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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빛을 그림으로 그릴수 있을까'…50년째 빛에 빠진 방혜자 화백

2016.09.27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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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부터 현대화랑서 '성좌' 개인전

“나는 15년간 연구한 것을 너는 금방 터득하는구나.”

문학을 너무 좋아해서 불문과를 가고 싶었던 여고생에게 이 한 마디는 인생의 행로를 갈랐다. "내가 그림을 좀 그릴줄 아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기시작할때, 미술선생(김창억)이 그림그리기를 권유했다.

그렇게 문학에서 그림으로 진로를 바꾼 여고생은 서울대 미대에 입학했고, 1961년 파리로 유학가 50여년 넘게 작업 활동하며 '빛의 화가'가 됐다.

"어린시절 '사람이 빛을 그림으로 그릴 수 있을까'라는 작은 의문에서 시작했는데 어느새 여든이 되었네요."

조그맣고 갸날픈 모습, 여전히 소녀같은 모습을 간직한 방혜자 화백(80)이다.

방화백이 표현하는 빛의 세계는 가시적으로는 현상의 빛을 드러내고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명상과 구도의 자세를 통한 작가 내면의 빛을 표현한다. 절제되고 은은한 색채로 표현된 빛과 우주적인 이미지는 보는 이의 마음 속에 어떤 울림을 준다.

개울가의 물위에서 햇빛이 반짝이는 모습에 경탄한 것이 작품에 씨앗이 되었다. 그 빛에 대한 느낌을 5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천착해온 작가는 끊임없이 일관된 작품세계를 선보이며 자기 자신의 내면의 빛을 화폭으로 옮기는 데 전념해왔다.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한지와 부직포, 흙과 광물성 천연 안료 및 식물성 염료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여 빛과 생명, 우주를 노래하며 ‘빛의 화가’로 명성을 잇고 있다.

"빛은 생명의 원천으로 빛이 없으면 생명도 우주도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빛에 대한 깨우침을 통해서 어느 날 좀 더 아름다운 예술이 펼쳐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지금껏 작업하고 있어요."

방 화백의 50여년 빛에 대한 탐구를 한자리에서 만나볼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 사간동 현대화랑은 오는 29일부터 한·불 상호교류의 해 기념특별전으로 방혜자 화백의 대규모 개인전 '성좌'를 펼친다.

이번 전시에는 2016년 신작을 비롯하여 2013년부터 근작까지 마음의 빛, 빛의 탄생, 빛의 춤, 빛의 입자 등 빛의 다양한 모습과 움직임을 형상화하여 회화 작품과 설치 작품을 40여점을 선보인다.

빛에 대한 탐구와 고찰은 단순 회화에 그치치 않는 다양한 형태의 설치로 끝없이 진화하고 있다. 다양한 재료들의 실험을 거쳐 닥지와 부직포에 빛을 담아내는게 특징이다.

"처음 닥지에 작업하게 된 것은 68년이었어요. 그때 잠깐 한국에 들어왔는데 신세계백화점 2층인가 공예품 코너에 가게 된 적이 있었는데, 그 곳에서 이 닥지란 것을 보게 되고 그 종이가 가진 매력에 푹 빠졌다. 그래서 그때부터 수소문하여 영담스님께서 만드신 닥지를 재료로 작업하기 시작했지요."

그 후에 부직포(펠트)는 91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앞 뒤로 채색하여 앞에서 스며들고 뒤에서 우러나오는 효과로 빛의 느낌을 표현하기 좋았어요. 닥지와 부직포는 나의 빛을 표현하는 것에 가장 적합한 재료입니다."

팔순의 화백은 "작업은 나에게 매일 매일이 새로운 시작"이라며 "창작 활동은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마음을 비울 때 좋은 작품이 나온다" 전했다. "나는 느리게 가는 사람이라, 천천히 그리고 여유를 가지고 늦게늦게 작업하는 스타일이에요. 건강이 안좋아지더라도 한 시라도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오히려 몸이 더 아픈 것 같아요.""

"앞으로도 빛에 더 매진하겠다"는 방 화백은 "우리 세포 하나하나가 빛으로 환원되어 빛나는 세계, 사랑과 평화의 세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술은 평화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말을 어떤 분이 하셨었는데, 그 말을 잊지 않고 있어요. 내 작업에서의 빛은 지상의 빛, 천상의 빛, 마음의 빛, 눈으로 볼 수 있는 빛, 영혼의 빛 이 모두를 포함하는 넓은 의미에서의 빛 입니다. 제 작품을 통해 밝고 맑고 향기로운 빛을 세상에 들려드리고 싶어요." 전시는 10월 2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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