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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나의 관심은 자연 속 존재의 생성과 소멸 그리고 실체에 관한 것들이다.
이 작업은 자작나무를 통한 존재적 의미와 생명들을 대변한다.
다양한 생명들은 환경에 의해 형태를 변화시키면서 지속적으로 그 존재의 의미를 연장하려는 태생적 본능을 가지고 있지만,
존재의 본질에 대한 실체성은 훨씬 단순한 형태를 띄고 있을 것으로 짐작한다.
나는 그 본질에 대한 표정을 다양한 것들 중 자작나무에서 바라본다.
내가 바라본 자작나무는 다른 나무의 군상들과 비교하여 형태가 특별하지도 색이 화려하지도 않다.
그러나 무채색의 깊은 생채기와 눈부신 빛은 기억들과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비늘처럼 머금고 있다.
욕망의 비움과 기억을 길게 뻗어 하늘로 길을 열고 있는 이 생채기와 빛은 진부해 보일 수 있는 표현을 통해
단순한 나무가 아닌 인지된 존재의 대상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그리고 이를 통해 생명과 순환에
대한 사유를 시작한다. 감각적 대상의 재현보다는 관념에 의해 표현된 이해의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