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외부링크용로고

People'앞바퀴'만 있는 자전거…'꽉막힌 현실'안규철 개인전

2017.02.21

[머니투데이] 박다해

  • 페이스북
  • 구글플러스
  • Pinterest

안규철 작가가 21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작품 '당신말을 위한 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다해 기자

"(작품을 보면) 사물이 어딘가 어긋나 있고 빗나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이해나 기대를 벗어나지요. (관람객에게) 당신의 궤도는 어떤 지점에 있는지 묻고 궤도 바깥쪽에서 생각해보는 걸 제안하고 싶습니다."

일상의 사물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을 해 온 작가 안규철이 2년 만에 개인전 '당신만을 위한 말'을 연다. 21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이어진다.

안규철은 구체적인 사물의 기능과 성격을 전복시키고 다른 맥락 속에 옮겨놓는다. '낯설게 하기' 작업을 통해 우리가 흔히 지나치는 일상의 이면을 환기한다. 그의 실험은 사회와 맞닿아있기도 하다. 동시대의 삶, 세계의 부조리와 모순을 조명하고 새로운 관점을 제안하는 것이다.

이번 작업은 그의 초기 오브제 작업의 연장선상에 있다. 안 작가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그동안) 성공했다고 생각했던 한국사회가 '잘못 배달된 선물'처럼 느껴졌다. 다시 반납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라며 "(이번 작업은)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생각과 맞물렸다"고 했다.

그의 이번 전시 작품은 어딘가 뒤틀려있다. 소리를 내지 못하는 과묵한 종, 상자 속에 있어 나아갈 수 없는 바퀴, 사나운 맹수를 꿈꾸는 양처럼 역설적인 의미를 담았다.

전시제목이 된 작품 '당신만을 위한 말'은 진회색의 펠트로 만들어진 부조 형식의 작업이다. 마치 블랙홀과 같이 모든 소리를 흡수한다. 작가는 관객에게 이 작품 앞에서 다른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만을 위한 말을 생각해볼 것을 제안한다.

안 작가는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커다란 귀를 상상했다"며 "바깥의 소음과 잡음 속에서 정작 해야할 말이 잘 들리지 않게 된 세계에 대한 역설적인 은유"라고 설명했다.

의자다리를 노로 표현한 작품 '노/의자' /사진=박다해 기자

'노/의자'는 다리가 배를 젓는 노로 변형된 모습의 의자다. 한곳에 머무는 기능의 의자가 노를 저어 멀리 떠나기를 꿈꾸는 의인화된 상상을 보여준다.

'두 대의 자전거'는 자전거를 각각 반으로 갈라 앞바퀴는 앞바퀴끼리, 뒷바퀴는 뒷바퀴끼리 연결, 재구성한 작업이다. 어디로 갈 수도 없고 제자리에 머물 수도 없는 상태다. 안 작가는 "자전거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이 자전거 두 대는 오도가도 못하게 됐다"며 "우리가 실제로 처한 상황과 같다. 머물고 싶다가도 머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마음을 표현했다"고 전했다.

자전거를 절단, 용접해 오도가도 못하게 된 모습을 표현한 작품 '두 개의 자전거'/사진제공=국제갤러리

최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