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외부링크용로고

People'제2의 백남준'으로 불렸던 육근병 부활...'생존은 역사다'

2018.06.21

[뉴시스] 박현주

  • 페이스북
  • 구글플러스
  • Pinterest

【서울=뉴시스】 21일 육근병 작가가 아트선재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사무소 제공.

92년 카셀도큐멘타에 참가 '비디오 아트' 일약 스타덤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8월 5일까지 개인전
'깜빡이는 눈'소재...'풍경의 소리 + 터를 위한 눈' 전시

1990년대 비디오 설치작가로 유명했던 육근병(61)이 부활했다. '제2의 백남준'이라 불리기도 했다.

1992년 카셀도큐멘타와 1995년 리옹비엔날레등에서 주목받은 작가는 1998년 국제갤러리에서 '생존을 위한 꿈' 개인전을 연 후 활동이 뜸해진바 있다. 물론 2014년, 2016년 부산비엔날레에 참가한 바 있지만 이전만큼 이름세가 잠잠했었다.

육근병. 국내 미술계에서는 한국 작가로는 백남준에 이어 두 번째로 독일 카셀도큐멘타에 참가한 작가로 기록되어 있다. 1992년 카셀의 프리데리치아눔 미술관 앞 광장에서 선보인 '풍경의 소리 + 터를 위한 눈 = 랑데부'는 흙으로 덮은 무덤을 세우고 그와 마주한 빌딩 입구에는 대형 원주를 설치한 후 각각 그 안에 움직이는 ‘눈(目)’의 영상을 결합한 작품으로 당시 세계적인 이목을 받았다.

'깜빡이는 하나의 눈'을 무기로, 주체와 대상, 동과 서, 전통과 현대를 가로지르는 세계에 대한 성찰을 주로 작업했다. 드로잉과 페인팅, 퍼포먼스, 오디오 비주얼 설치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해오고 있다. 이처럼 작가는 1990년대 초반부터 30여년 동안 우주와 인간의 축소체인 '눈'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삶과 죽음, 역사에 대한 사유를 보여준다.

조용하던 그가 아트선재센터와 손을 잡고 '생존은 역사다' 개인전을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 펼쳤다.

옛날 육근병을 브랜드화했던 '풍경의 소리 + 터를 위한 눈' 작품이 함께한다.

세상을 직시하는 '눈'을 통한 인간과 역사에 대한 성찰은 이번 전시에서도 이어진다.

'눈'에 천착하는 건 "오히려 말보다는 눈으로 대화가 가능하다"는 작가는 "예술 또한 보이는 것이 있지만 사실은 느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안에서 중요한 것은 '시선'"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육근병, <풍경의 소리+터를 위한 눈>, 2018혼합 매체, 6000x6500x2600 mm 사진=김연제

작가는 아트선재센터 2, 3층 전시장에서 작가의 대표작인 '풍경의 소리 + 터를 위한 눈'(2018)과 신작 '십이지신상'(2018)을 선보인다.

전시장 2층에 설치된 12채널 비디오 설치 작품 '십이지신상'은 근대사의 변화의 중심에 서 있었던 모택동, 블라디미르 레닌, 체 게바라 등 12명의 인물의 초상을 담고 있다.

이 인물들의 푸티지를 배경으로 어린아이의 심장 박동 소리와 함께 깜빡이는 눈의 이미지가 서서히 나타났다 사라진다. 원형으로 배치된 열두개의 스크린을 통해 재생되는 근대사의 시간 안에서 나를 직시하는 눈은 역사 속에 놓인 ‘나’의 위치를 새롭게 성찰하게 한다.

전시장 3층에는 작가의 대표작 '풍경의 소리 + 터를 위한 눈'이 설치된다. 흙으로 덮인 무덤 속에 깜빡이며 관객을 응시하는 눈의 이미지가 비디오로 결합된 이 작품은 삶과 죽음이 영속되는 세계를 이야기하고 있다. 무덤의 재료인 흙은 인간 신체의 회귀이자 재생이라는 지점과도 연결된다.

【서울=뉴시스】 육근병, <생존은 역사다 - 시간 속의 시간 -> , 2005프린트, 스틸 프레임, 70 x 90 x 50 mm each

이와 함께 카셀도큐멘타의 설치를 기록한 드로잉, 1995년 리옹비엔날레에 설치되었던 '생존은 역사다'의 설치 드로잉과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새로 제작한 드로잉 그리고 눈의 이미지가 담긴 육면체의 상자를 배열한 설치 작품 '생존은 역사다 - 시간 속의 시간'(2005)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육면체의 상자 속에 담긴 일련의 이미지는 근현대의 전쟁과 재난을 비롯한 세계의 사건들, 그리고 그 사건을 만들어내고 또 지켜보는 인간의 눈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역사의식과 삶, 죽음, 그리고 시간을 동시에 경험하게 하는 눈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인간의 존재와 역사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을 보여주고 있다.30여전, 앞서갔던 작가의 첨단 의식과 21세기에도 여전히 새롭게 다가오는 '육근병 비디오 아트의 힘'을 살펴볼수 있는 기회다. 전시는 8월5일까지.

【서울=뉴시스】 육근병, <생존은 역사다> 설치 전경, 사진=김연제



[email protected]

최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