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윈도우갤러리에서는 오는 5월 21일부터 6월 5일까지 성소민 작가의 첫 개인전 <새김 (Scene-graving)>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작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e)>를 비롯하여 약 11 여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작가가 느낀 낯선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목판에 조각도로 작업한 작품들을 선보일 보여줄 예정이다.
성소민 작가의 작업은 ‘비(非)-일상’의 상태에 놓이게 되는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바탕으로 한다. 일상에서 벗어나 떠난 여행에서는 익숙함이 덜어지고 낯섦이 더해져 주변의 모든 것들을 더 새롭고 예민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작가는 주로 도시의 모습이나 인류가 세운 건축물 등 사람이 사는 풍경을 주 소재로 삼는데, 이를 목판이라는 자연친화적 재료에 표현함으로써 인위를 자연과 결부시켜 오늘날의 세상과 자연의 관계를 돌아본다.
“우리는 평소 인위의 문명과 문물 속에 사는 까닭에 자연 위에 세워졌으면서도 자연을 잊고 살아간다. 어느 것이 좋고 나쁨을 논하려 하는 것은 아니나 우리가 무엇을 기반으로 하는지, 또 무엇을 이용하여 살아가는지를 생각해보면 삶 속에서 점점 거세당하는 자연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 성소민 작가노트 中 -
작가가 작품 소재로 삼는 여행지의 풍경들은 대부분 자연이 아닌 인위ㆍ작위의 건축물과 도시 경관, 혹은 자연이더라도 창문 등을 통해 보아 한 번 인위를 거친 것으로 대개 순수한 자연과는 정반대의 소재다. 그러나 그것을 표현하는 재료는 자연적인 것을 택했다. 바로 목판이다. 작가는 목판에 조각도를 이용해 형태를 표현하는데, 이는 화선지에 붓으로 그려 표현한 것보다 부정확한 이미지를 나타낸다. 선이 아닌 점으로 표현되며, 그 점들의 몇몇은 깔끔하게 몇몇은 삐죽빼죽하게 파여 화면에 나타나는 형태도 외곽이 일정하지 않다. 구상보다 반추상에 가까워진다. 이렇게 부정확하고 추상적인 모습은 작가의 기억에 기반한다. 분명 실재하는 경험으로서 기억에 각인되나 시간이 지나며 실제의 것과는 어딘가 달라지고 흐려진다. 작가는 이렇게 흐려진 기억들을 애써 다듬지 않고, 부정확하고 일부 추상적인 형태 그대로 화면에 각인한다.
첫 개인전을 통해 일상에서 벗어나 새롭게 느껴졌던 예민한 그 모든 감각들이 관객에게 여과없이 전달되어 함께 공감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