조적 분야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이들을 접촉했고, 그들과의 대화를 기록했다. 그들이 다다른 경지, 그들이 깨달은 철학은 우리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더 높고 깊다. 또한 우리에게 축복 같은 영감을 선사한다.

플로리스트 아즈마 마코토는 소나무 분재와 꽃을 성층권으로 날려보낸 <이그조바이오태니카> 등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실험적인 작업을 한다.

L’officiel Hommes(이하 LH) 스스로를 한 문장으로 표현 한다면?
Azuma Makoto(이하 AM) 꽃집이다.

LH 많은 사람이 당신의 작업을 ‘식물 조각(Botanical Sculpture)’이라고 말한다. 무슨 의미인가?
AM 나 자신이 명확히 정의하지는 않았지만, 식물 조각이라는 말 그대로 식물의 아름다움이나 가능성을 지금껏 본 적 없는 각도에서 표현했다는 뜻 아닐까.

LH 단순히 꽃이 좋아 플로리스트가 되었는가? 플로리스트가 된 계기가 궁금하다.
AM 원래는 뮤지션으로 활동하기 위해 도쿄에 왔다. 음악만으로 먹고살 수 없어 아르바이트를 찾다가 우연히 꽃집에서 일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마치 꽃이 음악 연주 후 사라져버리는 관객과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꽃이 피고 지는 순간의 아름다움에 점차 매료되어갔다. 꽃이 지닌 생명의 강인함과 아름다움을 매일 가까이에서 느끼다 보니 꽃의 세계에 빠져들어버렸다.

플로리스트 아즈마 마코토는 2015년 필리핀 네그로스 섬에서 <인 불룸>의 두 번째 시리즈 <다가트 & 불라클라>를 완성했다.

LH 작품 <이그조바이오태니카(Exobiotanica)>에서는 50년 된 소나무 분재를 3만m 떨어진 성층권으로 날려 보낸 뒤 그 분재가 유유히 우주에 떠다니는 모습을 고프로로 기록했다. 이 작품을 기획한 계기는 무엇인가?
AM <이그조바이오태니카>는 일반적으로 자연계에서 존재할 수 없는 환경에 식물을 꽂아보는 프로젝트였다. 식물과 식물을 둘러싼 환경이 어떤 아름다움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려 했다. 인간의 상상력이 낳은 최고로 경이로운 창작물이라고 감히 말하겠다. 소재는 꽃, 창작자는 아즈마 마코토.

LH 플로리스트로서 어떤 철학과 인생관, 예술관을 가지고 있는가?
AM 나는 꽃을 다루는 사람이다. 항상 꽃에 둘러싸여 있다. 날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꽃과 식물에서 아주 사소한 표정의 변화를 느끼며 그 다양한 표정을 아름다움으로 변환하는 작업을 한다. 매일 바라보지 않으면 그 섬세한 변화 속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놓치게 되고, 나 스스로 의도하지 않으면 꽃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 내가 다가가면 식물은 다양한 표정과 소리를 전해준다. 그것이 식물의 매력이다. 그런 점에서 자연과 사람의 거리는 가까울수록 좋다는 것을 깨닫는다. 나의 작품을 통해 많은 사람이 이전보다 식물의 존재 가치를 귀하게 인식했으면 좋겠다.

2016년 봄/여름 컬렉션 주제를 ‘플라워 랜드’로 정한 펜디의 제안으로 아즈마 마코토는 모피가 피어나는 나무를 완성했다.

LH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프랑스에서 ‘아즈마 마코토 전시회’를 열었다. 어떤 내용이었는가?
AM 프랑스의 아트 도시 릴(Lille)에서 열었다. 5000장 이상의 진공 팩에 각각 꽃을 꽂은 후 천장에 매달아 꽃 기둥을 표현한 <플라워 필러(Flower Pillar)>, 꿈속에 나왔던 나뭇잎 사람을 형상화한 <리프 맨(Leaf Man)>을 담은 사진 작품, 콘크리트 기둥에 아마릴리스 구근을 넣어표현한 <콘크리트 벌브(Concrete Bulb)> 등을 전시했다.

2016년 작품 <아이스드 플라워>.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듯한 표정의 꽃과 마주하는 순간이나 보기 드문 종류의 꽃을 발견하면 이 순간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가 솟구친다. 어떻게 하면 꽃의 매력과 신비로움을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그렇게 꽃이나 식물로부터 강렬한 감성 자극을 받는 순간 새로운 작업이 시작된다.”

LH 2015년 필리핀 네그로스 섬에서 <인 블룸>의 두 번째 시리즈 <다가트 & 불라클라(Dagat & Bulakla)>를 진행했다. 이렇게 해외 작업에 사용하는 꽃과 식물은 어디에서 구하는가? 셰프가 로컬 식재료를 이용하듯 당신도 로컬 식물을 이용하는가?
AM 검역 문제로 해외로 식물을 가져갈 수 없기 때문에 일본 이외의 지역에서 작품을 만들 때는 일반적으로 현지의 꽃 시장에서 식물이나 꽃을 조달한다. 현지의 식물을 사용하면 지역 특유의 작품으로 완성되기 때문에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플로리스트 아즈마 마코토는 2015년 필리핀 네그로스 섬에서 <인 불룸>의 두 번째 시리즈 <다가트 & 불라클라>를 완성했다.

아즈마 마코토는 전시회 ‘아즈마 마코토 익스포지션’에서 5000장 이상의 꽂을 천장에 매달아 꽃 기둥을 표현한 작품을 선보였다.

LH 다음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또는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AM <인 블룸>의 세 번째 프로젝트로 심해에 식물을 꽂는 프로젝트를 내년에 진행할 예정이다. 영국 큐 가든에서 전시회도 열 계획이다. 이미 전 세계의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벌일 계획을 하고 있다. 나의 홈페이지(www.azumamakoto.com)나 인스타그램(www.instagram.com/azumamakoto)에 자세한 내용이 담겨 있다.

LH 마지막으로 당신은 아티스트인가, 플로리스트인가?
AM 플로리스트이자 아티스트다.

Editor LEE EUNG KYUNG
Photographed AZUMA MAKOTO

최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