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외부링크용로고

People빛의 예술 '사진' 시각장애인에게는 마음의 예술로: 양종훈 교수

2015.01.13

[머니투데이] 진달래 기자

  • 페이스북
  • 구글플러스
  • Pinterest

양종훈 상명대학교 대학원 디지털이미지학과 교수(오른쪽)가 지난해 '마음으로 보는 세상' 발대식에서 참가자에게 카메라를 설명하고 있다.

[피플] 양종훈 상명대학교 대학원 디지털이미지학과 교수

흔히 사진은 빛의 예술이라고 한다. 베테랑 사진작가이기도 한 양종훈 교수(54·상명대학교 대학원 디지털이미지학과)는 조금 다른 정의를 내렸다. 그에게 사진은 빛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들도 함께할 수 있는 '마음으로 보는 세상'이다.

양 교수는 시각장애인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세상을 마주하는 사진교실 '마음으로 보는 세상'을 2007년부터 매년 운영하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3, 4월에 9회 교실을 열 준비로 한창이다. 매해 10명의 시각장애인들이 참여하고, 상명대학교 사진 전공생들이 일대일 멘토 역할을 맡고 있다. 사진교실은 이론 수업부터 장소를 주제로 한 실습까지 약 20회 정도 이뤄지고, 각자 사진을 출품해 매해 사진전도 연다.

양 교수가 1989년 미국 유학 당시 만난 시각장애인 부부 유학생은 그가 '마음으로 보는 세상'을 기획하게 된 계기가 됐다.

20여 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양 교수는 당시 생각을 현실에 옮기게 된다. 디지털카메라 화면으로 찍은 사진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등 카메라 환경이 변화한 덕분이었다.

한 미술제에 시각장애인 사진교실 기획안이 당선돼 일회성 기획으로 시작된 '마음으로 보는 세상'은 당시 한 참가자의 농담 섞인 말로 현재까지 이어지게 됐다. 양 교수는 "'시각장애인이 사진 찍으면 법에 걸리는 줄 알았다'는 말을 듣고 나서 '평생 해 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마음으로 보는 세상'에 출품된 신승엽 뚝섬야경(왼쪽) 윤성미 러버덕(오른쪽)/사진제공=상명대학교

'마음으로 보는 세상'에 참여한 시각장애인들은 사진에 대해 또 다른 정의를 내린다. 그들에게 사진은 열정이고, 자신감이고, 소통이다. 우울증으로 자살까지 생각하던 20대 시각장애인 여성이 사진교실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자신을 치유하면서, 작가로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는 사례도 있다.

또 사진교실은 멘토가 주변 상황과 사진 결과물을 멘티(시각장애인)에게 설명해주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시각장애인과 비 시각장애인 간 소통의 과정이기도 하다. 시각장애인만이 긍정적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함께 참여하는 멘티들 역시 프레임에 갇히지 않은 작품을 보면서 배우게 된다. 양 교수는 "서로 도움이 되기 때문에 우리 사진교실이 오래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회도 8회까지 오면서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 일부 작품들은 손으로 만지며 느낄 수 있는 '형압 사진'으로 제작되기도 했고, 저시력 시각장애인을 위해 빛이 나오는 액자로 된 작품도 선보였다. 점자로 된 사진 설명 등 시각장애인도 즐길 수 있는 사진전으로 거듭나고 있다.

양 교수는 올해 'UN(국제연합) 본부 건물 전시'를 추진하고 있다. "고정된 후원처가 없어서 해마다 예산 걱정을 할 수밖에 없죠. 지난해는 후지필름이 자사 카메라를 직접 대여해줘서 예산 절감 효과도 컸고 참가자들도 더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었죠. 다양한 분야에서 후원하길 바랍니다. '마음으로 보는 세상'을 후배들이 계속 이끌어 가면 좋겠습니다."

최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