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1] 이서연
2015.04.10
[아트1] 이서연
2012, Le Chateau de Dylan,1930's vintage BYRRH AD collage work
청담동에 자리한 갤러리 엠(Gallery EM)은 오는 4월 17일부터 5월 16일까지 빈티지 디자이너이자 아티스트인 딜런 류(Dylan Ryu)의 개인전 '예기치 않은 것을 기대하다 Expect the Unexpected'를 개최한다.
전시제목이 암시하듯 작가는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보았을 때는 평범해 보였던 빈티지 재료들을 한데 모아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아름다움을 생성해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각기 다른 시대와 장소에 흩어져 있던 재료들을 수집하고 조합하여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키는 딜런 류 특유의 작품세계를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주목해볼 것은 딜런 류 작가가 새롭게 선보이는 시리즈 빈티지 콜라주이다. 이 작업은 비르(BYRRH), 샤넬 (Chanel), 그리고 에르메스(Hermes)세 개 브랜드의 빈티지 잡지 광고와 빈티지 테이프, 금속 스탬핑, 악어가죽 등의 장식을 조합하여 만들어 낸 것이다.
2012, Le Chateau de Dylan,1930's vintage BYRRH AD collage work
빈티지 콜라주 시리즈에 쓰인 브랜드 중비르는 레드와인에 키니네가 들어간 토닉 워터를 섞어 만든 프랑스산 아페리티프로 1866년에 처음 출시돼 20세기 초반에 인기를 끌었으며, 당시 유명 아티스트들의 그림을 광고지와 라벨에 사용했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조르주레오넥(George Leonnec)이 작업한 광고 시리즈는 당시 문화의 중심이었던 파리에 대한 동경을 심어주는 것으로 유명했다.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말의 샤넬 향수 광고는 흑백의 모던하고 세련된 편집이 특징으로 주로 당시 발매된 <플레이보이(Playboy)> 잡지에서 발췌한 것이라고 한다. 그 당시 향수는 남성이 여성에게 구애할때 선물로서 인기가 있었기 때문에 여성 잡지보다는 주로 남자들이 즐겨보는 잡지에 광고가 실렸기 때문이다.
2014, La Tricolore - 1932 vintage Hermes AD collage work
딜런 류가 새롭게 해석한 에르메스의 빈티지 광고는 대체로1920년대 후반부터 1930년대 후반 드래거(Draeger)라는 아티스트의 일러스트를 사용해 제작된 것들로, 사진으로 착각할 정도로 정교한 일러스트와 광고 하단에 아티스트의 이름이 들어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에르메스 로고의 다채로운 변형을 관찰하는 것도 또 하나의 흥미거리이다.지극히 프랑스적인 세 개 브랜드의 빈티지 광고들과 파리에서 발견한 1950년대의 빈티지 테이프, 뉴욕과 브루클린에서 구입한 1980년대 금속 스탬핑 그리고 파리 가죽장인의 공방에서 발견한 악어가죽의 재조합으로 흩어져있던 20세기의 기억들이 2015년 서울에서 새로운 얼굴을 갖게 된다.
2015, Nouveau voyageur - 1930's vintage armchair with 1970's vintage dior jacquard fabric and vintage lace work
오래된 것의 가치를 알아보고 이를 재해석하는 빈티지 커넥터 딜런 류의 이번 개인전에서는 작가의 신작 콜라주 시리즈와 대표작 빈티지백 디자인 시리즈, 그리고 램프와 가구를 이용한 콜라보레이션 오브제작품까지 총50여점이 선보일 예정이다. 흩어져 있던 오브제들의 시공간을 초월한 만남이 가져다 주는 뜻밖의 아름다움은, 디지털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시간여행으로의 초대가 될 것이다.
015, Joyful Volunteer, Early 2000's vintage Chanel bag with vintage embellishment work
오래된 물건을 만난다는 것은 단순한 사물이 아닌 그 시절의 향수와 히스토리를 함께 만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우리가 살아보지 못한 시대와 장소를 경험해보는 것이다. -작가 노트 中
전시 오프닝날인 4월 17일 오후 6시,빈티지 가방에 새로운 삶을 불어넣는 딜런 류 작가가 한땀한땀의 과정을 시연하는 특별 퍼포먼스가 준비되어 있다.
딜런 류는 대학에서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고 Renoma, Club Monaco, Thursday Island 등의 브랜드에서 디자이너로 활동을 하다가 뉴욕으로 이주하여 패션 매거진 Marie Claire 의 프리랜스 에디터, 패션 브랜드의 디자인 컨설턴트, 서미 앤 투스 갤러리의 쥬얼리 바이어로 일해오다 2005년부터 " History by Dylan" 이라는 이름으로 빈티지 백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다. 빈티지 백에 파리, 뉴욕, 런던 등지의 플리마켓과 앤틱 경매에서 찾아낸 빈티지 재료를 결합하여 오래된 재료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그녀의 백에는 백마다 각각 고유의 이름이 있고 가방 안에는 가방을 만든 재료의 출처, 년도가 쓰여있는 "히스토리 레터"가 함께한다. 그녀의 작업은 서울, 도쿄, 파리의 갤러리에서 전시를 통해 대중에게 선보여 졌고, 홍콩, 싱가포르, 자카르타, 타이완, 서울, 일본, 파리의 편집매장들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제공ㅣ갤러리 엠(Gallery 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