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 )
이재용은 시간과 시간의 간극에서 발생되는 ‘소리 없는 흔적의 움직임’을 시간의 층위를 통해 ‘시선의 기억’을 담아낸다. 그 표현방식은 동일한 공간을 찍은 다른 시간대의 사진을 겹쳐 하나의 결과물로 만들거나 동일공간의 다른 각도를 간극이 있는 시간대의 사진을 겹쳐 결과물로 만든 것인데, 쉼 없이 움직이는 동체나 멈춰있는 듯한 사물의 미묘한 움직임을 포착하여 그 순간의 기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작가는 꽃이나 곤충이나 사물, 현장 등을 담아왔으며 정미소 시리즈는 변화무쌍한 정미소와 같은 우리 주변의 현장을 포착한 사진들로, 새롭게 생성이 되거나 혹은 사라져 가는 공간들을 이미지에 담고 있다. 이처럼 이재용은 주변에 존재하는 현장 혹은 사물을 작가만의 독특한 시선과 방식으로 표현해, 익숙하지만 그 동안 놓쳐왔던 순간과 화면을 관객들이 새롭게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한 후, 동 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한 이재용작가는 2014년 갤러리EM에서의 개인전을 비롯해 1998년부터 지금까지 총 5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2015년 베를린 아시아 미술관(Museum für Asiatische Kunst) 기획전 전, 2014년 런던 델피나 파운데이션 전시와 2012년 문화역 서울 284 개관전을 포함한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해왔다. 졸업 후 영화 포스터 및 광고 작업에 주력해오던 그는 2008년부터 본격적인 작가 활동을 시작하며,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축적된 역량으로 소버린 아시안 아트 프라이즈(2012-13) 파이널리스트에 선정되었으며, 포스트-포토그래피(Robert Shore, Post-Photography: The Artist with a Camera, Laurence King, 2014)와 같은 사진 전문 서적 등에 실리는 등 해외를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선보여 오고 있다. 그의 작업은 서울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등에도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