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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촌철살인'…이미지에 올린 텍스트로 올바른 사회를 묻다

2019.06.26

[뉴스1] 이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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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미술관서 12월까지 바바라 크루거 개인전

'무제(제발웃어제발울어)'(2019).© 뉴스1 이기림 기자

미국의 개념주의 예술가인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74)는 잡지, 신문, 광고판 등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에서 이미지를 골라낸다. 그리고 그 위에 짧은 텍스트를 올린다.

언뜻 보면 광고 같고, 예술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크루거는 이런 이미지와 텍스트의 결합을 통해 권력과 통제, 대중매체와 자본주의, 진실의 왜곡된 성 역할의 고정관념 등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한다.

오는 27일부터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열리는 '바바라 크루거: 포에버(FOREVER)' 전시는 대중문화와 예술의 경계에 서서 1980년대 초부터 작업을 이어온 작가의 미술세계를 엿볼 수 있는 개인전이다.

'바바라 크루거: 포에버(FOREVER)' 전시 전경.© 뉴스1 이기림 기자

아시아 최초로 열리는 크루거의 대규모 특별 전시로, 1980년대 주요작품들부터 최근에 선보인 작업들까지 총 44점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무제(당신의 시선이 내 뺨을 때린다)'(1981)와 '무제(당신의 몸은 전쟁터다)'(1989), '무제(데이즈드 앤 컨퓨즈드를 위한 프로젝트)'(1996) 등 대표작들부터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크루거의 한글 설치 작품 '무제(충분하면만족하라)'(2019), '무제(제발웃어제발울어)'(2019) 등을 만나볼 수 있다.

김경란 큐레이터는 26일 열린 간담회에서 "작가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시에 관심이 많아 시를 썼다"며 "생각을 함축적으로 드러내는 시 쓰기를 하면서 (이미지 위에 짧은 텍스트를 올리는) 작업연습이 시작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의 먹방, 방탄소년단(BTS) 등에 알고 얘기할 정도로 크루거는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다"며 "이런 미디어들이 더 큰 권력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비판을 위해 더 많이 연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제(영원히)Untitled(Forever)'(2017).© 뉴스1 이기림 기자

우리 자신과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제대로 된 건지 질문하는 작가의 이번 개인전에서는 페미니스트 작가다운 작품들도 볼 수 있다.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자기만의 방'에서 인용한 문장을 작품화해 작가의 성 관련 의식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무제(영원히)Untitled(Forever)'(2017)에는 "지난 수 세기 동안 여성은 남성의 모습을 원래보다 두 배로 확대해 비춰주는 마력을 가진 거울 같은 역할을 해 왔다는 것을 당신은 알고 있다"는 이같은 글귀가 적혀있다.

다만 작가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은 남성과 여성의 관계에 그치지 않는다. 김경란 큐레이터는 "작가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말한다"면서 "계층, 인종 등에 이르기까지 작가는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사이에서 숨겨진 부분을 이야기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런 크루거의 작품들을 통해 더 이상 우리가 사회에 무조건적인 순응을 하기보다 삶의 주체가 되는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전시는 12월29일까지.

© 뉴스1 이기림 기자

lgi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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