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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록페’에 나타난 ‘순수예술’…투박함이 세련된 멋으로 ‘변신’

2016.07.27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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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탑 스테이지' 양 옆으로 시각 예술 작품이 화려하게 수놓였다. 아티스트의 공연이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채도를 낮춘 색감으로 꾸린 것이 특징이다. /사진제공=CJ E&M

‘지산밸리 뮤직앤드아츠 페스티벌’을 뒤덮은 상상속 시각 예술…시각과 청각의 오묘한 조합.

입구부터 그간 못 보던 알록달록 형상의 그림이 입간판처럼 내걸렸다. 산과 구름, 돌과 계곡, 나무와 산짐승 등을 통해 살아있는 자연이자, 자연에서 펼쳐지는 생생한 라이브 공연의 의미를 담았다.

‘빅탑 스테이지’와 ‘그린 스테이지’ 등 주요 무대에선 자연의 요소를 역동적으로 표현한 그림이 오밀조밀하게 붙어있다. 프랑스 화가 앙리 루소의 작품에 영향받아 자연의 요소를 상상과 결합한 것이다.

록 페스티벌에서 ‘그림’이 출연한 건 처음이다. 음악에 그림, 청각에 시각이 붙으니 공간이 그럴싸하게 근사해졌다. 지난 22~24일 지산리조트에서 열린 ‘2016 지산 밸리록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가 구상하고 실현한 시각 장치들이다. 단순하고 밋밋한 무대와 주변 환경이 화려하고 예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록페스티벌이 벌어지는 한켠에선 빨간 풍선을 이용한 그늘막 휴식 공간이 마련됐다. 김영나 작가는 일상에서 쉽게 발견되는 시각의 재료를 이용해 자신만의 작품을 연출했다. /사진제공=CJ E&M

록 페스티벌을 아트 페스티벌로 기획한 CJ E&M측은 “음악이 더 이상 듣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보는 것으로 확장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며 “음악과 아트의 접목을 통한 예술적 경험으로 관객, 뮤지션, 예술가들이 온-오프라인으로 소통하고 창의적 영감을 주고받는 것이 기획 의도”라고 밝혔다.

참여 예술가들은 ‘어디까지 상상해봤니’ 같은 발상으로 공간을 재정의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받은 김영나 작가는 무대의 전체 기획 및 디자인을 하면서 영역에 한계를 두지 않고 끊임없이 시각적 질서를 탐구했다. 그는 잔디밭을 빨간 풍선으로 도배해 그늘막을 구성한 뒤 관객에게 예술적 휴식처를 마련했다.

리조트 내 스키 슬로프에 세워진 대형 오브제 ‘스니키’(SNEAKY)는 어린왕자의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에서 착안했다. 음악과 조명을 결합한 스니키의 비디오 아트는 관객의 시선을 고정하는 데 효과 만점이었다. 마마나 케이콘 같은 대형 무대를 제작해온 CJ E&M의 아트크리에이션 팀의 작품이다.

어린왕자의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에서 착안해 만든 스니키. 이곳에선 밤이 되면 음악과 조명이 결합한 비디오 아트가 선보인다. /사진제공=CJ E&M

주요 무대뿐 아니라, 메인 무대 뒤편에 숨어있는 나무들 위로 은은하게 비추는 무지갯빛 조명도 예술 페스티벌이 신경 쓴 흔적이었다.

CJ E&M 관계자는 “‘록페’ 관객의 56%를 차지하는 20대는 대중문화 콘텐츠에 익숙하지만 순수 예술의 관람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어 이 같은 기획을 처음 시도했다”며 “향후 문화 콘텐츠 소비의 유연성을 기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예술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대중과 예술의 접점을 더욱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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