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 )
1976년생의 안드레아스 블랑크는 독일의 칼스루에 쿤스트 아카데미 졸업 후 2009년 영국 런던의 왕립 예술 아카데미에서 석사를 마치면서 본격적으로 유럽 미술계에서 활동하기 시작하였다. 그는 2009년 영국의 주요 방송사인 채널 4와 사치 갤러리가 공동 선정하는 미래의 작가 상인 ‘뉴 센세이션’ 상의 파이널리스트가 되면서 더더욱 주목받게 되었다. 그는 조각 역사의 전통적인 테크닉과 재료들을 이용하여 매우 현대적인 조각 작품들을 창조해왔는데, 그가 주로 사용하는 재료들은 대리석, 설화 석고, 현무암, 석회암 등이다. 블랑크는 투명하고 잡티가 없는 설화 석고를 찾아 이태리의 볼테라와 깊은 검은빛의 대리석을 찾아 아프리카 짐바브웨이의 채석장등을 다니며 다채롭고 희귀한 돌들을 구한다. 고대 그리스 조각을 비롯, 미켈란젤로의 완벽한 인체 조각의 주 재료가 되었던 이러한 전통적인 재료들을 안드레아스 블랑크는 종이 비행기, 플라스틱 봉투, 검은 트렁크 위에 단정히 접혀 있는 하얀 와이셔츠등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보고 사용하는 일상적인 오브제로 탈바꿈시킨다. 완성된 조각품들은 겉으로 보기에 너무나 완벽하게 사실적이어서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방금 주워다 놓은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그 물건들이 실제로는 차가운 돌로 이루어 진 걸 깨닫는 순간 보는 이들은 일상의 사물들이 지니는 본질적인 ‘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또한 대리석이나 석회암등의 영구적인 소재들로 짧은 수명과 소모적인 성격을 지닌 현재의 일상적인 오브제를 다루고 있다는 사실은 ‘영원’과 ‘불멸’에 반대되는 인간의 더없이 짧은 삶에 대한 성찰을 이끌어 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