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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조난신호를 타전하는 기록, 홍진훤 세 번째 개인전 '마지막 밤(들)'

2015.05.29

[뉴스1] 유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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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훤, <#08, 경부고속도로, 죽암휴게소>, Digital Pigment Print, 120x160cm, 2014

사진가 홍진훤의 세 번째 개인전 '마지막 밤(들)_last nights'이 5월29일부터 6월20일까지 스페이스 오뉴월에서 열린다. 자신을 풍경 사진가로 규정하는 그는 첫 번째 개인전 '임시풍경'에서 압축적 근대화에 따른 도시 개발, 경제 성장을 가장한 맹목적 토목 및 건설 사업이 초래한 생태 환경의 황폐화, 사회적 삶의 인간적 조건이 뿌리째 뽑혀 나간 채 자행된 도심 재개발에 대해 다뤘다. 두 번째 개인전 '붉은, 초록'은 제주-오키나와-밀양-후쿠시마로 이어지는 풍경을 기록한 네 곳의 풍경으로부터 이 풍경들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초록의 존재들에서 파헤쳤다. 그가 발견한 것은 역사 그 자체가 퇴적된 생존한 것들이었고 인간이 생산한 비인간성의 흔적들과 기억들이 붉은 피를 먹고 자라나 초록의 역사로 자리를 지키는 현장이었다.

속도 중독의 시대, 고속도로 휴게소의 민낯 풍경

홍진훤은 세 번째 개인전 '마지막 밤(들)'에서 한국 근대화의 혈맥인 고속도로 휴게소를 담았다. 그가 바라본 고속도로 휴게소는 낮과 밤의 얼굴이 달랐다. 그가 사회적 속도의 상징이라 여긴 고속도로의 틈이자 궤도 이탈의 공식적 합일점이 휴게소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휴식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하며 누구도 제 삶의 속도를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휴게소는 머물며 쉴 곳이 아니라 어느새 낯선 곳이 되어버린 것이다.

홍진훤, <#06, 경부고속도로, 경산휴게소>, Digital Pigment Print, 67.5x90cm, 2014

작가에 따르면, 대한민국에서는 1970년 조국 근대화의 상징이라는 경부고속도로의 개통을 시작으로 2015년 현재 37개의 고속도로가 운영 중이며 추풍령휴게소를 시작으로 210개의 휴게소가 운영 중이다. 사진가 홍진훤은 지도에 표시된 고속도로 휴게소를 모두 돌아다니며 그 풍경들을 응시했다. 이 과정에서 그가 취한 사진의 방식은 해가 지고 난 후 휴게소의 단편들이다. 휴게소의 조명이 하나 둘 꺼지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사라지고 우리에게 휴게소의 민낯이 드러난다. 전국을 돌고 지금의 전시를 준비했다. 사진은 남았고 그 사진이 이제 우리가 볼 전시에서 선보인다.

조난신호를 타전하는 '마지막 밤'들의 기록

홍진훤은 전국을 돌고 제 자리에 돌아왔더니 이제 자신이 돌아올 곳이 없었다고 술회한다. 그 과정에서 만난 문학평론가 황현산 선생의 책의 구절은 이번 전시를 위한 생각의 단초가 되었다. “경무대 앞에서 그 많은 학생들이 무얼 몰라서 총 맞아 죽은 것이 아니며, 거대한 폭력에 에워싸인 광주의 젊은이들이 그 마지막 밤에 세상을 만만하게 보아서 도청을 사수하려 했던 것도 아니다.” <마지막 밤(들)>이라는 이번 전시는 자신이 보고 만 조난신호에 대한 증명이다. 하나의, 최후의 밤이 아닌, 끈질기게 되돌아오는 그 밤들에 대해 담고 반추할 밖에 없었던 자기 고백이 담겨 있다. 그 풍경을 의심하고 그 풍경들을 좇아 다닌 자신을 의심하는 지금 상황이 바로 이 전시다.

© News1

전시명 : 마지막 밤(들) last nights
전시장소 : 스페이스 오뉴월 / 서울시 성북구 성북동 52 / 070-4401-6741
전시일시 : 2015.05.29. ~ 2015.06.20.
오프닝 : 2015.05.29. 오후 6시

fotog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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