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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안부 전화 하지 마라"...박서보 화백, 폐암 3기 판정

2023.02.23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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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단색화 대가 박서보 화백, 2021.09.15. [email protected]

"다시 한번 부탁하건대 안부 전화하지 마라. 나는 캔버스에 한 줄이라도 더 긋고 싶다."

한국 단색화 거장 박서보(92)화백이 23일 페이스북에 “폐암 3기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식을 듣고 놀라서 연락하려는 사람들 많을 거다. 하지 마라. 내게는 이제 그 시간이 아깝다. 지금 나는 어느 때보다 평온하고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며 담담한 심경을 전했다.

박 화백은 “굳이 범인을 꼽자면 담배일 것”이라며 “평생 담배를 물고 살았다. 그러다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고서야 끊었다"고 고백했다. "내 나이 아흔둘, 당장 죽어도 장수했다는 소리를 들을 텐데 선물처럼 주어진 시간이라 생각한다. 작업에 전념하며 더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낼 것”이라며 "내 소식은 앞으로 이렇게 간간이 전하겠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박서보 기지재단 건물 전경.

박 화백은 홍익대 미대 서양화과 출신으로 홍익대 교수, 학장, 한국미협 이사장을 역임한 교육자이자 행정가로 한국 추상미술을 개척하고 이끌어왔다. 팔순의 나이에 '단색화 거장'으로 등극했다. 이중섭·박수근·김환기 등 '죽은 유명 화가'와 달리 '생존 작가로서 유명 화가'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2021년 금관문화훈장을 수훈했고, 세계적 명품 회사 루이비통과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수행하듯 반복해서 선을 긋는 '묘법(描法·Ecriture)' 연작이 대표작이다. ''장르가 박서보'라 할 정도로 독보적인 단색화 작품으로 국내외에서 호평 받고 있다. 묘법' 최고가는 6억5000만 원으로 지난해 6월 K옥션에서 낙찰됐다.

박서보 〈Écriture (描法) No. 080916〉 2008 Mixed media with Korean hanji paper on canvas130 x 165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박서보 스튜디오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재판매 및 DB 금지

60여년 간 이어온 단색화 그림에 자부심이 강하다. 그는 NFT 열풍속에도 "내 그림 자체가 대체불가능한 것"이라며 "누구도 내 작품 이미지를 NFT(Non fungible Token·대체불가능토큰)라는 이름의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는 없다. 내 작품이 디지털의 형식으로 상업적으로 거래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거장 화가로서 선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자신의 이름을 딴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을 제정, 10만 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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