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인터뷰]크리스티 'MZ 부사장' 재키 호 "MZ 컬렉터 급증...요즘엔 소셜미디어 마케팅 강화 필수"

2022.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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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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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선보인 출품작은 미술관급 수준의 작품들이다. 물론 매우 훌륭한 결과가 예상된다."

30일 크리스티 홍콩 20세기 및 21세기 이브닝 경매를 앞두고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만난 재키호 크리스티 홍콩 부사장은 자신감과 자부심이 넘쳤다. 30대 초반의 앳된 모습과는 달리 그의 직함은 거창하다. 크리스티 아시아 태평양 20세기 및 21세기 미술 부서 이브닝 경매 헤드 및 부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경매도 진행하고 회사 전반을 관리하는 고위급 임원이다.

재키 호 부사장이 크리스티에 등장하면서 매출실적이 승승장구세다. 그가 부각된 건 지난해 3월 홍콩에서 선보인 '낙서 화가' 장 미쉘 바스키아(1960~1988)의 ‘Warrior(전사)’를 한화 약 472억(323,600,000 홍콩 달러)에 팔아치우면서다. 당시 바스키아의 '전사'는 역대 아시아 경매 시장에서 최고 낙찰가를 경신함과 동시에 재키 호의 이름도 빛이 났다.

"낙찰됐을때 그때 기분은 물론 매우 좋았죠. 미술 시장은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건재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고, 미술과 거래 등은 지속된다는 메시지를 주는 경험이었습니다."

그는 "당시는 특별히 재밌었던 시즌이었는데, 바스키아를 보고 배웠던 많은 젊은 작가들을 소개했던 경매였기도 했고, 또 피카소 그림과 함께 선보였었는데, 바스키아가 80년대에 피카소로부터 영감을 받아서 작업을 했던 연관성이라던지, 피카소와의 나이 차이 등을 무색하게 만든 배움을 느꼈던 연결고리 등을 엿볼 수 있었다"며 "나이와 국적 등의 배경을 막론하고 미술이 지닌 다양한 차원을 느낄 수 있었던 경매였었다"고 돌아봤다.

그의 리더십으로 크리스티는 아시아 및 서양 근현대 미술가들의 경매 기록을 세우며 경매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그의 활약으로 지난 2021년 상반기 경매를 통해 15억 9000만 홍콩 달러(당시 환율 한화 약 2291억 원)이라는 크리스티 아시아 이브닝 경매 역대 최고 낙찰 총액을 달성했다.

재키호는 크리스티와 경쟁사인 소더비에서도 근무한 이력이 있다. 2010년 크리스티에서 미술 일을 시작했다가 소더비로 옮겨 아시아 20세기 및 동시대 미술 부서 헤드를 역임했다. 이후 2019년 12월 초 크리스티에 다시 합류했다.

다시 입사한 그는 '크리스티 맨'으로 자부심이 강했다. "크리스티는 컬렉터에 초점을 맞추는 서비스를 제공을 한다"며 자신이 맡은 "20/21세기 부서는 한 가족처럼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재키 호 부사장은 "크리스티의 컬렉터 관리는 피카소 같은 고전 미술, 현대 미술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한 팀에서 다 맡아서 도와드리기 때문에 고객들은 종교적인 느낌과 케어 받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며 "미술에는 경계가 없다고 여기는 크리스티의 비전에 끌려서 다시 오게 되었다"고했다.

그러면서 크리스티 경매의 특별함을 이렇게 전했다. "예를 들어 이우환을 좋아하는 컬렉터가 와서 자오우키를 볼 수도 있는 거고 김환기를 좋아하게 될 수도 있는 것이고 더 뒤로는 드쿠닝에게 끌릴 수도 있고 그런 식으로 경계가 허물어집니다. 미술 시장의 트렌드 자체가 수작을 쫓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국적이라던지 장르, 시대 등의 요소가 의미가 없어집니다. 특히 크리스티 홍콩의 경우 동서양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경매 현장에서 아시아 전화 응찰자들과 미국에 있는 전화 응찰자들 간의 경합이 아주 치열합니다."

MZ 부사장 덕분에 크리스티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미술시장 흐름을 트렌디하게 잇고 있다. 그는 "코로나 시대와 함께 놀랍게도 새로운 밀레니얼 세대 구매자들의 증가를 목격했다"며 "신규 구매자들의 34%가 밀레니얼 세대"라고 밝혔다.

"밀레니얼 구매자들은 최신 기술에 능하고 정보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탐구합니다."

그는 "인스타그램, 위챗, 그리고 RED 등의 소셜 미디어가 다양해지면서 그들은 전자 기기와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면서 "크리스티는 이러한 밀레니얼 세대들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도록 디지털 및 소셜 미디어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티 글로벌 온라인 경매에 참여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 밀레니얼 세대 구매자들의 기여도는 2019년 상반기의 31%와 대비해 2022년 상반기에는 40%에 도달했습니다. 소셜 미디어 응찰과 실시간 경매 관람 및 참여가 가능한 위챗 미니 프로그램, RED, 위챗 채널, 웨이보, 일본과 한국을 포함한 인스타그램 페이지를 운영하죠. 또 리스티 라이브를 통한 현장 경매 참여, 현장 경매와 동시에 진행되는 온라인 경매까지 혼합된 경매에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습니다."

크리스티는 실제로 글로벌 구매자들의 홍콩 경매 참여를 돕기 위한 뉴욕과 런던에 세워진 보조 경매장과 실시간 온라인 생중계 수단을 이용하며 웹사이트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다. 봄 시즌 경매는 800만명이 뷰잉했다.

그가 진행하는 이브닝 경매와 데이 경매는 크리스티 홍콩 경매의 하이라이트다. 이브닝 경매는 데이 경매보다 수준 높은 가치의 마스터피스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번 시즌 이브닝 경매에서는 야요이 쿠사마, 요시토모 나라부터 조지 콘도까지 동서양을 넘나드는 저명한 작가들의 걸작들을 경매에 올린다. 또 아시아 지역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포스트-밀레니엄 이브닝 경매로 니콜라스 파트부터 에이버리 싱어까지 떠오르는 신진 작가들을 아우르는 판매를 펼친다.

중국 근대 미술을 대표하는 산유의 매화 (Potted Prunus)가 한화 약 144억~169억, 조안 미첼의 '무제(Untitled)'가 한화 약 135억~203억 원에 아시아 경매에서 최초로 선보인다. 또 조지콘도의 인위적인 사실주의 시리즈 작품이 54억 4896만 원, 아드리안 게니의 '퇴폐 미술(귀에 붕대를 감은 빈센트 반 고흐로서의 자화상)'이 한화 약 81억~115억 등이 이번 경매 대표작으로 선보였다. 한국작가 이성자의 '무제'가 한화 약 2억 2136만 원에 출품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30일 진행되는 두 개의 20/21세기 이브닝 경매는 총 71개 작품으로 낮은 추정가 총합이 8억 1700만 홍콩달러(한화 약1380억8117만 원)이다. 12월 1일 여는 세 개의 20/21세기 데이 경매는 총 205개 작품으로 낮은 추정가 총합이 1억 2500만 홍콩달러(한화 약 211억3000만 원)이다.

데이 경매는 신진 작가들에 대한 증가하는 수요를 반영하고 다양한 지역, 장르, 매체를 아우른다. 이번 경매에는 20세기 거장인 마르크 샤갈 단독 경매를 진행한다. 작가 재단에서 소장하던 작품들로 경매에 공개된 적 없는 작품들이다. 글로벌 경매 시리즈의 일환으로, 지난 6월 크리스티 런던에서 낙찰률 100%를 기록했다.

재키 호 부사장은 향후 아시아 시장 전망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2022년 봄 20세기 및 21세기 미술품 경매는 아시아 지역 동 카테고리 경매에서 2번째로 높은 기록 (18억1000만 USD)을 달성했다"며 "이는 이 부문이 여전히 수요와 관심이 높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자신했다.

현재 중국 미술시장이 주춤하고 있는 분위기와 관련 그는 "좋은 작품이 좋은 가격에 팔리는 것이 정상적이고 비교적 덜 중요한 작품이 비싼 가격에 팔리는 등의 현상은 사실 시장이 건강하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에 현재 중국 현대 미술 시장은 많이 성숙하고 안정화 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시장이 슬로우 다운 한다고 느껴질 순 있지만 실제로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예술시장이라는 곳이 원래 업다운이 있기 때문에 현재 중국 현대 미술 시장은 많이 성숙해지고 안정화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마켓에서 A+급의 수작들이 나와서 많이 팔렸고 그 후의 작품들 모두 동일선상의 가격에 판매되는 것이 아니라 그에 걸맞는 가격들에 판매되는 것은 너무 당연한 현상입다. 94년도나 95년도, 96년도 이 때가 베니스의 해인데 이 때의 작품들을 많이 찾고 그 당시의 작품들이 수작인데 항상 많이 공급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장이 슬로우 다운 한다고 느껴질 순 있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습니다."

그는 "아시아 미술 시장의 생태계를 보면 갤러리, 미술관, 컬렉터, 경매 회사 등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미술관도 그렇고 미술관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 등의 수준도 굉장히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특히 M+ 같은 경우 세계적인 큐레이터를 모셔서 전시를 하고 다양한 국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빌려와 전시를 구성하기도 하여 아시아 전반적으로 미술관 프로그램의 수준도 너무나 높아졌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현대 미술 중에서도 수작들이 미술관에 많이 소장되기도 합니다."

MZ 부사장으로 젊은 열정으로 무장한 그는 날렵해보였다. "원래 코로나 전에는 거의 매 주 출장을 다녔어요. 코로나 사태 후 1년에 세 번 정도 출장을 다녀왔는데 아마 내년에는 2~3주에 한 번씩 출장을 다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중국, 한국, 동남아시아, 인디아 등의 광범위한 지역을 아우르는 폭넓은 작품들과 더불어 아시아 관객들에게 명성 있는 서양 작가들을 동시에 소개하기가 제 임무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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