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 )
얀 올레 쉬만(Jan-Ole Schiemann)은 1983 년 독일의 북부 도시 킬(Kiel)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카셀 예술대학에서 순수미술을 시작하여 이후 뒤셀도르프 예술학교로 옮겨 2013 년 안드레아스 슐쩨(Andreas Schulze)교수의 지도하에 졸업하였다. 현재는 쾰른에서 작품 활동을 하며 미국의 LA 와 뉴욕을 비롯한 전 세계의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전시를 하고 있는 촉망받는 젊은 작가이다.
얀 올레 쉬만의 회화 작품에 근본적인 단서가 되는 것은 바로 1920 년대 미국 애니메이션의 선구자로서 우리에게도 친근한 베티 붑 (Betty Boop) 뽀빠이(Popeye) 등의 만화를 제작한 막스 플라이셔(Max Fleischer)의 만화들이다. 얀 올레 쉬만은 막스 플라이셔의 만화들이 주는 미학에 깊은 인상을 받고 만화 속의 사실적인 형태들을 추상적으로 변형시키고 이 변형된 요소들을 자신만의 상상력을 이용하여 캔버스에 재구성하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회화 스타일로 발전시켰다. 얀 올레 쉬만의 회화가 첫 눈에는 추상화처럼 느껴지지만, 어느 순간에는 보는 이가 그 사람의 경험, 또는 상상력에 근거한 구상적인 요소들을 머릿속에 그리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창작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그가 이용하는 재료 역시 만화를 그릴 때 주로 사용하는 검은 잉크와 원색의 아크릴 물감이다. 우선 그는 캔버스의 바탕을 묽은 잉크로 처리하고 그 위에 명도를 다르게 한 진한 검은 잉크와 오렌지, 노랑, 파랑 등의 원색의 아크릴 물감을 이용하여 과감하고 자유로운 선과 면의 레이어를 만든다. 또한 직접 오려낸 실크 스크린을 이용하여 특정 이미지들을 반복하거나 그 반복된 이미지들을 덧칠하여 변형시키면서 콜라주의 요소도 가미한다. 이렇게 작가가 창조한 새로운 이미지들의 복합체로 인해 평면적인 캔버스가 공간감과 입체감으로 살아 숨 쉬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비디오 아트 같은 느낌마저 들게 만든다. 이러한 ‘움직이는 그림’ 즉 영화적인 효과는 작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 중의 하나이다. 또한 보는 이로 하여금 구상과 추상 세계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상상력을 자극하게 하는 것 또한 얀 올레 쉬만의 회화가 주는 미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