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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박서보 "부끄럽다고 손사래 치는 아내의 작품 모아 작은 전시회"

2022.03.22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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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재단 로비서 윤명숙 개인전 '아내, 엄마 그리고 자신'
홍익대 미대 입학했지만 중퇴...20세에 박서보와 결혼
도자기·페인트통 등 주위 물건 그린 정물화...31일까지

[서울=뉴시스]박서보 화백이 윤명숙 개인전을 관람하고 있다.

"내 아내의 작지만 아름다운 전시회가 열린다."

'단색화 거장' 박서보 화백이 부인 윤명숙의 개인전을 직접 홍보하고 나섰다. 최근 박 화백은 자신의 SNS에 윤명숙의 '아내, 엄마 그리고 자신'전 소식을 알렸다.

박 화백은 "미대에 진학하였으나 결혼으로 학업을 멈추고 세 아이의 엄마이자 유명 화가의 아내로 살아온 내 아내가 그림 그리기를 다시 시작한 것은 코로나가 시작된 최근의 일이었다"면서 "희생 없이 자신이 우선하는 생을 택했다면 윤명숙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부끄럽다고 손사래 치는 그녀의 작품을 모아서 작은 전시를 마련했다"고 사랑꾼 남편의 면모를 보였다.

박 화백 부인 윤명숙(84)여사는 지난해 2월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에세이를 출간하며 주목받은 바 있다. 누군가의 아내와 어머니를 넘어 '여성 작가'로 위풍당당함을 보였다.

윤 여사는 1958년 홍익대학교 미술학부에 입학했지만 1학년을 마치고 중퇴했다. 20세에 박서보와 결혼때문이었다. 미술협회전, 홍익여류화가전 등에 그림을 출품하기도 했지만 붓을 놓았다. 하지만 문학소녀의 감성은 놓지 않았다. 2006년 '문학미디어'에 단편 '오렌지의 기억'을 발표한 후 꾸준히 글쓰기를 해왔다.

지난해 출간한 에세이에서 "나는 요즘,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쉽게 그릴 수 있는 소묘에 재미 붙였다. 주위에 널려 있는 잡동사니 중에서 만만한 놈을 골라 그린다"며 그림 그리기를 다시 시작한다고 알렸었다.

[서울=뉴시스]윤명숙 개인전 '아내, 엄마 그리고 자신'전시가 '박서보 기지'에서 3월31일까지 열린다.

[서울=뉴시스]'아내, 엄마 그리고 자신' 윤명숙 개인전이 기지재단 로비공간에서 31일까지 열린다.

팔순이 넘어서 다시 붓을 잡았지만 미대생이었던 감각은 녹슬지 않았다. 항아리, 페인트통, 안경, 약병 등 일상의 물건들을 담아낸 그림들은 진한 정성이 전해진다. 얌전하고 단정한 멋을 내는 그림은 화가 윤명숙의 모습과 꼭 닮았다. 서울 연희동 기지재단 로비 공간에 선보인 '윤명숙 개인전'은 오는 31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예약 없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한편 기지재단은 2019년 설립된 박서보 부부와 아들 내외가 거주하는 주택이자 박화백의 작업실이 있는 작은 갤러리다. 다양한 전시와 행사가 열려, '살아있는 한국미술 거장'과 함께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연희동을 빛내고 있다. 특히 기지재단(이사장 박승호)은 지난달 광주비엔날레와 후원 협약을 체결하고 참여 작가에 매회 1인(팀)에 10만 달러를 수여한다고 밝혀 주목 받았다. 광주비엔날레는 '박서보 예술상’을 2042년까지 매 대회마다 운영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박서보 화백 부인 윤명숙 개인전이 기지재단에서 3월31일까지 열린다.

[서울=뉴시스]서울 연희동 박서보 기지재단 건물 전경.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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