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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일흔 살' 이상남, 녹슬지 않는 '감각의 요새'

2022.04.01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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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동 PKM갤러리서 5년만에 개인전
색감 풍성·공간감 깊어진 대작 등 최신작 전시

[서울=뉴시스]이상남, Light + Right M 096, 2013. 사진=PKM갤러리 제공.

'Light+Right'. 라임이 맞는 제목처럼 작품은 아귀가 딱딱 맞아떨어진다. 기계 톱니바퀴처럼 정교해 정말 그림인가 싶다.

기하학적 추상 세계를 펼쳐온 이상남(69)작가가 여전히 녹슬지 않은 감각을 자랑한다.

서울 삼청동 PKM갤러리에서 연 개인전 '감각의 요새'는 디지털 세상을 끌어낸 듯 짱짱하고 팽팽한 에너지가 넘친다.

이전보다 색감이 보다 풍성해지고 공간감이 더욱 깊어진 미발표 신작들을 선보인다. 2015년 작품 'The Fortress of Sense(L127)'은 가로 3.8m 대작으로 분홍빛 배경이 세련미를 전한다. 세밀한 연두, 하얀색이 어우러져 자유로운 리듬감도 돋보인다.

2017년 이후 5년만 에 이상남 개인전을 기획한 박경미 PKM갤러리 대표는 "이번 전시는 대작 위주의 최신작으로 이상남의 완숙한 기량을 과시한다"며 "작가가 수행하듯 켜켜이 쌓아 그린 그림들 중에서 골라 선보인 이번 전시는 기획하는 맛이 제대로 있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The Fortress of Sense (L 127), 2015 사진= PKM갤러리 제공.

[서울=뉴시스]이상남, The Fortress of Sense (J 322), 2017-2018. 사진=PKM갤러리 제공

작품은 기계 내부 설비 장치나 건축 설계도처럼 보이지만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공존하고 있는 21세기 우리의 삶 자체를 투영한다. 작가는 인간 문명이 남긴 도상과 부호들을 수집하고, 그 이미지들을 '곱씹어' 만든 수많은 기하학적 조형 기호들을 구성·조합하여 유니크한 ‘추상 풍경’을 만들어 낸다.

정신영 미술평론가는 "이상남의 화면에는 억압과 해방이 공존한다. 이곳은 견고하지만 히스테리컬한 매혹적 감각의 요새"라고 평했다.

그린 것이 맞나 할 정도로 기계가 뽑아낸 듯한 작품은 노동집약적인 화가의 삶을 보여준다. 칠하고 갈아내기를 50~100회 반복하는 수행적인 과정을 통해 완성됐다. 지난한 수작업과 공력을 필요로 하는 동시에 페인팅과 디자인, 건축 영역의 사잇길을 유연하게 가로지른다.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이상남은 "문명화된 우리가 만들어낸 형상, 이미지가 내 작품의 시작"이라며 "직선과 원을 바탕에 두고 끊임없이 나선형으로 엮어가다보면 그림이 완성된다"고 했다. 직선은 죽음, 원은 삶을 상징한다. 그는 "나의 작품은 의미가 없는 것들에서 의미를 찾게 하는 것"이라며 "훈육되고 익숙한 것에 대한 접근보다 낯섦을 던져 새로움을 발견하고 그 의미를 구성해가는 것이 내 작품의 재미"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4월16일까지.

[서울=뉴시스]이상남 작가. 사진=PKM갤러리 제공

◆인공 풍경화 '감각의 요새' 이상남은 누구?

1953년 서울 태생의 이상남은 1978년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1981년 도미, 뉴욕에서 작업 활동을 꾸준히 이어 나가고 있다. 뉴욕 엘가위머 갤러리, 암스테르담 아페르 갤러리를 비롯한 국내외 유수 미술기관에서 20여 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대학교미술관,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협회 등의 단체전과 제3회 포즈난 메디에이션 비엔날레, 제15회 상파울루 비엔날레 등의 주요 국제 행사에 참여했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아트포럼, 아트인아메리카, 아트아시아퍼시픽 등의 저명한 국제 저널에 작품 평론이 실려 주목받았다. 그의 '인공 추상회화'는 경기도미술관, 주일 한국대사관, 폴란드의 포즈난 신공항 로비 등 공공건축물에 영구 설치되어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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