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간을 뛰어넘는 독특한 상상력과 개성 있는 색감의 회화작가로 주목 받으며 국제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공근혜갤러리 전속작가 민정연의 개인전이 오는 9월 28일부터 10월 23일까지 열린다.
민정연은 홍익대 미대를 졸업한 후 2002년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 국립예술학교에서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최근까지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다. 2006년 공근혜갤러리를 통해 국내에 첫 선을 보인 후 2006년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 출품되었던 “누에고치”와 “내 영역을 확장하다” 작품으로 전세계 컬렉터들의 주목을 받는 cutting edge 작가로 떠올랐다. 이후 뉴욕, 취리히, 런던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2012년에는 프랑스 생떼띠엔느 현대미술관에서 주최한 제 3회 메세나 청년 작가상을 수상함과 동시에 3개월간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갖는 영예를 안았다.
이번 전시는 2009년 공근혜갤러리에서 선보인 ‘불안한 아름다움’ 에 이은 7년 만의 한국 개인전이다. 프랑스에서 겪은 많은 일상의 변화들을 화폭에 담았다. 파리에서 남 프랑스로 이주를 하며 길에서 마주친 공간의 겹들과 기억의 사슬들, 자신의 내면과 외면의 공간이 서로 얽히고 만나는 연속적인 경험을 토대로 한 작품들이다. 한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1년 이상의 긴 시간을 요하는 만큼 그 동안 민정연의 전시를 기다려온 국내 팬들에게 한층 더 성숙 미가 더해진 그녀의 신작들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캔버스의 평면과 연결된 조각 설치 작품을 통해 회화 작품을 실제 공간으로 끌어 낸 독특한 입체작업을 처음으로 발표 할 예정이다. 또한 이번 전시에 소개된 작품들은 2017년 2월 7일부터 러시아 모스크바 오리엔탈 미술관에서 열리는 민정연 개인전에 연이어 선보일 예정이다.
민정연은 본인의 의식 세계를 바탕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이분법의 개념을 하나의 공간 안에 위치시켜 누구도 경험한 적이 없는 작가만의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 낸다: 풍경, 사람, 현재 또는 과거의 기억, 감정 등 주변의 일상에서 작품의 소재를 찾아 그녀의 상상과 접목시킨다. 작은 점이나 선으로 이루어진 뭔지 모를 형상들은 극 사실적으로 표현된 건축물이나 낯익은 공간에 스며들어 또 하나의 새로운 공간을 만든다. 그리고 그 공간은 분해되거나 다시 결합하는 등 무수히 변형되면서 내부와 외부의 구분은 모호해지고 각 요소들은 서로 뒤섞이거나 대립 충돌하며 의식과 무의식, 현실과 가상의 경계는 허물어진다.
작가의 섬세하고 세밀한 표현기법, 색감, 그리고 대담하고 밀도 있는 구성은 민정연 회화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작품에 역동성을 불어넣는가 하면 공간감을 한층 더 깊게 만들어 관객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아 작품 속 세계로 이끌어 그들 스스로 느끼고 공감할 수 있게 한다. 특히 파스텔 톤의 색감과 다양한 패턴은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낸다: 인간의 내면 깊이 자리하고 있는 슬픔, 외로움 등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동시에 매우 화사하면서도 차갑고 따뜻하다.
의식과 무의식,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녀의 그림은 초현실주의 회화와 많이 닮아있다. 하지만 초현실주의 회화가 사물이나 공간 등을 결합하여 사물과 공간에 대한 낯선 인식을 유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민정연은 익숙한 대상과 재현된 대상, 기하학적인 것과 유기적인 것 등 서로 비슷하거나 다른 요소들의 공존 방식에 대해 탐구해왔다. 각 사물과 사물, 공간과 공간의 연결은 관객의 시선을 사로 잡을 뿐 아니라 감성을 자극해 작품으로의 감정적 이입을 유도한다. 민정연은 최근 몇 년간 회화의 조형적인 부분을 강조한 Mixed Media 작품과 칼라 드로잉, 그리고 조각 설치에 이르는 다양한 매체로 자신의 작품 영역을 꾸준히 확장시켜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