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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아라리오갤러리, 홍대 '라이즈 오토'호텔에 4호점 개관

2018.04.23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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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우지 (하한) 한도코 에코 사푸트로 Uji (Hahan) Handoko Eko Sputro, Baby Booming, 2015-18, Neon sign, acrylic on canvas, play wood, brass, Dimensions variable

"홍대 정신 살려 실험적·전위적 전시 선보일것"
24일부터 4개국 7인 '기억하거나, 망각하는'展

아라리오갤러리가 호텔과 손을 잡았다.

서울 홍대 거리에 24일 새롭게 문을 여는 ‘라이즈 오토 그래프 컬렉션(RYSE, Autograph Collection)’에 입점했다.

'예술, 패션, 음식의 파트너쉽을 통해 만들어지는 새로운 호텔'를 추구하하는 ‘라이즈 오토' 호텔에 속한 미술공간이다.

아라리오갤러리는 "이 호텔에서 세계 각지의 크리에이터, 예술가, 음악가들이 자유롭게 문화와 공간을 향유할 수 있는 구심점으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장은 서울 분점 2호점이자, 아라리오갤러리 4호점이다. 2002년 천안에서 시작, 2006년 서울 삼청동, 베이징에 분관을 오픈했다. 이후 아시아 작가를 서구에 보여줄 거점으로 아라리오 뉴욕을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운영했다. 이어 2014년에 상하이 갤러리를 열었고 지난해 7월 ‘사드 한한령’ 에도 웨스트번드 지역에 확장 재개관해 주목받았다.

경기불황에도 몸집을 불리고 있는 아라리오갤러리는 "젊은 작가와 실험적인 중장년 작가를 십수년간 묵묵히 지원해온 정체성을 표방한다"며 "이번 아라리오갤러리의 행보는 재정적 지원에 그치지 않고 실험적이고 참신한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특히 전시 공간을 홍대 거리에 문을 연 것은 "과거 젊은 작가들의 거리였던 ‘홍대’적 시대 정신의 원류를 찾겠다는 목표"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인배 Kim Inbai, 감긴 눈_Closed eyes, 2017-18, Resin, 102 x 65 x 126(H) cm

‘아라리오갤러리 서울ㅣ라이즈 호텔’로 명명된 개관전은 24일부터 '기억하거나, 망각하는 Remembering, or Forgetting'전으로 펼친다.

아시아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의 작가들로 구성된 그룹 전시로 회화, 설치 및 영상 25여점을 선보인다. 일본작가 아사미 키요카와, 아츠로 테루누마, 인도네시아 작가 우지 (하한) 한도코 에코 사푸트로, 중국작가 쉬 바청, 한국작가 김인배, 권하윤, 돈선필등 4개국 7인의 작가가 참여했다.

【서울=뉴시스】 아사미 키요카와 Asami Kiyokawa, Because I am a Woman, 2017, Non-woven fabric, approx. 174 x 276 cm

전시는 상상력이 발현되는 지점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한다.

아르헨티나의 소설가이자 시인, 평론가인 보르헤스(1899~1986)는 '상상력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난 상상력이 기억과 망각에 의해 만들어진다”라고 이야기한 것에서 차용했다.

전시는 이들 예술가들을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들, 즉 기억과 망각의 경계에 선 이들로 상정하고, 작가들이 그 경계선에서 끊임없이, 그리고 맥락없이 끄집어 올려내는 상상력들을 펼쳐보는 하나의 장으로 펼쳐낸다.

작가 아사미 키요카와는 기억이나 느낌에 기반해 특정 인물이나 대상의 기저에 깔린 무의식의 지층들을 끄집어 내 자수와 바느질 작업으로 표출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아츠로 테루누마는 보이는 것과 그 이면에 있는 보이지 않는 것과의 관계 연구에 천착하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대표 작품에서는 눈 뜨자마자 마주하게 되는 현 사회의 너무 과한 시각적 자극을 매일 겪는 현대인의 일종의 시각적 강박과 열등의식, 그리고 더 이상 아무것도 보고 싶어하지 않는 작가의 열망을 표현했다.

인도네시아 작가 우지 하한은 2000년대 중 후반 미술시장 호황기를 바라보며 성장했던 기억에 기대어 당시의 희망과 그 이후의 좌절을 동시대 자본주의 구조에 대한 비판으로 치환했고, 이를 작가 특유의 만화적 묘사법에 기대어 표현했다.

중국작가 쉬 바청이 만들어내는 사회는 도박에 미쳐가는 동시대 중국사회에 대한 비판을 기저에 깔고, 작가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조금씩 뒤틀리거나 극도로 예민해 보이는 인물들과 갖가지 은유와 알레고리적 형상들이 뒤죽박죽 뒤섞여 만들어내는 인간풍경과 그 속에서 스며 나오는 현대인의 답답한 심리가 적나라하게 표출되는 공간이다.

국내 조각가 김인배 작가의 작품은 그가 오랫동안 천착해온 개념의 연장선상에서, 정해진 구조나 규칙, 이미 정립되어버린 사고의 회로에서 물음과 의문을 이끌어내고 사고의 확장을 유도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권하윤 작가는 비무장지대(DMZ)를 지배하는 집단 기억이 아닌 여러 사적 기억이 구성해내는, 실재하면서도 비현실적인 비무장지대를 상상력 넘치는 방식으로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돈선필 작가는 사물과 그 사물에 내재된 기억의 덩어리들을 닥치는 대로 쓰레기 통에 버린 후, 기억과 망각의 경계선에서, 혹은 기의과 발화의 경계선에서 꿈틀거리며 구조를 뚫고 나가려는 욕망을 보여준다.

【서울=뉴시스】 돈선필 Don Sunpil, Owakon, 2018, Figure, wood, spray paint, urethane foam, dustbin, industrial products, 85 x 105 x 170(H) cm

아라리오갤러리 주연화 디렉터는 "시간이 흘러 의미는 퇴색되었지만, 여전히 미술계에서 ‘홍대’라는 지역이 표출하는 의미는 단순한 지리적 명명을 넘어선다"면서 "홍대 거리에 문을 연 아라리오갤러리의 이번 개관전은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공간으로의 표출과 실험적인 작가 정신의 불씨를 새롭게 되살리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4호점 분관 오픈과 함께 아라리오갤러리는 젊은작가부터 중견 해외작가의 전시를 시스템적으로 선보인다. 서울의 삼청점은 중견과 원로 위주로, 천안에서는 한국미술사의 맥락에서 중요하고 의미있는 작가 전시를 이어갈 예정이다. 아라리오 상하이는 중국 내 외국 화랑 중 최대규모인 만큼 원로와 중견, 젊은 작가들을 동시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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