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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uble추사 위작 “서울옥션에서 거래됐다(?)”(下)

2007.11.07

[머니투데이]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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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김정희의 위작이 미술품 경매를 통해 거래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추사 김정희 연구가이며 개인 컬렉션인 ‘모암문고’를 소장하고 있는 이영재(77)씨는 “추사 김정희 선생의 위작이 서울옥션과 한국미술품경매 등을 통해 여러 점 거래됐다”고 7일 밝혔다.

이영재씨에 따르면 추사 김정희의 위작 4점이 지난 2003년 이후 서울옥션에서 거래됐다. 한국미술품경매를 통해 거래된 위작은 1점이다.

이용수 시카고박물관 동양미술부 연구원도 “서울옥션에서 유찰을 포함해서 지금껏 추사 김정희 작품 108건의 경매가 있었다”며 “최근 4점의 위작을 발견했다면 전부 조사할 경우 위작이 얼마나 나올지 의문이 든다”고 강조했다.

◇추사 위작 경매, 어떻게 알았나=이영재씨는 최근 ‘고미술전’이라는 잡지를 통해서 추사 위작이 경매로 팔린 것을 알게 됐다. 고미술전은 미술품 경매업체가 거래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엠플 비교특가 '홍콩 vs 북경' 이벤트

지난 2003년 4·5월호 고미술전에 600만원에 낙찰된 추사 편지(53.5×31㎝)가 실렸다. 이씨는 이 작품이 위작이라는 걸 직감했다.

이씨는 고미술전이라는 잡지를 통해 위작 5점이 거래됐다고 추정했다. 잡지에 실리지 않은 작품 가운데 위작이 더 있을 수도 있다고 추론했다.

그는 잡지에 실린 추사 김정희 작품에 하나씩 붉은색으로 표시하면서 진위여부를 가렸다.

◇“서울옥션서 추사 위작 거래됐다”=올 7월12일 제107회 서울옥션 경매에서 9100만원에 추사 행서대련 작품이 낙찰됐다.

↑보디가드의 사은품인 비치텐트

이영재씨는 이 작품의 획이 너무 약하고 행획도 잘못돼 있어서 추사의 진품에서 보이는 획들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추사의 진품으로 간송미술관에 소장돼 있는 ‘춘풍대아’ 대련과 비교하면 그 차이를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운필이나 행획의 차이가 확연하다”고 말했다.

또 같은 기간 2550만원에 낙찰된 추사행서서간도 위서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약한 획을 강하게 보이려고 하다 보니 행획에 무리가 오고 작자와 배자도 잘못됐다”며 “특히 전체적인 조화미도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4년 6월 제28회 한국미술품경매에서 6600만원에 낙찰된 추사 예서액 작품도 위작이라고 설명했다. 추사는 붓을 꼿꼿이 세워 운필을 하는데 이 위작은 처음 붓을 댄 위치가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이씨는 “이 예서작품은 추사 해서로 씌어져 있는 ‘묵소거사찬’(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을 보고 모작한 작품으로 추정된다”며 “두 작품의 획을 비교하면 그 차이를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대문상권 패션몰 '누죤' 전경

◇서울옥션, “위작 거래 힘들다”=위작이 거래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서울옥션 측의 설명이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고미술품 감정이 100% 옳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교차점검을 하면서 권위있는 감정위원들로 구성했기 때문에 위작이 거래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미술 분야는 본인 나름대로 전문가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현대미술보다 의견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다”며 “권위가 서로 비슷한 분들간의 의견을 비교하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당시 감정위원들을 공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감정위원을 공개하는 것보다 공개하지 않는 게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그래서 감정위원을 따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위작 주장 끊이지 않는 이유는?=고미술 작품을 감정할 때 특별한 기준이 없다. 결국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라 진위가 가려진다. 특히 서체 감정에 참여한 전문가들이 누구인지 전혀 알 수 없어서 의혹 제기가 끊이질 않는다.

디자인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미술보다 고미술 감정이 더 어렵다”며 “그래서인지 고미술은 예술성보다 작품의 명성에 따라 가치가 정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과학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에 추사 김정희의 서체 표본을 만들어서 기준치를 세우는 작업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며 “추사 김정희 작품을 검증할 수 있는 수단이 나와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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