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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30년간 한지와 치열했다...원문자 화백 달관의 '사유 공간'

2023.02.22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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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선화랑 이후 11년 만에 금호미술관서 개인전
입체 작품에서 변신...'한지에 채색'한 평면회화 전시
디지털 세계 도전...선 움직이는 '인터렉션 영상'도 선보여

원문자, 사유공간, 148 x 148cm, 한지에 채색, 2020 *재판매 및 DB 금지

"그의 근작은 대범하면서도 자유로운 사유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다."

원로 미술평론가 오광수는 원문자(78·이화여대 명예교수)화백의 개인전 서문에 "새로운 실험의 영역을 보인다기보다는 무엇보다도 화면의 스케일이 더욱 넓어진 면모를 확인한다"며 "달관의 경지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평했다.

원문자 화백이 2012년 인사동 선화랑 개인전 이후 11년 만에 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23일부터 개인전을 연다. 한지에 채색한 '사유공간' 연작을 선보인다.

원 화백은 실험적인 한국화가로 유명하다. 한지로 만든 추상세계를 30여 년간 펼쳐왔다. 붓으로 그리는 평면적 종이 작업을 입체화시키는 방법을 다양하게 모색해왔다. 꽃과 새를 독특한 감성으로 그린 '화조화'로 1976년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전통 화조화의 독보적인 스타작가 였다. 이후 1989년 한지의 물성을 활용한 추상의 세계로 들어섰다.

작가로서 변신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2001년 한지를 세워서 붙이고 그 위에 착색을 하는 방법을 병행하여 조각적인 부조작품을 발표했다. 2005년부터는 한지 바탕 위의 순지에 먹을 입혀 자르고 구기고 다시 펴서 여러 겹으로 붙이는 과정을 시도했고, 2008년에는 순지를 가늘게 잘라 물을 묻혀 형태에 따라 입체적으로 붙여가는 작업으로 변신했다.

지난 2012년 선화랑 개인전에서는 작은 순지 조각들이 쌓아올린 콜라주 작업을 선보여 주목 받았다. 흑백의 농담의 차이로 풍부한 양감으로 독특한 화면을 구축한 신작이었다. “추상의 세계는 끝이없다"는 원 화백은 "작업은 자기를 들볶아야 하고 자신과의 투쟁이기도 하다”고 말한 바 있다.

원문자, 사유공간,148 x 148cm, 한지에 채색, 2021 *재판매 및 DB 금지

원문자, 사유공간 194 x 130.5cm, 한지에 채색, 2020 *재판매 및 DB 금지

부단한 실험을 통해 작업의 변신을 거듭해온 원 화백은 이번 개인전에 한국화가로서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입체 부조작업으로 한지의 실험을 치열한 방법론으로 극대화해왔다면 이젠 한지 그대로의 존재감을 발산한다.

원 화백은 "입체 작업을 하다 평면으로 돌아가기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이번 평면 회화 작업도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했다. "한지는 따듯하고 순결해 그 자체가 아름답다"는 원 화백은 "한지는 다른 어떤 것도 아닌 한지일 뿐"이라며 실존에 푸근해졌다. 물결치는 곡면의 형상, 빛과 어둠, 유기적인 것과 무기적인 것 등 부드럽게 스며든 허심한 화면이 편안함을 전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5분짜리 인터렉션 영상도 선보여 선의 움직임을 함께 느껴볼 수 있는 시간도 마련했다. 그동안 발표 안된 신작으로 구성한 영상은 '열렸다, 닫혔다'하는 미디어 프로젝트로, 팔순에도 새로운 세계에 도전하는 화백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전시는 3월5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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