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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우 작가는 전통적인 재료와 소재에 현대적 해석을 가미하여 인물상과 풍경이 혼합된 그만의 독특한 화풍을 구축해 왔다.그는 얇은 순지에 드로잉을 하고 향이나 인두로 무수한 구멍을 낸 후,채색한 두세 장의 순지를 중첩시키는 독자적 회화 기법을 사용하여 화면을 구성한다.전통적으로 동양의 제의에서 분향 의식이 정화의 의미를 지니듯 작가는 끊임없이 반복해야 하는 향불 작업을 그마느이 수행처럼 끈기있는 인내심으로 행한다.이길우의 이러한 실험적 기법은 동서양의 조우,전통과 현대의 소통이라는 작업의 주제의식과 어우러져'기존 한국화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것'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세속과 절연되어 있는 듯한 풍경을 유유자적하는 로널드 맥도날드를 그린 '로널드씨의 유람기'시리즈가 미국의 상징적 아이콘과 한국의 전통 산수화의 조화를 보여 주었다면 이후 '동문서답'과 '무희자연'시리즈에서는 동,서를 대변하는 대표적 인물상을 중첩시킴으로써 보다 다양해진 작가의 작업 세계를 선보였다.이렇듯 논리적,인과적 관연이 없는 상호 이질적인 이미지가 한 작품 안에 배치되어 시각적 긴장감을 조성함과 동시에 의도적으로 대상의 뚜렷한 개성을 흐트러뜨리는 결과를 낳게된다.작가는 작품을 통해 동서양의 만남 또는 충돌을 넘어 다문화가 자연스럽게 공존,공생하는 현 시대의 '코스모폴리타니즘(cosmopolitanism)'을 그려 내고자 한다.
중앙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한국화학과를 전공한 이길우는 서울,베이징,상하이,런던 등 국내외 주요도시에서 수 차례 전시를 가졌다.2005년 베이징 염황 갤러리의 성공적 전시는 이듬해 2006년 베이징의 문갤러리의 개인전으로 이어졌고,현대 중국 화단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작가 중 하나이다.한지에 향불 혹은 인두를 대고 중용의 덕을 실천하는 작가의 독특한 기법은 두바이 아트페어,ARCO'07,프라하 비엔날레 등을 통해 세계 각국의 평론가들로부터 크게 호평을 받았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주관하는 제 19회 대한민국 미술대전(2000)에서 특선을 수상, 제 14회 방글라데시 비엔날레(2010)에서 '무희자연'으로 대상(Grand Prize)을 받은 바 있다. 작가는 현재 중앙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