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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식Ways of seeing - 조원강展 :: Painting

2020.08.13

Writer :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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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ys of seeing - 조원강展 』

 

Cho Wonkang Solo Exhibition :: Painting

 

 

 

 

 

 

 

​▲ 조원강, Ways of seeing - Take a shot coloring Book

Oil on Canvas, 112.1x162.2cm, 2019

 

 

 

 

 

 

 

 

 

전시작가 ▶️ 조원강(Cho Wonkang 趙元强)

전시일정 ▶️ 2020. 08. 01 ~ 2020. 09. 03

관람시간 ▶️ Open 10:00 ~ Close 22:00

∽ ∥ ∽

공 갤러리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가좌동 364-6 1, 2F

T. 031-922-0815

 

 

 

 

 

 

 

 

 

● 시선과 명화

 

★송진협

 

 

세계 미술의 수도 뉴욕의 중심가에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뉴욕 현대 미술관을 비롯한 세계 일류 미술관들이 즐비하게 자리한다. 이들 미술관에는 고대 문명에서 현대 미술에 이르기까지 세계 도처에서 수집된 미술 명작들이 줄 지워져 있다. 갤러리와 룸을 넘나들며 수천억의 가치를 지닌 명화들이 켜켜이 자리한 뉴욕의 미술관들은 그 자체로 미국의 문화 권력을 상징하는 거대한 시각적 제국이다. 지금 우리의 작가 조원강은 이 제국의 틈으로 잠입한다. 그의 미술관 침투는 작은 카메라와 내밀한 시선으로 무장되어 있다. 그의 시선은 숨을 죽이고 갤러리 구석 어딘가, 작품과 프레임이 만나는 어떤 점이지대로 이동한다. 작가의 훈련된 눈은 명작을 감상하는 관람자들을 명작의 틈새로 보고 있다. 그는 지금 본다. 아니 보는 것을 본다. 보는 행위의 신전인 미술관에서 그는 보는 자들의 보는 행위를 보고 있다.

 

 

 

 

 

 

​▲ 조원강, Ways of seeing - take a shot

Oil on Canvas, 72.7x53.0cm, 2018​

 

 

 

​▲ 조원강, Ways of seeing - The Little Fourteen Year Old Dancer I

Oil on Canvas, 33.0x55.0cm, 2020​

 

 

 

​▲ 조원강, Ways of seeing - The Little Fourteen Year Old Dancer II

Oil on Canvas, 33.0x55.0cm, 2020​

 

 

 

​▲ 조원강, Ways of seeing - The Three Graces

Oil on Canvas, 116.8x72.7cm, 2018

 

 

 

 

작가가 관찰 중인 미술관에는 한 때 예술가의 미적 대상이 된 여러 사람들의 흔적이 있다. 그들은 이제 각각의 미술품이 되어 때론 춤추거나 웃거나 혹은 외로이 섰다. 어느 곳 어느 때인가의 모습으로 예술이 된 그들은 그 모습 그대로 영원을 산다. 지금 이 분주한 세계 최대 도시 뉴욕의 한복판에서 관람객들은 바쁜 걸음으로 그들을 보거나 사진 찍거나 그리거나 혹은 쉬어간다. 관람객들은 애써 사진으로, 그림으로, 혹은 가벼운 언설로 그들을 담아내고자 시도한다. 하지만 그것으로 그 뿐, 오후의 찰나에 썰물처럼 쓸려간 관람객들은 영원을 사는 이들과 한줌 어린 경험을 담아내었을 뿐이다. 목격처럼 명상처럼, 작가는 이 모든 광경을 목도하고, 사진을 남기고, 또 이를 캔버스에 옮겼다.

 

미술관을 미적대상으로 삼아 관람객을 관람하는 이 연작 작업에서 조원강 작가는 작품에 천을 덧대어 붙이는 콜라주 작업도 병행하였다. 이로써 그의 작품은 하나의 예술작품을 둘러싼 끝없는 시선의 윤회를 만들어낸다. 100여 년 전 프랑스에서 에드가 드가(Edgar Degas)가 한 소녀의 옷을 보았다. 드가는 그녀의 몸을 브론즈 조각으로 제작하면서 옷 부분에는 실제 옷감을 사용하여 생생한 질감을 살렸다. 수년 전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관람객들은 드가의 이 작품을 보았다. 조원강 작가는 이 광경을 카메라로 촬영하여 유화 작업으로 옮겨 내면서, 소녀의 옷 부분에 굳이 실제 옷감을 덧대어 붙였다. 그것을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서 캔버스를 통해 다시 보는 순간, 행여 옷의 실감나는 표현에 놀라지 말아야 한다. 이것은 옷감의 질감을 살려낸 카메라 기술이 아니며, 회화적 눈속임 기술(Trompe L'œil)은 더더욱 아니다. 보는 순간을 보게 하는, 보이는 자와 보는 자의 관계를 보게 하는, 새로운 방식의 예술적 윤회이다. 지금 여기 우리 눈앞에 주어진 두꺼운 붓질과 얇은 천은 과연 어디까지의 시각적 진실과 얼마만큼의 예술적 관계를 담아내고 있는 것인가?

 

우리가 지나온 모던의 시대는 보는 것이 곧 믿는 것이었던 시대였다. 본다는 행위는[voir] 곧 아는 것이었고[savoir] 이는 곧 소유로 이어졌다[avoir]. 사물에 투사되는 시선은 그 자체가 지식과 권력을 욕망하는 행위였다. 이것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공간이야말로 미술관이다. 시간과 공간의 질서에 맞추어 잘 정리된 미술품들은 그 자체가 질서 잡힌 지식체계를 보여줌과 동시에 경제적 부와 고상한 취향을 상징한다. 그러기에 미술관에서 보는 행위 그 자체를 미적 대상으로 삼는 그의 작품은, 시각의 제국 정중앙에 자리한 욕망의 눈을 어지럽게 휘돌려버리는 예술적 유희가 된다. 그의 이 새로운 시각적 유희는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 인간과 예술과의 관계, 예술과 예술의 관계를 규정짓던 모던의 안일한 권력을 시각적 원점 혹은 맹점으로 되돌려 놓을 것이다.

 

 

 

 

 

 

​▲ 조원강, Ways of seeing - Bull

Oil on Canvas, 162.2x112.1cm, 2017

 

 

 

​▲ 조원강, Ways of seeing - The Piano Lesson

Oil on Canvas, 162.2x112.1cm, 2017

 

 

 

​▲ 조원강, Ways of seeing - Three Figures on Four Benches

Oil on Canvas, 162.2x97.0cm, 2017

 

 

 

​▲ 조원강, Ways of seeing - Nocturne of Limax Maximus

Oil on Canvas, 162.2x112.1cm, 2017

 

 

 

 

조원강 작가는 그의 17년간 뉴욕 생활을 다양한 연작의 형태로 탐구하고 있다. 이방인이자 예술가로서, 미술관과 거리에서 체험한 뉴욕은 오로지 그 자신 만의 것이며, 다르게 빛나는 그의 예술적 자화상들이다. 뉴욕의 수많은 골목길들, 말없이 놓인 꽃들, 다양한 형태의 인간 군상과 그들의 애완동물들. 여러 십자로에서 마주한 그의 편린적인 뉴욕은 깊은 앵글과 순간의 스냅 샷으로 회고되고 있다. 세계의 부와 권력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 초거대 도시 뉴욕에서 시간은 시계보다도 빨리 흐르고 예술은 찰나보다도 빨리 소비된다. 하루하루가 더욱 놀랍고 하루하루가 더욱 새로운 이 만화경 같은 도시에서 작가가 던지는 화두는 의외로 담백하다. 우리가 어떻게 보며 어떻게 보아야하며 어떻게 보일 것인가. 이 질문은 다시 우리가 어떻게 만나는가, 우리가 어떻게 기억되는가로 이어질 것이며, 작가 자신만의 예술적 질문으로서 우리에게 오래도록 남겨질 것이다. 깊게 들어온 오후의 햇살과 지쳐버린 낮은 조명과 함께 미술관의 문이 닫히는 그 순간, 찰나와 영원을 넘나든 우리의 우연적 혹은 운명적 관계는 모던을 넘어서는 새로운 방식의 쉼과 시선을 얻게 될지도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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