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갤러리에서는 ‘Ashs 灰’라는 주제로 경덕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류단화 작가의 개인전을 2017년 5월 26일부터 6월 16일까지 개최한다. 작가는 경덕진의 전통적 도자 방식과 수공예로 유약을 덧입히는 기술을 활용하여 불에 탄 재의 형태를 종이처럼 얇고 날카로운 재질로 묘사한 작품을 선보인다.
도자 재료의 한계에 도전하는 류단화 작가는 ‘재’, ‘압정’과 같은 의외의 사물을 도자로 표현하고 기존의 대상과 주재료에 대한 정체성을 탈피한다. 이번 전시 작품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삶과 죽음, 존재와 멸망 혹은 열정과 침묵을 연상케 하며 이러한 모순된 개념들을 통해 자신 또는 타인의 삶을 또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또한 전통적인 도자 양식에서 나아가 도자 재료에 대한 새로운 시도와 가능성을 끊임없이 연구하며 도자의 표현 영역을 넓혀왔다. 그의 도자 작품은 물질적 속성 중에서도 금, 목, 수, 화, 토와 함께 창조된 인간과 자연이 소통하는 철학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와 동시에 중국인의 전통적인 우주관과 예술관을 내포함으로써 과거와 현대를 대변하는 문화적 산물을 표현한다.
‘Ashs 灰’시리즈는 까맣게 탄 재를 묘사하고 있다. 중국 도자의 중심지인 경덕진만의 특별한 수공 방법을 이용해, 도자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종이 장 같은 섬세하고 얇은 단면을 창조해냈다. 이는 잿더미가 공기중에 흩날리는 듯 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목단화가 피어나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표현해낸다. 가까이 다가서서 확인하기 전까지는 불에 타고 남은 잿더미인지 가을 바람에 날리는 낙엽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도자만의 특징을 뛰어 넘어 류단화 작가 본인만의 새로운 표현 영역을 창조해 냈다. 이 작품들 속에는 서로 대립된 감정들이 내포 되어있다. 이러한 모순된 감정들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인생에 대한 또 다른 시각과 깊은 사색의 시간을 제공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그의 작품 중, Pushpins 3 图钉 작품은 ‘Ashs 灰’ 시리즈와는 또 다른 재미를 보여준다. 압정의 날카로운 형태를 세라믹을 사용하여 금속 특유의 광택과 재질을 실감나게 살려 사람들의 시각에 혼란을 준다. 작가는 일상생활에서의 흔하게 볼 수 있는 사물의 크기, 재질 등의 변형을 통해 습관적 관점과 감각을 여러 각도에서 표현하고 있다.
류단화 작가의 이번 전시 ‘Ashs 灰’시리즈에서는 태움에 대한 개념을 사실적이면서도 추상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형상들은 단순히 종이가 태워진 잿더미를 재현하는 것뿐 만 아니라, 이러한 흩어진 조각들을 통해 우리의 문화와 기억의 취약함을 표현하고, 인간의 수많은 감정들과 삶의 철학에 대한 깊은 성찰이 서려 있다. 이는 관람자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내면을 돌아보게 하고 나아가 인생을 되짚어 보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류단화 작가의 작품은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한중작가도예전에서도 2017년 5월 25일부터 7월 2일까지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