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 )
초현실주의 회화의 거장 르네 마그리트(Rene Magritte)의 뒤를 이어 21세기형 초현실주의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미국 출신의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그레고리 스캇(Gregory Scott,1957-)은 사진, 혹은 회화라고 명명하는 기존의 2차원 평면에 비디오 영상 모니터를 기묘하게 병치시키고, 이를 3차원 화면으로 재구성하는 독특한 작업을 하는 작가다. 그의 작품은 기존 미디어아트의 기술적 정교함으로 만들어낸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다. 스캇에게 디지털 매체는 기존의 프레임에 대한 재해석을 위한 도구로, 회화, 사진, 비디오 각각의 장르가 독립적인 형태를 띠면서도 그의 작품을 통해 하나로 연결되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마그리트(1898-1967)와 마찬가지로, 스캇은 예술계의 장난꾸러기로 통한다. 무한히 반복되는 '거울 속의 거울 속의 거울' 시점을 이용하여 불가능 해보이는 상황들을 장난감가지고 놀 듯 연출하여 보여준다. HD스크린 비디오, 평평한 판넬에 그린 유화 그리고 디지털 사진, 이 세가지를 결합하여 관람객으로 하여금 정적인 평면작업과 시간 의존적인 미디어 작업 사이를 구분하는 능력을 혼란시키는 여러 겹의 착시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또한 그의 작품은 현실 속 시간과 공간의 지배에서 벗어나 실재와 허구를 넘나드는 '가상 현실' 속에서 그 동안 아무런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던 일상에 질문을 던지며 우리가 속해있는 세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 보게 한다. 관객은 화면 속 작가가 숨겨놓은 장면 장면들을 발견하며 마치 상자 안에 들어있는 또 다른 선물상자를 발견하는 듯한 놀라움과 기쁨을 경험하게 된다.
이처럼 전통예술 기법과 디지털 기술을 절묘하게 접합시킨 작품은 그동안 아주 드물었다. 따라서 스캇의 작품들은 21세기 디지털 시대를 대변하는 초현실주의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그를 동시대 미술계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