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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맨드라미' vs '레몬'...PKM갤러리 김지원 개인전

2022.04.29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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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지원, 레몬 lemon 2021 oil on linen 112x145.5cm

'레몬'이 이겼다. 피빛 맨드라미도 시큼함과 상큼함 앞에선 힘을 못쓴다.

28일 서울 삼청동 PKM 갤러리에 개막한 김지원 개인전은 시각적 쾌락에 취하게 한다. 맨드라미 작가로 유명한 작가는 어김없이 맨드라미를 이번 전시 대표 작품으로 내세웠지만, 새로운 그림이 더 눈길을 끈다.

이번 전시는 지난 30여 년간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맨드라미' 시리즈를 포함하여 '레몬' '모든 형태 있는 것은 사라진다' '하염없는 물줄기' '풍경화' 등 50여 점의 최신 회화가 풍성하게 소개된다.

붉은 ‘맨드라미’가 둘러싸인 본관 전시장에 걸린 노란 ‘레몬’ 그림은 강렬하다. 상큼함이 신경을 건드리며 곳곳에 부유한다.

[서울=뉴시스]PKM갤러리 김지원 개인전 전경.

[서울=뉴시스]PKM갤러리 김지원 개인전 전경.

별관에서는 하염없이 쏟아지는 물줄기, 강렬한 햇볕 아래 엉켜 있는 풀과 나무와 계곡물의 풍경, 유형을 소멸시키면서도 무형의 다른 것으로 소생하게 하는 모닥불의 이미지가 흩어진다.

‘레몬’의 발랄함과 상반되는 '모든 형태 있는 것은 사라진다'연작은 작가가 마당에서 모닥불을 피우며 한 무망한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모든 것을 태워버리는 불은 유형의 것을 사라지게 하면서도, 이를 정신과 같은 다른 무형의 것으로 소생시킨다는 점에서 역설적이다. 이 연작의 화면 속 흩어지는 불씨가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는 형국이라면, 함께 설치된 '풍경화' 엉겨있는 풀들과 계곡의 물길은 바람을 따라 생동한다. 작가가 작업실과 집 주변을 산책하면서 만난 정경이다.

존재와 소멸이 충돌하는 그림은 거칠면서도 성근 '김지원 표' 그리기의 행위가 절로 느껴진다.

[서울=뉴시스]김지원, 모든 형태 있는 것은 사라진다 everything with a form vanishes 2021 oil on linen 73x61cm

[서울=뉴시스]김지원, 풍경화 landscape painting 2022 oil on linen 91x73cm

작가는 고전적인 미술 장르인 ‘회화’에 천착했다. 독창적인 색채의 조합,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유희하며 강렬한 에너지와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담아왔다. 회화적 신선함과 생동감을 선사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여지는 다섯 개의 회화 연작은 김지원이 작업 시 언제든지 드나들기 위해 설정한 ‘놀이터’들 중 일부이다. 큰 캔버스에서 작은 캔버스로, 이 연작에서 다른 연작으로 이동하는 날마다의 작업을 수행했다. 그 여일함의 결실이 이번 전시를 통해 가감 없이 펼쳐지고 있다. 일상의 '추앙'이다.

김지원 작가는 인하대학교와 프랑크푸르트 국립조형 미술학교를 졸업했다. 2014년 제15회 이인성 미술상을 받았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작품은 삼성미술관 리움, 아트선재센터, 소마미술관, JTBC 등에 영구 소장되어 있다. 전시는 5월26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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