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박현주
2021.08.30
[뉴시스] 박현주
[서울=뉴시스] 이강욱, Untitled-15019,Mixed Media on Canvas, 160x250cm, 2015
‘범아일여(梵我一如)’. 만물은 하나로 같다.
이강욱 홍익대 미대교수의 작품은 드로잉에 작은 크리스탈을 붙여 제작한 세포분열 같은 작품이다. 고대 힌두 철학의 텍스트 ‘우파니샤드(Upanishads)’로부터 작업의 개념적 모티프를 찾았다.
세포가 분열되는 것 같은 작품은 이어지고 흩어지고 뭉쳐져 결국 하나의 아름다움으로 전해진다.
세포의 미시적 세계로부터 출발하여, 우주의 거시적 세계라는 역설적 개념을 회화로 구현하고 있다.조금은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지만, 작품을 보면 쉽게 이해된다. 예술가로서 우파니샤드의 ‘나는 누구인가’, ‘나의 의식은 언제부터 생겨난 것인가’, ‘물질 이상의 것이 있는가’ 등과 같은 철학적 물음에 심취한 이면을 엿볼수 있다.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그는 20대 후반 스타작가로 미술시장 주목을 받았다. '완판 행진'을 부르는 젊은 작가로 부상했지만 화려한 조명을 뒤로하고 2009년 영국 유학길에 올라 자신의 입지를 다졌다. "그린다는 행위가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나는 누구인지, 삶과 죽음 욕망과 세상과의 관계 속에서 길을 잃은 느낌이었고 회화와 추상의 본질에 더 천착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후 8년 간의 유학생활 동안 영국 첼시아트&디자인과 석사, 이스트런던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작가는 다시 승승장구했다. 국내 톱 갤러리 아라리오의 전속 작가로 발탁됐고, 홍익대학교 회화과 교수가 됐다.
후학 양성에도 작업을 게을리하지 않는 그는 매년 개인전을 열며 손맛을 잃지 않고 있다.
지난 26일부터 광주 무각사 로터스 갤러리에서 연 개인전도 자아성찰의 연장선이다. '움직이는 상(像) 변화하는 색(色) Shifting Shapes and Shades'전을 타이틀로한 전시는 공간에 대한 작가의 심화된 탐구를 엿볼 수 있다.
[서울=뉴시스] 이강욱 ‘제스처’ 시리즈
'지오메트릭 폼' 시리즈, 회화의 본질적 요소인 색과 작가의 행위성을 극대화한 '제스처' 시리즈와 미시와 거시의 세계를 대비하는 '보이지 않는 공간' 시리즈를 망라해 소개한다. 그간 작가가 추구해 온 회화에서의 조형적 탐구와, 그로부터 주제를 심화해 나가는 작업의 전 과정을 온전히 살펴볼 수 있는 전시다.
이강욱 작가는 "예향 광주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지역에서 개최하는 첫 번째 개인전이어서 의의가 있다"고 했다.
무각사 로터스 갤러리는 “이강욱 작가의 전시를 통해 초유의 팬데믹 시대에 지친 모두에게 ‘범아일여’ 우파니샤드의 깨달음이 다가가길 바라며, 예술을 통한 치유의 여정을 경험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전시는 10월 3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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