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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brief이번엔 사람을 목매달았다...한효석 '불평등의 균형'

2018.10.11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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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번식을 위한 어미돼지' 매달아 화제
4년만에 실제 사람 뜬 '인체 시리즈' 전시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18세 미만 관람 안돼

【서울=뉴시스】 한효석, 불평등의 균형(누가 이 아름다운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었는가!), 2017-18, 합성수지, 177x130x37cm

'엽기 작가' 한효석(45·인천대학교 조형예술학부 교수)이 이번엔 사람을 매달았다.

2014년 진짜처럼 보이는 돼지(번식을 위한 어미돼지)를 매달아 충격을 선사한 작가다. 당시 임산부와 심신 미약자는 볼수 없던 전시는 이번에는 18세미만은 관람할수 없게 했다.

혐오스럽고 끔찍한 작품을 선보이는 한효석 개인전이 서울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대표 이동재)에서 11일부터 연다. 이번 전시는 어쩌면 작가보다 갤러리스트의 용기가 더 돋보인다. 상업화랑에서 이런 전시를 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4년전 전시는 충격과 파격으로 작가의 이름세를 업그레이드했지만, 갤러리 입장에서는 '공갈빵 같은 전시'였다. 관람객들의 입소문으로 전시가 회자는 됐지만 가장 중요한 이슈인 판매까지 직결되지는 않았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스트 입장에서 만회할수 있을까?

진짜 사람을 뜬 입체 조각은 적나라하다. 슈퍼맨도 입는 팬츠 조차 걸치지 않은 조각들은 성기를 그대로 드러낸채 대롱대롱 매달려있다. 마치 교수형을 당한 것 같은 장면이다.

저울추처럼 인체를 공중에 매단 작품 '불평등의 균형' 시리즈로 '누가 이 아름다운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었는가!'라는 제목을 달았다.

평택미군기지에 근무하는 미군병사인 백인과 흑인을 모델로 한 작품이다. 작가는 이들의 신체를 캐스팅한 후, 긴 막대 끝에 밧줄로 매달아놓았다. 어두운 전시장속 조명에 카다랗게 드러나는 그림자가 더 공포감을 가미한다.

작가는 "실제로 백인의 신체에는 흑인 피부의 색을, 흑인의 신체에는 백인 피부의 색을 칠함으로써 피부색에 따른 인종 차별의 문제를 상기시키려 했다"고 전했다.

작가는 그 동안 자본과 권력, 인종, 생명 등에 관한 문제를 다루며 사회 구조적 현상과 모순을 극사실 회화와 설치 조각으로 표현해왔다. 특히 얼굴 가죽을 벗겨 '살고기같은 얼굴그림'으로 충격적이고 강렬한 존재감을 각인했다. 백인이든 흑인이든 황인이든 모든 사람은 똑같다는 메시지였다. "사람의 얼굴 껍질을 5㎜만 벗겨 내면 똑같은 고깃덩이"이라는 의미였다,

혐오스럽지만 강한 메시지와 독창적인 작품의 차별화로 국내미술계보다 해외미술계에서 러브콜이 이어져 영국 사치갤러리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덴마크 ROS 갤러리에서 전시했다.

이번 전시에 나온 인체 조각 작품들은 국내 각종 비엔날레에 미리 선보인 작품으로 2~4년간 꾸준히 섬세한 작업으로 완성했다.

작가는 "관람객들이 전시를 보고 불편함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했다. 동시대는 여전한 인종차별과 더불어 난민문제까지 부상하고 있다. 작가는 전세계 사회 곳곳에 어긋남과 균열의 흔적을 상징적으로 표현해 이 시대의 초상을 충격적으로 보여주고 있다.자신의 작품이 세상을 바꿀 수 없지만, 세상을 바꿔가는 인간의 가치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다는 바람이다.

이미 세상은 더 센 충격과 공포 이미지를 쏟아내고 있기 때문일까. 사람을 뜬 이번 전시는 이전 작품과는 충격과 파격이 덜한 감도 있다. 하이퍼 극사실화 '고깃덩어리 회화'와 달리 이번 전시에는 붓질의 흔적만 남긴 것 같은 '완벽한 추상 Absolute abstraction'시리즈도 새로 내놓아 '한효석 전시가 맞나?' 할 정도다. 11월18일까지.

【서울=뉴시스】 고깃덩어리 얼굴 그림으로 주목받은 한효석 작가가 4년만에 새롭게 내놓은 회화 '완벽한 추상'이 서울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 1층에 전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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