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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uble5·18 헌정작 '검은 비' 철거 논란…전시 끝나니 용도 폐기?

2020.08.04

[뉴스1] 허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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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기부 의사 밝혔지만 市 "정식 절차 없었다"
"광주시가 작품 존치 의지 없는 것" 지적

광주 동구 상무관 내부에 설치된 정영창 작가의 '검은 비' 작품.(독자제공)2020.8.3 /뉴스1 © News1

5·18민주화운동 38주년을 맞아 옛 전남도청 앞 상무관 내에 제작된 5·18 헌정 작품 '검은 비'(碑)(black memorial)가 철거될 위기에 놓여 5월 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3일 지역 문화계 등에 따르면 광주시와 아시아문화전당(ACC)은 정영창 작가의 5·18 헌정작품 '검은 비' 철거·이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정영창 작가의 '검은비'는 지난 2018년 5·18 38주년을 맞아 옛 전남도청 앞 상무관에서 특별전을 진행한 후 정 작가가 40주년을 맞아 광주시에 기증한 작품이다.

작품은 가로 8.5m 세로 2.5m으로 정 작가가 100㎏이 넘는 쌀알을 검은 색으로 물들인 후 일일이 캔버스 위에 붙여 놓은 대형 추상 작품이다. 작가는 2000년부터 8년에 걸쳐 이 작품을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5·18민주화운동 희생자 시신을 수습했던 상무관은 도청 본관과 함께 항쟁을 상징하는 중요한 공간이지만 지난 2018년 5·18 38주년 기념전 말고는 별다른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옛 전남도청과 상무관 원형복원을 진행하는 ACC가 광주시에 상무관 내부에 설치된 작품 철거를 요청했지만 광주시는 작품이 시 소유가 아닌 정영창 작가의 작품이라 이전을 섣불리 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광주시는 "작가가 대리인을 통해 기부 의사를 전해온 것은 맞지만 정식 절차를 밟지 않아 광주시 소유 작품이 아니다. 작가가 독일에 거주하고 있어 연락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처음부터 상무관 내 설치를 목적으로 만든 대형 작품인 만큼 철거시 작품 훼손이 불가피하다. 또 목재와 유화 페인트를 사용해 야외가 아닌 내부에 전시해야 하지만 보관 장소도 여의치 않다"고 덧붙였다.

작가가 기부 의사를 밝혔지만 "정식 절차가 없었다"는 이유로 광주시가 관리 주체를 부인하자 5월 단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5월 단체 한 관계자는 "광주시가 작품을 존치할 의지가 없는 것이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5·18 사업을 벌일 것이 아니라 무상 기증된 작품이라도 잘 보존하는 것이 맞다"며 "시민들의 호평을 받은 작품을 작가가 기부하겠다고 밝혔는데도 이를 외면하는 것은 문화예술의 도시라고 자부하는 광주시 행정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5·18기념재단 역시 "예술작품의 가치를 논하기 전에 이름도 존재도 없이 잊히고 산화해간 수많은 5·18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을 기리는 작품의 의미를 생각하다면 전시가 끝났다고 무참하게 용도 폐기하는 것은 너무도 참혹한 처사"라고 작품 존치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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