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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미술시장 조정기...국내 경매시장 낙찰총액 62% 감소

2022.11.14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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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2022년 3분기 미술시장 분석보고서' 발행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을 찾은 관람객들이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을 보고 있다. 2022.09.04. [email protected]

미술시장이 조정기에 접어들었다. 지난 6월을 기점으로 하락세다. 경매시장은 전년 대비 62% 감소했다. 반면 크리스티 소더비 등 세계적인 경매사는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대표 이호숙·정준모)는 국내외 미술시장의 3분기 흐름과 전망을 분석한 '2022년 3분기 미술시장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미술시장은 지난 6월을 기점으로 완연히 하락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국내미술시장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긴축정책, 금리 인상, 전쟁으로 인한 냉전 체제 부활 가능성 등 악화되는 조건 속에서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해외 경매 시장은 불확실한 정치 경제적 여건 속에서도 메가 컬렉터의 대규모 초고가 컬렉션 경매로 최고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 경매시장 전년대비 -62% 감소
2022년 3분기(7월부터 10월까지) 총 8회 개최, 낙찰 총액은 약 366억7000만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62% 감소하며 최근 3년 간 분기별 최하 낙찰 총액을 기록했다. 3분기 국내 메이저 경매의 평균 낙찰률은 약 65.87%로 이는 올해 상반기 평균 낙찰률 약 81% 대비 확연히 낮은수치다.

국내 미술시장이 외부 여파에 빠르게 잠식되는 이유는 불황에도 버텨낼 수 있는 메가 컬렉션 경매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불안한 시장을 버텨낼 수 있는 안전 자산으로 인정받을 블루칩 작가군이 한정되어 있으며,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어야 할 초현대작가군의 안정성에 대한 불신에 기인한 것으로 다음 호황기에는 이를 버텨낼 수 있는 안전 자산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해외 경매 시장: 소더비, 49.7% 상승, 크리스티 11.6% 상승
경제 불황 여파 속에서도 예정되어 있는 메가 컬렉터의 초고가 미술품 컬렉션 경매가 진행되면서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 이러한 결과는 지난 2008년 리만 브라더스 사태 이후 최저점을 향해 가던 시기인 2010년 작고한 이브생 로랑 컬렉션 경매가 최고 매출을 보여준 결과와 맥을 같이한다.

10월 13일 열린 크리스티 런던 경매 총매출은 6000만 파운드(약 7000만 달러, 약 950억원), 총 47점 출품하여 100% 낙찰, 2021년 10월 경매 대비 11.9% 상승하였다. 500만 파운드(약 580만 달러, 약 80억원)이상 낙찰된 작품은 3점으로 총 매출액의 55.3% 비중이었다. 최고가 낙찰작품은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로 1800만 파운드(약 2100만 달러, 약 290억원), 이는 추정가의 2배로 경합되었다. 두 번째로는 리히터의 작품이 950만 파운드(약 1,100만 달러), 프란시스 베이컨 700만 파운드(약810만 달러)였으며, 이 경매에서 트레이시 에민(Tracey Emin)의 최근작이 190만 파운드(약 220만 달러, 약 30억)에 낙찰되면서 런던세일에서 세운 트레이시에민의 최고가 기록을 달성했다.

해외 경매시장은 메가 컬렉션 경매(미술사에 등재된 작가와 작품 컬렉션)의 매출 수익만으로 불황을 버텨낼 수 있을 만큼 다양하고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거물 소장가들의 이러한 소장품 경매는 사전에 예정되어 있는 만큼 반드시 진행되며 이들 고가 작품의 희소성과 이에 대한 높은 수요로 인한 매출 총액 상승은 경제 불황이나 침체의 여파에도 미술시장이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굳건한 시장으로 보이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이는 미술사에 등재된 명품 명작에 한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서울=뉴시스]2022 년 5 월 9 일 크리스티 뉴욕 경매현장. 앤디 워홀의 샷 세이지 블루 마를린 (Shot Sage Blue Marilyn), 구매자 수수료 포함 약 USD $195 M(한화 약 2485 억 원)에 낙찰.

◆초현대미술작가(Ultra Contemporary Artists, 1975년 이후 출생한 작가들) 폭발적인 가격 상승
지난 3년 호황기에는 동시대 미술시장에서 가장 어린 스타들이 단기간에 위대한 대가들보다 훨씬 더 높은 가격까지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NFT, 스트리트 아트, 아프리카 및 아프리카 디아스포라 예술, 그리고 여성 작가들의 메이저 시장 대거 유입도 이에 포함된다. 한때 소외됐던 초현대미술시장은 현재 전체 미술시장 매출의 18%를 차지하며 가장 역동적인 부문으로 자리매김했다.

초현대미술작가로의 자급 유입 신호탄은 매튜 웡으로부터 시작됐다. 2019년 35세 나이에 사망한 매튜 웡은 연간 경매 거래량 기준,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100대 아티스트에 등극했다. 2022년 첫 6개월 동안 그의 작품은 2100만 달러('야경꾼'의 경매 기록 포함)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전 세계 초현대 미술이 창출한 경매 거래량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수집가들은 그의 작품이 2020년(사망 몇 달 후) 경매에 나오자마자 점점 희귀해지고 있는 작품들을 얻기 위해 앞다퉈 경쟁했다.

초현대미술작가들의 총 거래액이 전 세계 미술품 경매 거래액의 2.7%인 2억90만 달러(2022년 기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집가들은 '확실한' 가치를 넘어서 모험을 감행하고 있으며, 그들 중 일부는 실제로 매우 젊은 유망작가들의 더 낮은 가격대 작품들을 경매에서 공격적으로 구매하고 있다. 2021년 1월, 미술 저널리스트 스콧 레이번은 국제 미술시장에 자신의 작품을 내놓는 이 새로운 세대를 지칭하는 '레드 칩스'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상승요인1:최단기간에 블루칩 작가로 등극하다
초현대미술작가의 시장 진입에서부터 메이저 시장으로의 성장까지 걸리는 시간은 점점 단축되고 있다. 이렇게 시장에 유입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빠르게 블루칩으로 급부상하는 이유는 미술시장에 유입된 자금의 성격이 뚜렷하게 투기 성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전후 현대미술 작가군의 메이저 시장 유입에 걸린 시간과 비교해보면 이들의 성장 규모와 속도를 확실하게 알 수 있다. 2013년부터 2022년 7월 중순까지 10년간 초현대작가군의 경매 작품 증가율은 1900~74년생 작가(현재 전후 및 현대미술부문)의 작품 판매 증가율을 훨씬 뛰어넘었다.

초현대 미술품의 총매출은 2013년 9140만 달러에서 2021년 7억3930만 달러로 700% 이상 증가했다. 초현대미술 작가들이 경매 작품 수는 2013년 3487점에서 2021년 1만2216점으로 표본기간 동안 약 250% 증가했다.

[서울=뉴시스]급부상한 초현대미술시장

초현대작가군은 이전세대 작가들보다 평균적으로 더 빨리 빅3 경매의 블루칩 세일에 등장했다. 2008년부터 2022년 7월 중순까지, 초현대미술작가들은 평균 1.2년에서 6.3년 사이에 빅3 경매사의 메이저 세일로 도약했다.

이전세대 작가들이 평균 7년에서 16.6년의 시간이 필요했는데 평균 6년~10년이 단축된 셈이다. 이 수치는 팬데믹 기간과 그 이후 새로운 작품으로의 이행되었음을 보여준다.

이는 경매사와 갤러리의 공생관계로 이어지는 지표다. 빅3 경매사에서 초현대 미술에 대한 조직적인 유입과 추진은 2021년 가을에 가시화됐다. 소더비는 현대 미술 저녁 세일을 두 가지 경매로 재구성했는데 전후부터 20세기 후반까지 만들어진 미술품을 포괄하는 '더 컨템포러리'와 일반적으로 21세기에 완성된 작품을 포괄하는 '더 나우'로 나눴다.

소더비는 아트 바젤의 전 미주국장인 노아 호로위츠를 고용하여 주요 갤러리에 다리를 놓으려고 시도했다. 호로위츠는 작가와 갤러리가 작품을 경매에 직접 위탁할 수 있도록 '아티스트 초이스(Artist's Choice)'경매를 공개했다.

필립스의 사이먼 드 푸리는 2022년 8월 '여성: 혼란의 시대의 작가들 (Woman: Artes in Times of Caus)' 경매로 비슷한 모델을 출시했고 이 경매로 작가와 그들의 갤러리에게 큰 수익을 줄 수 있도록 했다. 경매사와 화랑협회가 날을 세우고 시장에서 지분싸움을 했던 2022년 국내시장과는 확실히 다른 지점이다.

미술시장에 엄청난 자금이 들어온 시점은 모두 작품의 매매가 빠르게 일어날 수 있고 자금 회전율이 빠른 젊은 작가군에서 벌어졌다. 이러한 현상은 미술 호황기와 맥을 같이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해서 급상승한 작가들은 가격을 버텨냈는가? 2007년 호황을 주도했던 데미안 허스트, 2008년 최고점을 찍은 라일, 2014년 최고점을 찍은 루시안 스미스, 2017년 최고점을 찍은 크로스비의 현재 시장을 들여다보면, 이번 호황기에 최고점을 찍었던 작가군의 행보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가 데미안 허스트가 자신의 영국 뉴포트 스트리트 갤러리에서 자기 작품 수천 점을 불태웠다. 출처: 인스타그램 *재판매 및 DB 금지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는 금융시장의 붕괴와 함께 연간 판매 가치는 92% 급락했다. 2008년 이후 그의 경매시장은 풍부한 공급으로 인해 가격이 제한되었을 수 있다. 2022년 상반기에는 그의 작품이 429점 판매되었고, 경매에 나온 현대작가 중 상위 15명 안에 들어갔다. 그의 신작 "벚꽃" 시리즈는 프라이빗 세일에서 일부 성공을 거두기도 했고, 2021년에는 820점의 작품이 출품되었는데, 이는 2008년보다 거의 30% 증가한 수치이지만, 총 판매량은 여전히 기록적인 금액 대비 85.9% 낮았다.

안셀름 라일(Anselm Reyle, b.1970)은 2008년 정점을 찍은 후 2009년 70% 하락했고, 경매에 출품된 작품 중 40% 이상이 유찰되었다. 그는 이후 2년(2011년, 2015년) 동안 35점의 작품이 높은 가격에 낙찰되기도 했지만 총 연간 매출은 330만 달러를 넘지 못했다. 2014년 라일은 은퇴를 선언했고, 가고시안에서의 마지막 전시를 했지만 2016년 베를린 컨템포러리 파인 아츠에서 개인전을 열면서 다시 등장했다. 이후 그는 정기적으로 갤러리와 미술관에서 전시했지만, 유통시장에서의 가격은 2008년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루시앙 스미스(Lucien Smith, b.1989)는 2014년 정점을 찍은 이후 미술 시장에서 크게 하락, 쇠퇴를 계속했다. 그의 연간 경매 매출은 2015년 이후 20만 달러에 이르지 못했지만 11만3415달러 아래로 떨어진 적은 없다. 최근 몇 년 동안 그는 NFT 아티스트, 서빙 더 피플(Serving the People)이라는 비영리 단체의 설립자, 그리고 부분 소유 플랫폼의 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안간힘을 썼지만, 그는 시장에 의해서 만들어진 가치는 계속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다.

아쿠닐리 크로스비(Njideka Akunyili Crosby, b.1983)의 연간 경매 판매 총액은 최고점 이후 상당히 감소했지만, 수요 감소보다는 공급의 긴축과 더 관련이 있다. 크로스비와 그의 딜러들은 유통시장에 등장하는 작품 수를 제한하기 위해 신중하게 공급을 조절했다. 2018년 작가는 빅토리아 미로와 함께 메가 갤러리 데이비드 즈위너에 합류했다. 이듬해 크로스비 작품은 경매에서 사라졌고, 2020년과 2021년 경매시장에서는 각각 2점만 팔렸다. 지금까지 작가의 작품이 경매에 나온 적은 없으며 이러한 노력은 2022년에도 계속되고 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내최대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Kiaf Seoul)' 마지막 날인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전시장을 찾은 외국인 관람객이 작품을 옮기고 있다. 2022.09.06. [email protected]

◆ 포토폴리오 변경 시점
센터의 분석에 따르면, 호황기에 큰 수익을 가져다 준 신진 작가군들로 투자 리스트를 가지고 있는 투자자라면 앞으로의 하락 시기를 버텨낼 수 있는 안정적인 작가군으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일시적인 유행과 장기적으로 가치를 쌓아가는 스테디셀러를 확실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투자 계획을 세울 때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에 중점을 두면서 불안정적인 시기가 도래할 것을 내다보고 제도권에서 평가받는 안정적인 작가의 최고 수준의 작품을 눈여겨보라고 조언이다.

또 시장에서는 블루칩 작가군의 다양화로 안정적 포트폴리오의 다양성을 구축하고, 신진작가에게 투기적인 단기 시장 형성을 목적으로 한 일회성 투자가 아닌 다각적인 검증 과정을 거칠 수 있는 시장 구조와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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