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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멕시코 국민 영웅을 하이힐 신은 나체로…화가는 "여성성이 어때서"

2019.12.12

[뉴스1] 권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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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유족과 농민들 거센 반발 이어져

멕시코시티 예술궁에 전시중인 벌거벗은 사파타 그림. © AFP=뉴스1

1910~17년 멕시코 혁명을 이끈 영웅을 게이처럼 묘사한 미술품의 전시를 둘러싸고 유족들과 그를 영웅시하는 농민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폭스뉴스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지만 그림을 그린 작가는 '여성성이 어떠냐'며 반박하고 나섰다.

10일 각지에서 깃발을 들고 모인 농민들은 그림이 전시된 멕시코의 국립미술관이라 할 멕시코시티 예술궁을 봉쇄했다. 그림은 멕시코의 토지개혁가이자 혁명 당시 농민군을 이끌었던 에밀리아노 사파타를 담고 있다.

그림에서 사파타는 말을 타고 있는 모습인데 분홍색 모자와 하이힐을 빼고는 몸에 걸친 것이 없다. 보통 총을 매고 탄약벨트를 한 마초적인 모습으로 묘사되어온 그의 모습과는 딴판으로, 야릇한 포즈가 '핀업 걸'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사파타의 손자인 호르헤 사파타 곤잘레스는 "우리는 이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그림을 내리지 않으면 소송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친척인 우리가 보기에 이것은 우리 장군(사파타)의 모습을 폄하하고, 그를 게이로 묘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10일 전시가 시작되며 예술궁 앞에서는 '전시를 중단하라'는 사파타 지지자들의 격렬한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성적 다양성을 주장하는 다른 단체는 맞불 집회를 열면서 서로 충돌도 빚었다.

작가인 파비안 차이레즈는 현지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파타가 항상 전형적인 남성적 이미지로 그려져서 여성판 전쟁 영웅을 그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사바타가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부스스한 콧수염과 멕시코 남자 복장, 칼과 총으로 무장한 모습으로 묘사되었기에 이 작품을 그렸다는 설명이다. "여성성, 인종 또는 사회적 지위가 모욕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그렸다는 말도 이어졌다.

작품은 예술궁에서 열리고 있는 사파타 사후 100주년 기념 전시회의 일부분으로, '혁명'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작가는 "혁명은 자유와 존엄성을 지지하는 것이기에 사바타가 살아있었다면 내 편이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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