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외부링크용로고

716개의 글이 등록되었습니다.

전기톱 작가 김윤신 "이런 순간 상상도 못해…나를 완전히 미술로 내놓겠다"[2024베니스비엔날레]

[뉴시스] 박현주 | 2024.04.18

"이런 순간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90세 전기톱 조각가로 유명한 김윤신 작가가 베니스비엔날레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17일 이탈리아 베니스 자르디니 공원 본전시관에서 만난 김 작가는 "그동안 작업만 하면서 비엔날레 전시는 생각도 못했는데…이렇게 많은 분들이 축하를 해주고…이제부터가 아니겠어요?"라며 자신감에 찬 '백발의 카리스마'를 보였다. 2024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 참가해 전기톱으로 썰고 깎아 만든 나무 조각과 대리석(돌)조각을 선보인 김윤신은 휘황찬란한 현대미술작품속에서 정중동 분위기를 연출했다. 전시 입구에서 바로 이어지는 김윤신의 작품은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수많은 회화를 병풍 삼아 전시장 한 가운데에 목조각들이 설치됐다. 김윤신 작가는 "다른 작품들은 현대적이고 미래지향적인데, 나는 거꾸로 돌아간 거 같다"며 "내 작품 속 내용은 원초적이다. 내가 그것을 찾아가지 않았나 싶다. 이젠 나를 완전히 미술을 통해서 내놓겠다"고 했다. "하마터면 놓칠 뻔한 기회였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잊지 않고 계속해서 찾아준 예술감독 아드리아노 페드로사(Adriano Pedrosa)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1974년 상파울루 비엔날레 이후로 오로지 작업에만 매진해왔는데, 무려 50년이 지나 이런 크고 중요한 전시에 초대되리라곤 미처 상상도 하지 못했다. 2024년이 내게 큰 행운이 깃든 해인 만큼, 앞으로 더 좋은 작품으로 세상에 응답하고자 한다." 구순의 나이에도 아르헨티나와 한국을 오가며 영원한 이방인을 자처하는 김윤신의 세계관은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分一)'이다. 이번 본 전시에서도 이 연작에 속하는 4점의 나무 조각과 4점의 돌 조각을 선보였다.

가장 늦었지만 가장 아름다운, 환상의 정원 [이한빛의 미술관 정원]

[뉴시스] 이한빛 미술칼럼니스트 | 2024.04.13

‘내셔널 갤러리 오브 아트’(National Gallery of Art)을 관람하다 보면, 잠깐의 쉼이 간절해진다. 그런 관객들이 자연스레 찾는 곳은 바로 조각 정원이다. 가장 나중에 지어진 정원은 구불구불한 산책로가 깔린 작은 공원이다. 코너를 돌 때마다 새로운 작품이 나타난다. 허쉬혼 미술관과 마주보며, 거대한 원형의 분수가 있는 이곳은 관람객들이 가장 사랑하는 장소일지도 모르겠다. 더운 여름엔 시원하게 쏟아지는 분수의 포말이 겨울엔 스케이트장으로 변해 끊임없이 사람들을 초대한다. 작은 카페에서 즐기는 카페인 충전과 과한 단맛이 인상적인 ‘미국식’ 당 충전도 빼놓을 수 없다. 정원 계획은 1964년 처음 가시화했다. 컨스티튜션 7~9번 애비뉴 사이에 국립 조각 정원을 만들자는 대통령 자문회의의 제안에 따라, 미술관 이사회와 국립공원이 협력하기로 한 것이다. 1966년엔 스미스소니언 재단, 내셔널 갤러리, 국립공원 등 3자가 현재 부지에 공원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원안대로였다면 허쉬혼 미술관과 내셔널 갤러리 사이에 긴 조각공원이 잔디 광장을 가로질러 놓이며 그 너머로 의사당이 보이는 구조였을 텐데, 반대 여론에 밀려 서로 마주보는 형태로 마무리 됐다. 1974년엔 원형 분수가 완공되는데, 같은 해에 원통 모양의 허쉬혼 미술관도 개관한다. 초기 계획이 1960년대에 시작했던 만큼, 조각 정원의 레이아웃은 수차례 바뀌었다. 방향은 관람 편의 강화. 분수대 지름이 약 10피트 줄어들어 보행로를 확보했고,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조경이 더해졌다. 또 설치될 작품이 확정되지 않았기에 언제든 변경이 가능하도록 유동성을 확보했다. 정원에는 21개 소장품과 1개의 장기 대여작까지 총 22점의 작품이 있다. 1999년 오픈 때 다수가 설치됐고, 이후 컬렉션이 추가됐다.

이상한 나라의 뒤죽박죽 감상법 [이한빛의 미술관 정원]

[뉴시스] 이한빛 미술칼럼니스트 | 2024.03.23

반스 파운데이션을 설립한 앨버트 C. 반스(1872~1951)는 의사이자 화학자, 기업가였다. 빈민가를 전전했던, 가난한 집안의 셋째였다. 반스는 의대 졸업생이었으나, 의사가 아닌 화학자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친구와 함께 개발한 질산은 소독제 ‘아르지롤’(Argyrol)을 개발했다. 신생아 실명을 예방하는 소독제로 제품이 크게 성공하자 뉴욕 제약회사 조나이트(Zonite)가 1929년 7월 반스의 회사를 인수했다. 이로부터 약 두달 뒤 대공황이 시작됐으니, 반스는 기가 막힌 타이밍에 엑시트한 셈이다. 반스가 미술품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902년으로 전해진다. 약 10년 후인 1912년부터 본격적으로 컬렉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동기이자 화가였던 윌리엄 글라켄스(William Glakens)의 도움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작품을 구매했고, 이때부터 인상파, 후기인상파, 근대 초기 작품들을 차근차근 사들였다. 현재 반스 파운데이션의 소장품은 약 4000여점에 달하는데, 반스가 모두 평생에 걸쳐 소장한 것들이다. 명석한 두뇌와 타고난 사업 감각 덕에 엄청난 부를 일군 반스의 스타일은 미술작품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과학자였던 그는 객관성과 사실에 기반한 분석이 가장 정확하다고 봤고, 미술작품 감상에도 이 같은 접근을 시도했다. 실제 작품을 가까이서 보고, 경험하고, 연구하고, 성찰하는 것이 예술사에 근거한 복잡한 해석보다 우수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 같은 결론에는 절친한 친구가 된 철학자이자 교육개혁가인 존 듀이(John Dewey)의 영향도 있었다는 평가다. 반스는 자신의 예술 감상법을 책으로도 냈고(‘The Art in Painting’), 회사 직원들과 날마다 2시간씩 작품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재단을 설립하고 나서는 교육프로그램까지 만들었다.

카우스 'CHUM' 추정가 6억4000만 원…홍콩 필립스옥션 3월 경매

[뉴시스] 박현주 | 2024.03.21

'아트 토이'로 지난 5년 간 세계 미술시장을 정복했던 아티스트 카우스의 작품이 다시 경매장을 달구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 경매 시장에도 대형 조각이 출품 되며 눈길을 끌고 있는 가운데 홍콩 필립스(Phillips)옥션 3월 경매 최고 추정가에 나와 주목 받고 있다. 오는 29일 필립스 아시아 본사에서 여는 두 번째 '뉴 나우(New Now)' 경매에 카우스의 'CHUM(KCO15)'이 한화 추정가 약 6억4000만~9억3000만원에 출품됐다. 미쉐린 타이어의 마스코트에서 영감을 받은 'CHUM'은 청록색(울트라마린)색조의 테두리로 둘러싸여 있다. 필립스옥션은 "이 작품은 실제로 보면 프랑스 화가 이브 클라인(Yves Klein)의 독창적인 컬러인 '인터내셔널 클라인 블루'를 떠올리게 한다"며 "순수 미술과 길거리 예술 사이를 넘나드는 다양한 작업으로 유명한 카우스의 작품 세계를 상징하는 주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카우스를 비롯해 타카시 무라카미, 치하루 시오타, 미스터, 매드사키, 팀랩 등 동시대 인기 작가의 작품을 판매하는 이번 '뉴 나우 경매'는 홍콩 아트바젤 위크 기간에 열려 세계 미술 컬렉터들을 겨냥한다. 경매 작품 전시는 29일까지 홍콩 서구룡 문화지구에 위치한 아시아 홍콩 사옥에서 직접 살펴볼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피노컬렉션 미술관 '거울 왕국'으로 만든 김수자…'호흡-별자리' 깜짝

[뉴시스] 박현주 | 2024.03.20

“거울은 몸을 대체하고, 다른 몸을 관찰하고 비춘다.” '보따리 작가' 김수자가 프랑스 파리 피노 컬렉션(Pinault Collection) 미술관을 뒤집어 주목 받고 있다. 미술관의 상징적인 공간인 로통드 전시관 바닥에 400여개의 거울을 설치해 아래와 위가 하나로 이어지는 초현실적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높이 9m, 지름 29m 원형의 웅장한 공간이 부유하는 듯 전복된 세상을 보여준다. 작품 제목은 ’호흡’으로 위아래로 연결되어 움직이는 자신의 몸짓을 모두 느끼는 황홀한 경험을 제공한다. '보따리 작가'답게 원형의 돔을 건축적 보따리로 해석한 김수자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예술의 개념을 설치미술, 이미지를 넘어 본질적 경험으로 승화하고자 했다. 김수자가 펼쳐 놓은 거울은 관객에 의한 퍼포먼스의 장소이자 잠재적 일체(totality)의 공간, 공동의 세계 창조로 이끄는 초대 자리이기도 하다. 피노켈렉션 미술관을 설립한 프랑수아 피노 회장은 “역사적인 공간을 이해하고 재해석하는 김수자 작가의 능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놀란 감동을 전했다. “로통드 전시관에 관한 우리의 인식을 뒤집기 위해 거울을 사용하자는 작가의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었고, 이를 통해 방문객에게 단순히 관람자 이상의 역할을 부여하고, 거의 무한한 깊이를 지닌 공간 배치 속에서 주체가 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도 좋았다”는 관람 소감을 남겼다.

내가 보고 좋으면 ‘좋은 작품’ 아닌가[이한빛의 미술관 정원]

[뉴시스] 이한빛 미술칼럼니스트 | 2024.03.16

“미술사학자가 좋다고 하면 뭐? 그럼 다 좋은 건가? 내가 보고 내가 느끼고 내가 좋으면 그러면 된 거 아냐?” ‘소리 없는 아우성’은 바람 부는 날 펄럭이는 깃발에만 있는 게 아니다. 미술작품을 만나는 내 마음속에도 있다. 난해한 작품 앞에서 혹은 남들은 별로라 하지만 내 눈길을 빼앗은 작품 앞에서 어색한 웃음으로 가려야 했던 마음속 외침을 ‘사이다’처럼 쏟아낸 컬렉터가 있다. 바로 앨버트 C. 반스(Albert C. Barnes, 1872~1951)다. 누가 뭐래도, 내 갈 길 간다는 그의 ‘마이 웨이’는 이제 수천억원을 헤아리는 컬렉션이 됐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대표적 사립 미술관인 ‘반스 파운데이션’(Barnes foundation)이다. 필라델피아는 미국 민주주의의 주요 장소이자 미술계에서도 중요한 곳이다. ‘록키 계단’으로 더 유명한, 공립 미술관의 대표 주자인 필라델피아 미술관(Philadelphia Museum of Art)을 비롯해 반스 파운데이션, 로댕 뮤지엄이 벤자민 프랭클린 파크웨이를 따라 모여 있다. 올해 안엔 헤르초크 드 뫼롱이 건축한 칼더 정원(Calder Garden)도 문을 연다. 하루를 종일 투자해야 다 돌아볼 수 있는 규모다. 관람객들은 일반적으로 오전에 필라델피아 미술관을 보고 점심식사를 한 뒤, 반스 파운데이션으로 이동한다. 그러나 한번이라도 반스 파운데이션을 와봤다면, 두번째부터는 일정을 거꾸로 잡기 마련이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르누아르 컬렉션(181점)을 비롯해 세잔(69점), 앙리 마티스(59점), 파블로 피카소(46점), 모딜리아니(16점), 앙리 루소, 쇠라, 고흐의 유화까지 20세기 초반 유럽 거장들의 작업이 모여 있다. 호레이스 포핀 같은 미국 흑인 작가 컬렉션, 아프리카 조각품, 가면, 가구, 동양화, 이집트 조각, 그리스·로마 예술품도 전체 소장품 중 상당한 부분을 점한다. 방대한 규모와 퀄리티에 앞서 들렀던 미술관에서 본 작품들은 기억나지 않을 정도다. 그러나 부푼 기대를 가지고 반스 파운데이션에 방문하면, 처음엔 혼란에 빠진다. 건물은 무척이나 모던한 회색 콘크리트로 사각 반듯하게 지었는데, 전시장 안으로 들어가면 가정집과 같은 분위기로 바뀐다. 기둥과 천정까지 이어지는 아치 모양의 창문부터 연식이 굉장히 오래돼 보이는 나무문까지. 무엇인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은 본격적인 전시 관람 때 더 심해진다. 작은 방에 작품이 빽빽하게 걸려있다. 연대나 사이즈도 제각각이다. 르누아르의 대형 회화 옆에 중국 회화가 걸려 있고, 심지어 아프리카 조각과 유럽풍의 고가구는 물론 문의 경첩 따위도 뒤죽박죽 섞여있다. 전시를 기획한 관람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심히 의심스러운 상황이 펼쳐진다.

‘LG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에 ‘넷 아트 선구자’ 슈리칭 선정

[뉴시스] 박현주 | 2024.03.05

“예술과 기술의 만남을 지원하는 ’LG 구겐하임 어워드’는 현대미술계에 매우 큰 의미다. 이 명예로운 상을 받아 앞으로의 작품 세계를 펼쳐 나가는데 큰 자신감을 얻었다.”(작가 슈리칭) 2024년 ‘LG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자에 '넷아트 선구자'로 불리는 대만 출신 미국 작가 슈리칭(Shu Lea Cheang·70)이 선정됐다고 LG가 5일 밝혔다. ‘LG 구겐하임 어워드’는 국내 그룹인 LG가 세계 미술계를 선도해온 미국 구겐하임 미술관과 함께 기술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예술활동을 펼치는 작가들을 발굴·지원하는 상이다. 지난해 이어 올해 두 번째 행사로 수상자에게는 10만 달러의 상금과 트로피가 수여된다. 이번에 선정된 작가 슈리칭은 1990년대 ‘넷 아트(인터넷을 활용하는 현대미술 장르)’ 선구자로, 30년 넘게 기술 활용한 예술적 실험 통해 장르의 경계 넘나드는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201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선보인 작품 ‘3x3x6’은 소셜미디어와 CCTV 등 디지털 사회에서 항상 감시하고,감시당하는 현대인을 다뤄 큰 반향을 일으켰다. 공상과학, 인종, 젠더 정체성 등을 다루는 대담함과 미래를 예측하는 남다른 시야도 슈리칭 작품의 특징이다. 작가는 1990년대 후반 작품에서 이미 대체화폐, 블록체인, 바이오테크 등 미래 사회의 모습을 예견하기도 했다. ‘LG 구겐하임 어워드’ 국제 심사단은 “슈리칭은 특정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 실험적 예술을 펼치며 디지털 시대 스토리텔링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왔다”며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시도를 펼치는 슈리칭의 끊임없는 도전과 열정에 경의를 표한다”고 수상자 선정 이유를 밝혔다. 5명의 국제 심사단은 미국, 이탈리아, 남아공 등에 위치한 세계적 명성의 미술관 큐레이터,아티스트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세계 곳곳에서 추천된 작가들의 작품을 4개월간 심사해 수상자를 선발한다.

최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