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는 아라리오 전속작가인 레슬리 드 차베즈의 개인전 를 2016년 3월 17일부터 2016년 5월 1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07년 아라리오갤러리 삼청, 2011년 아라리오갤러리 천안에 이어 한국에서 5년만에 선보이는 13번째 개인전으로 회화, 조각, 인스톨레이션 등을 총망라하여 17여 점이 선보일 예정이다.
마닐라에서 태어난 레슬리 드 차베즈는 사회 정치적 이슈를 역사적인 상징들과 개인의 기억으로 재구성한 대형 회화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조각과 개념적 설치작업으로도 그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그는 자신의 모국인 필리핀이 겪어왔던 문화 제국주의, 식민주의의 역사, 동시대의 삶, 정치와 종교에 관한 문제 같은 자국이 겪어왔던 굴곡진 사회적, 역사적 상황을 다루며 당대의 문제를 통찰하고 사회적, 시대적 징후를 신랄한 비유를 통해 재구성하거나 재창조하여 제시한다. 그는 예술이 사회에서 가질 수 있는 역할과 기능, 반향에 대하여 고민하며 사회에 예술을 통한 대응이야 말로 자국민을 해방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드 차베즈의 작품의 주제는 필리핀 사회의 전반에 흐르는 부정과 부패, 폭력과 위선에 대한 분노이지만 그의 작업은 단순한 비판에 그치지 않고 지극히 개인적인 세계관을 창출하고 그를 둘러싼 세계가 파편화되는 환경을 창출한다.
그는 작업방식에 있어서 특이하고 개인적인 방법을 취한다. 작업에 앞서 인터넷에서 찾은 이미지들과 직접 찍은 사진을 이용해 사진 안의 사람들과 그들의 자세를 차용해 드로잉을 제작하는데, 보통 종이가 아니라 낡은 증명서나 붓을 닦던 판자 등 주변에 있는 물건을 이용한다. 이는 표면에 기억을 담고 있는 듯 보이는 낡은 물건들에 대한 그의 관심과 연관되어 있으며, 이러한 오브제들은 그의 설치작품의 출발점이 된다.
전시제목 의 명명 배경은 고야의 와 관련이 있다. 드 차베즈는 고야의 작품이 다루는 문제는 우리시대의 문제와 비슷하며 그는 이성이라는 개념을 인간의 지도원리로 사용하고 있다고 언급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필리핀의 종교문제를 다룬 , ISIS 다에쉬의 끔찍함에 대응하는 작품인 , 그리고 토지 횡령의 문제, 권력 싸움과 폭력, 그리고 불의를 담은 등 신작 회화 작업과 더불어, 토지와 농지 개혁의 문제와 농부들과 정부 간의 갈등을 다룬 8x5m에 이르는 대형 설치작업 등 을 공개한다.
레슬리 드 차베즈는 필리핀, 중국, 한국, 싱가폴, 영국 및 스위스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싱가폴 비엔날레, 아시안 아트 비엔날레, 난징 트리엔날레, 포천 아시아 비엔날레 등 다양한 그룹전에 참여하였고, 아테네오 아트 어워드에 두 차례 수상한 바 있다. 그는 현재 비영리 대안공간인 필리피나스(Philpinas)를 운영하고 있으며, 2006년부터 현재까지 아라리오갤러리의 전속작가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