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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쓰레기, 버려진 '인간', 그리고 소생…타이럴 윈스턴 국내 첫 개인전

2023.02.03

[뉴스1] 김일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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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아트 보광에서 26일까지

Those Are Some Big Holes in Your Underwear 2022 Used basketball, resin, silicone, cigarette packages, artist book 25.4 x 34.3 x 24.8 cm (가나아트 제공)

가나아트는 미국 디트로이트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타이럴 윈스턴(Tyrrell Winston)의 국내 첫 개인전을 가나아트 보광에서 오는 26일까지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와 조각을 주된 매체로 사용해 급부상하고 있는 윈스턴의 작업 세계를 대표하는 '스큐어스'(Skewers), '퍼니쉬먼트 페인팅스'(Punishment Paintings), '네트워크'(Network) 연작을 조망한다.

윈스턴은 버려진 농구공을 재탄생시킨 조각 작품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2022년 디트로이트의 크랜브룩 미술관에서 첫 미술관 개인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또 그의 작품이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Virgil Abloh)의 컬렉션에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윈스턴은 평면과 입체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수년간에 걸쳐 버려진 물건들을 수집하고 정리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을 거친다. 강박적이라 할 만큼 뉴욕 브루클린과 맨해튼 거리에서 물건을 수집하는데, 이는 탐험 정신과 공익적인 사고의 발로인 동시에 인간이 남긴 효용을 다한 물건에 담긴 개인의 역사에 대한 매료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전업 작가로서는 물론 생계를 위해 시간제 근무직을 찾는 것에도 실패하는 좌절을 겪으며 마치 자신이 길에 버려진 '쓰레기'처럼 그 누구도 원하지 않는 존재라는 인식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버려진 물건을 수집해 이를 재생케 하는 방식으로 스스로의 삶 역시 소생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표현한다.

윈스턴은 처음에 길에 버려진 담배꽁초를 모아 이를 평면에 붙인 회화를 제작했는데, 각 담배꽁초에 잔재하는 누군가의 고민과 이야기가 모여 추상적인 화면을 이뤄냈다. 이 초기작에서 그는 버려진 모든 것에는 그것을 버리고 간 인간의 이야기가 남아 있다는 사고방식을 내비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수집한 물건들을 통해 윈스턴은 농구공과 담배 한 갑, 또는 의자와 농구 골대 같은 대조적인 물체들 사이에서 독창적인 유사점을 만들어낸다. 이는 레디메이드(ready-made) 오브제라는 미술사적 개념을 현대적으로 변용하는 그만의 예술적 실천의 결과물이다.

전시 출품작인 '트레이스 엘리먼츠'(Trace Elements)에서 그는 마르셀 뒤샹의 첫 레디메이드 조각 '자전거 의자'를 오마주해 자전거 바퀴를 농구 골대로 대치했다.

이같은 주제 의식은 스포츠라는 대중적인 매체를 통해 전달되는데 윈스턴은 농구공과 골대, 네트, 스포츠 스타의 자필 서명 등을 소재로 채택한다. 어릴적 프로농구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윈스턴의 대표적인 작품 시리즈인 'Skewers' 'Punishment Paintings' 'Network'는 농구를 소재로 한다.

이 가운데 '퍼니쉬먼트 페인팅스' 연작은 현대인들의 운동선수, 유명인에 대한 집착과 물질문화를 꼬집는 날카로운 시선을 반영한 것으로, 유명 선수의 자필 서명을 반복적으로 쓰고 지우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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