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외부링크용로고

People최은주 관장 "미술전시 돈으로 하는 것 아냐…문제는 기획력"

2017.02.23

[뉴스1] 김아미

  • 페이스북
  • 구글플러스
  • Pinterest

최은주 경기도미술관 관장 (경기도미술관 제공) © News1

"미술 전시는 돈으로 하는 게 아닙니다. 문제는 기획(아이디어)이죠. 미술관 새 수익모델로 시작한 공공미술 컨설팅으로 지난해 1억원 정도의 수익을 창출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도민들의 만족도가 높았던 게 가장 큰 성과입니다."

최은주 경기도미술관 관장이 22일 올해 전시 계획을 설명하기 위해 서울 광화문 한 식당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재정, 인프라 등 부족한 게 많지만, 전시 기획력이나 개념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미술관의 위상은 달라질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출신인 최 관장은 2015년 경기도미술관에 부임해 오는 4월 임기 2년 만료를 앞두고 있다. 미술계에서는 그가 전시 기획과 예술행정 능력을 두루 인정받아 연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 관장은 올해 첫 전시로 지난 16일 개막한 '소장품, 미술관의 얼굴'전에 대해 "6년만에 개최되는 경기도미술관 소장품전"이라며 "재정 문제 때문에 미술관이 한동안 작품 수집을 못했는데, 지난해부터 경기도의 지원 등으로 작품 구입이 가능해졌다"고 전시 배경을 설명했다. 이 전시에서는 2014~2016년 경기도미술관이 수집한 작가 35명의 작품 총 40점을 선보인다.

2006년 문을 연 경기도미술관의 평균 연간 예산은 약 27억원 선이다. 이 중 인건비 10억원과 관리비 10억원을 제외한 전시 예산은 2~3억원 선, 소장품 관련 예산은 약 1억원 선이다.

최 관장은 "미술관에 부임해 수장고에 들어가보니 미술시장이 한참 좋을 때 수집한 것들이라 작품들이 하나같이 '짱짱'했다"며 "이 불씨만 잘 살리면 경기도미술관이 1300만 경기도민들을 위한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술품 수집 업무가 완전히 정상화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전시를 통해 미술관의 주 활동 중 하나인 수집 업무를 정상으로 돌리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며 "현재 미술관 소장품이 530여 점인데, 앞으로 5년 내에 1000점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관장은 지난해 4~6월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세월호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위로한 추모전 '사월의 동행'을 개최했던 것을 임기 내 가장 의미 있었던 전시 중 하나로 꼽았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에 위치한 경기도미술관은 단원고등학교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미술관 앞에는 세월호 분향소가 설치돼 있다. 참사 이후 무거워진 분위기 속에서 미술관 관람객 역시 2013년 20만명에서 2014년11만명으로 반토막이 나기도 했다.

그는 "세월호 전시를 할 때 아슬아슬했다. '찍히면 어쩌려고 그러느냐'는 말을 들으며 힘들게 연 전시였지만, 그 전시를 통해 경기도미술관이 미술관의 역할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었다"며 "미술관을 둘러싼 열악한 환경 자체가 미술관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 관장은 또 미술관의 공공미술 프로젝트 성과에 대해서도 자부심을 내비쳤다. 경기도미술관은 2011~2012년 반월시화공단, 부천 테크노파크 등에서 펼쳤던 '예술이 흐르는 공단' 프로젝트에 이어, 화성시 궁평항과 전곡항, 평택시 송탄특구, 동두천시 보산역 외국인특구, 아산시 은행나무길 등 경기도 일대 공단 지역이나 버려진 건물들을 활용해 지역 재생을 위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확장해가고 있다.

그는 "경기도미술관의 정체성을 보여주기 위해 공공미술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했다"며 "무엇보다도 지역 상인들이 '장사할 맛 난다'며 칭찬을 많이 해줘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초창기 몇 천만원으로 시작했던 프로젝트들이 지난해에는 수십억원대로, 내년에는 수백억원대 단위로 사업 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미술관은 단위당 사업비의 7% 정도만 기획·컨설팅 비용으로 받고 있지만, 그렇게 수익 모델을 창출하며 매섭게 살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기도미술관은 '소장품, 미술관의 얼굴'전을 비롯해 올해 7개의 기획전을 마련했다. 현대사회에서 변화하는 가족의 양태를 탐색하는 한·중 작가 그룹전 '뉴 패밀리즘'(4월), 경기도를 중심으로 발전했던 도자, 가구, 금속, 섬유공예들을 보여주는 '장인의 예술'전(7월), 독일 '쿠어하우스 클레베 미술관'(Museum Kurhaus Kleve)과 교류한 한·독 작가 그룹전 '아이러니&아이디얼리즘'(9월), 경기도 유망 중견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전시 '생생화화'(12월), 미술의 기본 조형 요소인 '형태'를 주제로 한 소장품 전시 '꿈틀 : 리뉴얼'(9월), 그리고 경기도미술관이 기획해 일본 동경문화원 등에서 개최하는 '리듬풍경 일본전'(9월) 등이다.


amigo@

최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