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볼록한데 오목한 '역상조각' 이용덕, '움직이는 조각'展

2018.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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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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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리오갤러리 천안서 '불가분' 개인전...23일 개막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음각으로 새겨진 조각이지만 양감이 느껴지는 독특한 부조 ‘역상 조각(Inverted sculpture)’ 창시자인 조각가 이용덕(62·서울대 미대 교수)의 대규모 개인전이 아라리오갤러리 천안에서 열린다.

아라리오갤러리 천안은 오는 23일부터 '불가분 INDIVISIBILITY'을 주제로 이용덕의 구작과 신작 30여점을 선보인다. 작가가 아라리오갤러리에서 개최하는 첫 개인전으로, 앞으로 서울과 상하이 전시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역상조각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중에게 친숙하지 않은 공간 설치뿐 아니라, 처음으로 시도하는 영상과 움직이는 조각까지 공개한다.

'역상 조각가' 이미지를 탈피하고 세상 만물 존재를 바라보는 작가 자신의 변화된 시각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다.

이전 역상조각으로 ‘음과 양’, ‘안과 밖’과 같은 모순적 요소의 공존을 보여주었던 그는 이제 새로운 작품들을 통해 세상의 모든 존재가 본질적으로 ‘음과 양’ ‘안과 밖’과 같은 언어적 개념으로 양분되거나 나누어져 이해될 수 없음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붙여진 전시 제목 ‘불가분’은 사전적 정의로 ‘나눌 수 없음’을 의미하는데, 작가는 ‘존재의 불가분성’을 이야기한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파르메니데스(Parmenides, B.C.515~445 추정)를 소환해 자신의 견해를 뒷받침한다.

전시장에서는 기계 또는 자석을 이용한 움직이는 조각, 영상, 현장 설치 등 다양한 매체와 형태의 작품들을 통해 존재에 대한 사유를 확인할 수 있다.

인간이나 사물 등 우리에게 친숙한 대상들의 모습과 행위를 교묘하게 비틀어 보여준다. 서로 마주보고 고개를 끄덕이고 내젓는 커다란 인물 두상 조각들을 보며 우리는 그들이 마치 긍정과 부정을 표현하며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작가에 따르면 이는 우리가 부여한 의미일 뿐, 두상 그 자체의 존재 방식과는 무관하다.

또한 작가는 존재이자 실존으로서의 우리 삶의 모습에 대한 통찰을 작품에 담았다. 팽이 형상의 구조물 위에 불안정하게 회전하는 인물 조각들, 반쯤 가라앉은 스폰지 배 조각은 무심코 매일을 살아가며 간과했을 실존으로서의 인간의 삶의 숙명적 조건들을 상기시킨다.

이외에도 전시장 벽 곳곳에는 일상적 풍경의 역상 조각 작품 20여점을 소개한다. 볼록함과 오목함, 안과 밖, 음과 양의 공존을 눈으로 확인시켜주는 작품이다.

전시작인 'I Am Not Expensive'(2008)는 네 개의 부분이 하나를 이루는 가로길이 7m짜리 대형 역상조각으로, 같은 장소에서 시간차를 두고 전개된 네 개의 다른 에피소드들을 동시에 보여준다.

어딘가 낯익은 듯한 배경과 인물 이미지에 끌려 다가가면 볼록해 보였던 형상이 어느 순간 오목해지는, 아무리 봐도 신기한 시각적 경험을 할수 있다.

이용덕은 추상화인 단색화가 화단을 풍미하던 1980년대 중반, 미술의 현실 대면을 추구하는 '현상전(Present-Image)'에 참여하며 구상미술의 새로운 역할을 모색했다. 그는 음과 양, 안과 밖의 경계에 대한 인식과 모순적 요소들 간의 공존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작품으로 표현했고, 음각이지만 양감이 느껴지는 독특한 부조작품인 역상조각을 창안해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교 조소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에서 베를린 예술종합대학에서 마이스터쉴러 과정을 졸업했다. 1988년 문예진흥원 미술회관 개인전을 시작으로, 독일 베를린 슐 뮤지움, 서울시립미술관, 중국 국립미술관, 마카오미술관 등 국내외 주요 미술관에서 19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1987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상, 2011년 김세중 조각상, 2016년에는 문신미술상 본상을 수상했다. 전시는 2019년 1월 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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