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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손가락으로 일군 일출과 일몰…박영남 화백의 자유

2022.08.24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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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아트 나인원에서 24일부터 개인전
다채로운 색 버린 '흑백 회화' 신작 공개

[서울=뉴시스]SUNRISE SUNSET, 2022, Acrylic on canvas, 162.5 x 130.5 cm

검은색과 흰색의 자유, 경계가 없다. 먹구름처럼 뭉개지고 버무려져 자꾸 확장한다.

추상화가 박영남(73)화백이 색을 버리고 자유를 찾았다. 다채로운 색 표현이 특징적인 'Monet before Me' 연작 이후 3년 만에 선보인 신작은 흑백으로 회귀했다. 마치 유기체가 부유하듯 모든 형식적 제약에서 벗어났다.

24일부터 가나아트 나인원에서 펼치는 박영남 개인전 'Day and Night'은 손가락으로 일군 자연의 모습을 보여준다. 박 화백은 손가락을 사용해 화폭에 광대한 자연을 옮겨낸다.

해가 뜨면 작업을 시작해 해가 지는 시간이 되면 멈추고, 전등을 켜지 않은 채 작업실에 들어오는 햇빛에 의존하여 작업을 하는 그에게 ‘자연’은 작업의 주제이자 영감의 원천이다.

“캔버스는 곧 대지”라는 그는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캔버스, 즉 '대지'에 손가락으로 그림을 담아낸다.

작업과정은 밭을 가는 농부처럼 진행한다. 마치 대지를 일구듯 캔버스를 바닥에 눕힌 뒤, 그 위에 물감, 목탄 등의 재료를 손으로 펼쳐낸다. 절구로 빻아 곱게 가루를 낸 목탄을 마치 씨앗을 뿌리듯 섬세히 캔버스에 얹는가 하면, 목탄이 묻어 있는 절굿공이를 거칠게 캔버스에 내려찍기도 한다.

그날의 일광에 따라 작품의 색 역시 변화한다. 신작은 먹구름이 시시각각 그 색을 바꾸듯, 흑과 백만으로는 규정할 수 없는 그 사이의 색 입자들로 국한되지 않는 자유로움을 보여준다.

[서울=뉴시스]박영남 개인전. SUNRISE SUNSET, 2022, Acrylic on canvas, 240.2 x 170 cm

이번 전시 제목 'Day and Night'는 50여 년간 해가 뜨고 지는 자연의 당연한 섭리처럼 일출과 일몰이라는 시간에 맞춰 작업해온 박 화백을 의미한다.

"비 내린다. 좋다. 비온 뒤 더욱 좋다. 해 난다. 밝아 좋다. 질 무렵 나쁘지 않다. 눈발 날린다. 적설 아득하다. 날씨다. 내 작업이다. day and night."(작업노트 중에서) 전시는 9월18일까지.

[서울=뉴시스]박영남 화백

박영남 화백은 1973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한 후 1979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16회 개인전을 열었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코넬대학교 미술관, 스와로브스키 컬렉션, 삼성의료원, 한국타이어, 신세계연수원, 호텔신라, 동양화재 강남 신사옥 등에 소장되어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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