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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닮아도 너무 닮은, 한일 국보 반가사유상의 첫 만남

2016.05.24

[머니투데이]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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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왼쪽)과 일본 국보 주구 사(中宮寺) 목조반가사유상. /사진=김유진 기자

국립중앙박물관 24일~6월12일,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 특별전 '한일 국보 반가사유상의 만남'

인자하게 내려다보는 두 눈, 눈썹에서부터 코끝으로 이어지는 날렵한 선. 움푹 파인 인중과 도톰한 입술까지. 닮아도 너무 닮은 두 불상이 한 자리에서 만났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지난 2015년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을 계기로 마련한 특별전 ‘한일 국보 반가사유상의 만남’에서 23일 두 불상을 만났다. 한일 각국에서 당대 최고의 재료와 기술로 만들어진, 현존하는 가장 아름다운 두 반가사유상이다.

24일부터 오는 6월12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우리나라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과 일본 국보 주구사(中宮寺) 목조반가사유상이 나온다. 금 문화가 발달한 신라에서는 금동으로 주조했지만, 목조 문화가 발달한 일본에서는 녹나무를 깎아 만들었기 때문에 재료에 차이가 있다.

우리의 금동반가사유상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이지만, 일본 목조반가사유상은 주구 사에서 절을 지키는 본존불로 이번에 전시를 위해 최초로 바다를 건넜다. 일본 측 관계자는 “주구 사 주지스님의 도움이 없었으면 전시의 성사가 어려웠을 것”이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24일부터 6월12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한일 국보 반가사유상의 만남' 전시장 벽면에 적힌 글귀 '사유 공간'. /사진=김유진 기자

‘반가사유상’이란 한쪽 다리를 다른 쪽 무릎 위에 얹고 손가락을 뺨에 댄 채 생각에 잠긴 자세의 상을 말한다. 이런 자세는 출가 전 인간의 생로병사를 고민하며 명상에 잠긴 싯다르타 태자의 모습에서 비롯됐다.

인도 간다라 지역에서 처음 등장한 반가사유상은 중앙아시아를 거쳐 중국, 한국, 일본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국과 일본에서는 미륵 신앙의 부흥과 함께 발달해 많은 이들의 신앙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전시는 평소 수십 점의 작품이 내걸리는 기획전시실에 단 두 점만을 선보여, 오롯이 두 반가사유상의 아름다움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어두운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복도 끝에 적힌 ‘사유 공간 – 이 사유 끝에 머금은 ’미소‘는 국적을 초월하여 따스하게 우리를 감싸 안습니다’라는 문구가 반긴다.

복도를 지나 전시실로 들어서면 서로를 바라보는 크기 다른 두 불상을 마주하게 된다. 규모는 작지만 얇은 천이 흐르는 것을 섬세하게 표현해 감탄을 자아내는 우리의 반가사유상, 그리고 세월의 흔적을 덧입은 검은 빛을 발하는 웅장한 일본의 목조 반가사유상. 두 작품은 서로 닮았지만 각기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24일부터 6월12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한일 국보 반가사유상의 만남'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제니야 마사미(錢谷眞美)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김유진 기자

이날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제니야 마사미(錢谷眞美)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장은 “고대부터 한국과 일본이 불교문화를 바탕으로 빈번하게 왕래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부드럽고 온화한 표정을 통해 깊이 사색하는 모습을 표현한 반가사유상은 깊은 자애와 상통한다”고 말했다.

이영훈 국립중앙박물관장은 “한일 양국은 반가사유상이라는 조각 형식을 매개로 불교적 사상을 공유해 왔다”며 “약 100년의 시기적 차이는 있지만 닮은 두 반가사유상에서 누구나 공통적인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3주 동안의 이번 전시가 끝난 뒤인 오는 6월21일부터 7월10일까지는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본관에서 ‘미소의 부처- 두 반가사유상’이라는 제목의 특별전이 열린다. 짧은 전시기간을 감안해 이번 특별전은 휴관일(월요일) 없이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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