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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민병헌의 흑백사진에서 촉각을 느끼다

2015.04.20

[아트1] 이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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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d uq01, 1996, print year 2014, Gelatin silver print, 120 × 103 cm

강남구 신사동에 자리한 갤러리 플래닛은 한국의 대표적 사진작가로 손꼽히는 민병헌의 오늘을 가능케 한 그의 '잡초(Weed)' 시리즈 미발표작을 소개하는 민병헌 개인전 <Monologue>를 4월 18일부터 5월 19일까지 개최한다.

Weed uq02, 1995, print year 2014, Gelatin silver print, 103 × 120 cm

민병헌은 아날로그 방식(Gelatin Silver Print)의 흑백 스트레이트 사진(Straight Photograph)만을 일관되게 작업하는 사진가로, 독특한 촉각성을 자아내는 회색조의 화면에 서정적이고 감각적인 분위기로 차별화된 그만의 사진을 선보여왔다. 1987년 평범한 시골의 흙길, 땅바닥을 스트레이트(straight)하게 찍은 ‘별거 아닌 풍경’으로 주목 받기 시작한 민병헌은 1990년대 중반 ‘잡초(Weed)’ 시리즈를 통해 비로소 자신의 특징적인 스타일을 꽃피우기 시작한다. 갤러리 플래닛은 민병헌의 ‘30대 자화상’과도 같은 ‘잡초(Weed)’ 시리즈 미발표작을 통해 그의 작품 세계를 다시 돌아보고 재조명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Weed uq05, 1994, print year 2014, Gelatin silver print, 103 × 120 cm

민병헌의 ‘잡초(Weed)’ 시리즈는 지난 1991년부터 1996년 사이에 새벽 이른 시간 서울 근교의 농가를 다니다가 우연히 마주친 비닐하우스 틈새에서 제멋대로 자라고 있는 풀들을 재료나 기법의 가감 없이 있는 그대로 찍은 것이다. 생명이 자랄 것 같지 않은 곳에서 제 힘 닿는 대로 자라고 있는 풀잎들이 만들어내는 선에서 작가는 문득 자신의 온 촉각을 일깨우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그 후 몇 해 동안 작가는 자연 그대로의 풀들을 직관의 심미안으로 낚기에 골몰해 흑백의 프린트에 섬세하게 담아냈고, 이것이 바로 오늘날 민병헌의 스타일을 특징짓는 출발점이 되었다.
이 시리즈로 인해 사진 작가로서의 본격적인 인지도를 갖게 되었는데, 작가 스스로 ‘잡초’ 시리즈를 자신의 ‘30대 자화상’같다고 표현했다. ‘안개(Deep Fog)’와 ‘하늘(Sky)’, ‘스노우 랜드(Snow Land)’, ‘물(Waterfall)’ 등의 많은 연작들이 있지만, ‘잡초’ 시리즈가 특히 자신의 젊은 시절 살아 숨쉬는 감각으로, 때묻지 않은 날 것의 감성으로 몇 년간 몰입했던 최초의 연작이기 때문이다.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고 자라는 자유분방함과 무목적성을 가진 잡초처럼, 민병헌도 그저 자신이 마음 가는 대로, 그저 보고 느낀 것을 있는 어떻게 하면 인화지 위에 가감 없이 전달할까에 골몰할 뿐이다. 이런 순수한 열정과 몰입 덕분에 민병헌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30년간 작가로서의 길을 걸을 수 있었던 것이다.

Weed uq06, 1993, print year 2014, Gelatin silver print, 120 x 103 cm

이렇듯 이번 전시에서 만나게 될 ‘잡초’ 시리즈 미발표작은 민병헌이 가장 민첩한 전감각으로 피사체를 받아들이며 사진으로 담아내던,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젊은 시절 작가의 감성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로, 이제 성숙기를 거쳐 완성기에 접어든 민병헌의 작품 세계 전반을 이해하는데 훌륭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민병헌은 1955년 생으로 그간 카이스 갤러리, 금호미술관, 한미사진미술관, 공근혜 갤러리, 피터페터만 갤러리(산타모니카), 보드앙 르봉 갤러리(파리)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주요 단체전으로는 <한국현대사진전, 관점과 중재, 예술의전당, 서울, 1993>, <사진의 시각적 확장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1998>, <코리안 컨템포러리 포토그래피, L.A 카운티 뮤지엄, 1999>, <아트 인 라이브, 갤러리 현대, 서울, 2001>, <여섯 사진작가 여섯 개의 코드 읽어보기, 성곡미술관, 서울, 2004>, <고요의 숲,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06>, <포지티브 뷰, 서머셋 하우스, 런던, 2010>, <코리아 투모로우, 예술의 전당, 서울, 2013> 등이 있다.
작가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한미사진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샌프란시스코 MoMA, 시카코 현대사진미술관, 보스턴 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제공ㅣ갤러리 플래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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