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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스페인에서 또 엉터리 그림복원 '참사'…17세기 성모화 훼손

2020.06.24

[뉴시스] 오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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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스페인 저명화가 무리요의 작품

스페인에서 또다시 엉터리 그림복원 참사가 터졌다.

지난 2012년 스페인의 한 시골마을에서 아마추어 할머니 화가가 성당의 예수벽화를 복원하려다 '사상 최악의 예술품 훼손' 사건으로 충격과 화제를 모은지 8년만에 비슷한 일이 벌어진 것.

2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유로파프레스에 따르면, 문제의 그림은 17세기 스페인 화가 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의 그림 '성모잉태'화이다. 성모 마리아가 성령으로 예수를 잉태하는 모습을 그린 아름다운 작품이다.

스페인 발렌시아의 한 수집가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이 그림에 묻은 세월의 때를 벗겨야겠다고 생각하고, 어이없게도 회화 복원 전문지식이 없는 한 가구복원가에게 그림을 맡겼다.

그러나 세월의 때 뿐만 아니라 그림까지 거의 다 지워져 버리는 참사가 발생했고, 가구복원가가 그림을 복원한답시고 덧칠하는 바람에 성모마리아의 아름다운 얼굴은 온데간데없고 우스꽝러운 모습이 돼버리고 말했다. 유로프레스에 따르면 깜짝놀란 그림 소유주는 뒤늦게 전문가를 찾아 복원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과연 복원이 가능한지는 미지수이다.

갈리시아문화재복원학교의 교수인 페르난도 카레라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스페인에서 이런 일이 생각보다 자주 일어나고 있다면서, 스페인 법률에 따르면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도 예술품 복원에 참여할 수있는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약국에서 약을 팔려면 약사 자격증이 있어야 하지 않냐며'며 무자격자들이 복원이란 이름으로 저지르는 예술품 파괴를 개탄했다. 따라서 이런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복원에 관한 법적 규정을 강화해야한다는 것이다.

【보르하=AP/뉴시스】스페인 북부 보르하에 있는 한 교회에 20세기 예수 벽화 에코 호모가 세실리아 히메네스(80) 할머니에 의해 복원되기 전(왼쪽)과 후를 합성한 사진. 할머니의 복원작업이 지난 8월23일 스페인 전역에 보도되고 인터넷의 화제가 됐다. 할머니가 그 벽화로 교회의 관람수입이 늘자 교회에 관광수입 일부를 로열티로 달라고 요구했다고 영국 언론 스카이뉴스가 20일(현지시간) 스페인 현지 일간 엘코레오 인터넷판을 인용, 보도했다.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미술품 복원 대참사는 스페인 보르하마을에서 일어난 '에케 호모' 벽화이다. 이곳에는 16세기에 지어진 작은 성당이 있는데, 1930년대에 엘리시아 가르시아 마르케스란 이름의 화가가 프레스코화로 예수의 얼굴을 그린 벽화 '에케 호모'를 이곳에 헌납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그림의 일부분이 떨어져 나가는 등 훼손되자, 주민 중 한 사람인 세실리아 히메네스 할머니가 복원하겠다고 나서서 오히려 그림을 망쳐놓았다.

마치 원숭이처럼 변해버린 예수화에 많은 주민들은 충격을 받았지만, 오히려 입소문을 타면서 그림을 보겠다고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작은 시골마을은 인기관광지가 되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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