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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사상 첫 공동전시' 한·일 국보 반가사유상, 어떻게 다를까

2016.05.24

[뉴스1] 박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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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제78호 반가사유상(왼쪽)과 국보 주구사 반가사유상의 모습.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News1

국립중앙박물관, '한일 국보 반가사유상의 만남' 특별전 5월24일~6월12일 개최
일본 국보 주구사 목조반가사유상 사상 첫 해외전시…녹나무 11개 부재로 짜맞춰 제작
한국 금동반가사유상 '조형미와 금동이라는 첨단기술의 조화, 국보 중 국보라는 평가'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 한쪽 다리를 다른 쪽 무릎 위에 얹고 손가락을 뺨에 댄 채 생각에 잠긴 보살상이다. 출가 전 인간의 생로병사를 고민하며 명상에 잠긴 싯다르타 태자의 모습에서 비롯됐다. 불교가 탄생한 인도에서 등장한 반가사유상은 중앙아시아,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와 일본까지 전래됐다.

삼국시대 반가사유상은 예술적 완성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독존으로도 제작됐다. 먼 미래에 중생을 구제할 '미륵신앙'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중요한 예배의 대상이 됐다. 반가사유상은 일본에도 그대로 전래되어 수많은 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한국 국보 78호 반가사유상© News1

국보 78호 금동반가사유상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불교 문화재다. 입가에 엷은 미소를 띠고 손가락을 뺨에 댄 채 사유에 든 보살의 무한한 평정심과 숭고한 아름다움을 전해준다. 조각의 세부적인 표현은 평면적이지만, 부드러운 신체 곡선과 유려하게 흘러내린 '천의'(天衣), 'S'자로 주름 잡힌 의자 뒷면의 표현 등은 매우 율동적이어서 변화무쌍한 흐름을 보여준다.

양어깨에 돌출된 천의 자락과 보관(寶冠) 등이 중국 동위(東魏, 534~550) 계열의 불상과 비슷해 6세기 후반경 삼국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반가(오른발을 왼쪽 무릎 위에 걸침)’와 '사유'라는 두 가지 자세를 자연스럽게 표현한 뛰어난 조형성과 일정한 두께로 균일하게 주조한 금동불상의 첨단 기술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국보 78호 상이 우리나라 문화재를 대표하는 국보 중의 국보인 이유다. 권강미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금동반가사유상은 관절이 없는 듯한 부드러운 손가락과 옅은 미소가 잘 어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보 78호 상은 1912년에 그 존재가 세상에 알려진 뒤 1916년에 박물관에 소장되었으나, 원래 봉안되었던 장소나 출토지는 명확하지 않다.

일본 주구사(中宮寺) 반가사유상 © News1

일본의 국보인 목조반가사유상은 7세기 후반 아스카시대에 제작된 목조상이다. 쇼토쿠 태자(574~622)가 세웠다고 알려진 나라현 주구사(中宮寺)에서 소장하고 있다. 목조반가사유상 머리에는 특이하게 두 개의 둥근 상투를 틀어 올렸으나, 못 구멍 자국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원래는 보관을 착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윤곽선이 없이 두툼한 눈과 입가에 살짝 미소를 머금으며 명상에 잠긴 모습이다. 살짝 올라간 입가와 편평한 귀에서 예스러운 표현이 보이지만 신체의 비율이 자연스럽고 치맛주름이 유려한 후대의 양식이 공존하고 있다. 상반신은 아무것도 걸치지 않았지만, 높고 큰 대좌 위로 치맛자락이 겹겹이 흘러내린 모습은 삼국시대 반가사유상의 영향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주구사 상의 거대해진 둥근 의자와 상체를 세워 고개를 들고 있는 점은 일본만의 독창적인 조형 감각을 보여준다. 동시대 일본 목조 불상의 주된 재료인 녹나무로 된 11개의 목조 부재를 짜맞춰 '기목조' 방식으로 제작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주구사 상은 삼국시대 한반도에서 전래된 반가사유상을 일본적인 조형으로 승화시킨 일본 아스카시대의 대표적인 불교 조각품이다. 권 학예연구사는 "주구사 목조반가사유상은 후대에 검은 칠을 했으나, 원래는 다양한 채색이 돼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러나 어떤 방식의 채색이 돼 있었는지는 현재 밝혀져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일본의 대표적 국보인 이 두 반가사유상을 사상 처음으로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중앙박물관(관장 이영훈)은 2015년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을 계기로 기획된 특별전 '한일 국보 반가사유상의 만남'을 오는 5월24일부터 6월12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영훈 중앙박물관장이 23일 열린 '한일 국보 반가사유상의 만남' 특별전 언론공개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News1

전시 개막에 앞서 23일 열린 언론공개회에서 이영훈 중앙박물관장은 “한일 양국은 반가사유상이라는 조각 형식을 매개로 불교적 사상을 공유해 왔다"며 "약 100년의 시기적 차이와 하나는 금속, 하나는 나무로 만들어졌다는 세부적 차이는 있지만 두 반가사유상에서 공통된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제니야 마사미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장은 “한일 간에 고대에는 불교 문화를 바탕으로 빈번한 왕래가 있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주구사 본존은 처음으로 해외 전시되는 것으로, 두 반가사유상 함께 전시되는 것 역시 최초여서 이번 특별전은 역사적이고 획기적 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전시기간 중 2차례의 전시 연계 강연회가 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열린다. 전시 시작일인 24일 10시에는 오하시 가쓰아키 와세다 대학 명예교수가 한국과 일본 고대 불교 미술 교류를 중심으로 '백제의 불교 전래와 일본 불교미술의 성립'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펼친다.

또 6월3일 오후 2시부터 열리는 2차 강연회에서는 강우방 전 국립경주박물관장이 '한국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과 일본 국보 주구사 목조반가사유상'이라는 주제로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두 반가사유상을 심도 있게 소개할 예정이다. 중앙박물관은 "3주간이라는 짧은 전시 기간을 고려해 이번 특별전은 휴관일 없이 전시 전 기간 관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단, 상설전시는 매주 월요일 휴관한다.

일본 도쿄국립박물관과 공동으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서울 전시가 끝난 뒤 '미소의 부처님 2구의 반가사유상'(ほほえみの御仏–二つの半跏思惟像 –)이라는 제목으로 오는 6월21일부터 7월10일까지 3주간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에서도 개최될 예정이다.

권강미 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가 23일 열린 언론공개회에서 금동반가사유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News1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 '한일국보 반가사유상의 만남' 언론공개 행사에서 금동반가사유상(국보 제78호,왼쪽)과 일본의 국보인 나라현(奈良縣) 주구사(中宮寺) 목조반가사유상이 공개되고 있다. 2015년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을 계기로 기획된 이번 특별전은 오는 24일부터 6월12일까지 열린다. 2016.5.2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박창욱 기자(c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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