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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프리즈·키아프 서울에 7만명 다녀갔다…'성과'와 '과제' 동시에 남겨

2022.09.07

[뉴스1] 김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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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억으로 '실속' 챙긴 프리즈 vs 수백억으로 '선전한' 키아프
한국, 성숙한 미술 시장 가지려면 '시간' 필요

2일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프리즈 서울' 과 '키아프 서울' 전시장에 관람객들이 모여들고 있다. 2022.9.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아시아에서 첫 번째로 열린 프리즈(Frieze) 서울과 함께 열린 키아프(KIAF·한국국제아트페어) 서울이 각각 지난 5일과 6일 막을 내린 가운데 행사 기간 중 총 7만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작품 판매 또한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세계 3대 아트페어 중 하나로 꼽히는 영국의 프리즈는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프리즈 서울을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3층 C, D홀에서 열었다. 국내 최대 아트페어인 한국화랑협회 주최의 키아프 서울도 2일부터 6일까지 코엑스 1층 A, B홀 및 그랜드볼룸에서 펼쳐졌다.

프리즈 서울은 다수의 갤러리, 기관, 비영리단체, 예술 후원자, 작가들이 모여 한국 미술계의 깊이와 폭을 보여줬다. 프리즈 서울은 아시아에서는 첫 번째이자 프리즈 LA, 프리즈 뉴욕, 프리즈 런던, 프리즈 마스터스에 이은 다섯 번째 프리즈 아트페어였다.

키아프는 갤러리 본연의 역할과 기능에 충실한 갤러리들의 참여와 토크 프로그램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통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또한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려는 다양한 시도를 보여주며 활력있는 갤러리들을 찾는 관객들에게 다양함을 선사했다.

출품된 작품들만큼이나 관심을 모았던 총 판매실적에 대해서는 프리즈 서울와 키아프 서울 양측에서 모두 공식적인 집계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일부 갤러리들의 매출은 알려졌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프리즈 서울은 수천억원대의 거래가 이루어져 프리즈 뉴욕이나 프리즈 LA를 능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키아프 서울 올해 판매액은 당초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지난해 실적인 650억원을 넘겨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보인다.

2일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프리즈 서울'에서 관람객들이 작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2022.9.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 실속 챙긴 프리즈 서울

참여한 갤러리 중에는 작품을 모두 판매 완료한 부스들이 속속 등장했다. 하우저앤워스 갤러리의 경우 조지 콘도의 작품이 38억6000만원, 마크 브래드포드의 작품이 24억8000만원에 각각 판매됐다. 라쉬드 존슨의 작품은 7억5800만원에 일본 사립박물관이 구매했다.

슈프리트 마거스는 조지 콘도의 스마일링 프로필을 21억3820만원에 판매했다. 리슨 갤러리는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을 12억3118만원에 팔았다. 스테판 프리드먼 갤러리는 데보라 로버츠의 작품을 2억7590만에 판매했다.

제이슨 함 갤러리는 우르스 피셔의 작품 ‘프로블룸 페인팅’(Problem Painting)을 16억5500만원에 팔았고. 사라 휴거의 회화 작품을 4억 2760만원에, 카렌킬림닉의 회화 작품을 1억5174만원에 판매했다.

타데우스 로팍도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작품이 16억3785만원에, 안토니 곰리의 작품은 7억 9400만원에 각각 구매자의 손에 쥐어졌다. 자비에르 위프켄스는 5억1700만원~6억5500만원에 가격이 책정된 스털링 루비의 그림이 프리뷰 당일 완판됐다.

국제갤러리의 박서보 단색화 그림이 6억7500만원~7억5800만원, 하종현의 작품은 4억8000만원~5억5000만원, 양혜규의 작품은 3800만원~4500만원, 알렉산더 칼더의 작품은 3억4400만원~4억1300만원에 각각 판매됐다.

페이스 갤러리는 2.4미터 높이의 애덤 펜들턴의 회화 작품의 6억5520만원에 매튜 데이 잭슨의 신작 2점이 각각 2억4141만원과 2억692만원에 팔렸고, 마리나 페레즈 시모아의 회화 작품은 1억7243만원에 한국 기관에 판매됐다.

갤러리 현대 또한 박현기와 이승택의 작품이 국내외 기관 및 개인 고객에게 11억원 상당 팔렸다.

프리즈 서울의 디렉터 패트릭 리는 "프리즈는 페어 현장과 도시 전역에서 매우 환상적인 한 주를 보냈다"며 "공동으로 주최한 키아프 서울에도 감사를 드리며 이미 2023년의 복귀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참여 갤러리들의 반응도 대체로 호평이었다. 자비에르 위프켄스(자비에르 위프켄스, 창립자)는 "한국의 많은 새로운 컬렉터들과 기관 큐레이터 및 감독들을 만났다"며 "그들은 매우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우리는 내년에 다시 돌아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키아프 서울'에서 관람객들이 작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2022.9.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 선전한 키아프 서울

키아프는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와의 동반 개최하는 기회와 부담을 동시에 감행했지만, 나름대로 한국 미술의 대중적 관심 확대와 한국 작가들의 활발한 국제무대 진출 가능성의 씨앗을 뿌리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키아프 서울에 참여한 갤러리들은 특히 큐레이터들의 관람객 응대가 돋보였다. 작품에 관심을 보이는 관객이 있으면 작품 하나라도 더 설명해주려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또한, 하루 먼저 SETEC에서 열렸던 키아프 플러스에는 11개 국가 및 지역에서 73개의 젊은 갤러리와 작가들이 함께했다.

작품 판매도 순조로웠다. 갤러리현대의 판매금액은 총 42억으로, 이반 나바(Iván Navarro)로, 김성윤, 이강승, 김창열, 이건용, 이슬기 작가의 작품은 모두 완판됐다. 정상화 3점은 25억원에, 마티 브라운, 유근택, 이강소, 이우환, 이승택, 정주영, 케니 샤프 등 페어에 출품된 모든 작가의 작품이 2점 이상씩 판매됐다.

국제갤러리는 5억원대 하종현 작가의 작품 3점을 비롯하여 강서경 작가의 1억원대 2점, 최근 서울시립에서 개인전을 한 장 미셸 오토니엘 작품까지 팔려나갔다. 학고재 갤러리의 김재영 작가의 도넛 작품은 올해도 큰 인기를 끌며 20작품 이상이 판매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표갤러리에서는 1억원 상당의 박선기 작가의 작품이 팔렸다. 갤러리 에스피는 총 4억원 가량의 이재헌 작가의 작품 2점과 다양한 가격대의 10개 작품 이상이 팔렸다. 갤러리 가이아의 김명진 작가 작품 12점 역시 모두 완판됐다.

해외 유명 갤러리 역시 판매 실적을 올렸다. 페레스 프로젝트는 페루 화가 파올로 살바도르 작가의 1점을 익명의 국내 미술관에 판매했으며, 마크2의 출품작 8점이 모두 판매됐다. 이 외에도 참여한 작가의 작품을 웨이팅 리스트에 올릴 정도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보였다.

솔로 부스로 참여한 메이크룸의 유귀미 작가의 작품 역시 완판했고, 탕 컨템포러리는 총 7억원 이상의 작품 판매액을 알렸다.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악셀 베르보르트의 김수자 작가 작품은 관람객의 뜨거운 반응을 보이며 아주 중요한 작가로 소개되었으며 익명의 공공 기관에 추가되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키아프 서울에 참여한 국내외 갤러리들은 대부분 한국 관람객들의 미술에 대한 높은 관심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표갤러리의 표미선 대표는 "키아프 2022을 통해 한국 사람들의 작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것을 실감했다”며 “특히 MZ세대 고객들이 증가하며 젊은 콜렉터가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프리즈 서울'에서 관람객들이 작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2022.9.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 의미와 과제는

단군 이래 최대 미술 행사라는 프리즈와 키아프 동시 개최에 미술계는 물론 국내가 들썩였으며 세계적인 관심도 모았다.

로이터통신은 프리즈가 서울에서 아시아에 데뷔한다는 소식을 전하며 UBS와 아트바젤 마켓 리포트를 인용해 한국이 지난해 독일을 제치고 세계에서 5번째로 큰 미술 시장이 됐다고 전했다.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국제 아트페어 종 하나이기도 한 키아프 서울은 17개 국가 및 지역에서 164개 갤러리가 참가, 한국 미술계와 글로벌 아트마켓을 연결함은 물론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 아트페어로서의 위상을 굳혔다. 또한 키아프 서울이 세계적 국제 아트페어인 프리즈와 어깨를 나란히 함으로써, 국내 잔치에 그치지 않고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리며 한국 미술의 해외 진출에 힘을 보탰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전문가들은 프리즈가 이번 프리즈 서울을 개최, 한국을 통한 아시아 데뷔에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이고 키아프 서울 역시 유의미한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처럼 큰 행사를 치렀다고 해서 한국 미술의 위상이 단번에 올라가는 것은 아니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월드컵을 치렀다고 해서 세계 축구 순위가 급상승하는 것이 아닌 것과 같다는 논리다.

관객들이 상대적으로 프리즈 서울 쪽에 많이 몰렸다는 점과 프리즈 '낙수효과'를 기대했던 작품 판매실적도 예상보다는 크게 못 미쳤다는 점에선 "재주는 키아프가 부리고 실속은 프리즈가 챙겼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달 22일 황달성 한국화랑협회 회장은 키아프 서울 및 프리즈 서울 개막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키아프 서울 매출이 지난해 650억원보다 3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미술계가 이번 행사들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하며 더 성숙해진 미술시장으로 다가서고 문화적 위상이 높아지는 것은 분명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내실을 기하기 위해서는 작가들의 창작 활동은 물론 대중의 관심, 갤러리들의 노력, 정부의 지원, 꾸준한 국제 교류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주장 역시 제기되고 있다.

프란시스 벨린 크리스티 아시아 지역 총괄 사장은 지난 2일 서울 청담동 신세계 분더샵 크리스티 전시 프리뷰에서 "뉴욕과 런던도 세계 예술의 중심지가 되는 데 수십 년이 걸렸다"며 "한국 미술시장은 이미 많은 것을 갖추고 있지만,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프리즈와 키아프는 이번 행사를 포함, 추후 5년간 서울에서 공동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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